상트페테르부르크 아메리칸 스쿨 문 닫아, 우리 자녀 41명은 어디로?
상트페테르부르크 아메리칸 스쿨 문 닫아, 우리 자녀 41명은 어디로?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8.09.30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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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스파이 독살 기도 사건후 러-서방간 외교관 추방전 과정에 상트 주재 미 총영사관 폐쇄
미 총영사관 소속 아메리칸 스쿨도 27일로 끝, 브룩스 교육그룹과 이전 협상 한다지만, 쉽지 않으니...

러시아 당국이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현지 미국계 학교 '앵글로-아메리칸 스쿨'(Anglo-American School 통칭 아메리칸 스쿨)이 문을 닫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한국 총영사관 직원및 기업 주재원 자녀 41명을 포함해 총 140여 명의 학업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소련 시절인 지난 1975년 문을 연 이 학교는 초·중·고 과정을 개설하고 있으며, 이달 초에 새 학기가 시작됐다. 

 

현지 언론과 소식통들에 따르면 상트페테르부르크 시 정부는 27일 '아메리칸 스쿨'과 학교 용지 임대 계약을 공식 종료했다. 아메리칸 스쿨도 이날 홈페이지에 공지를 올려 학교가 불가피하게 문을 닫게 된 사정과 그간의 대처 방안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아래 사진) 

 

상트페테르부르크 시 정부는 "아메리칸 스쿨이 상트페테르부르크 주재 미국 총영사관 부속 기관이기 때문에 총영사관이 폐쇄되면서 학교 운영 근거가 없어졌다"고 계약 연장 거부 이유를 설명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주재 미국 총영사관은 지난 3월 러시아 출신 이중 스파이 암살 시도 사건과 관련, 미국과 영국 등 서방측과의 외교관 추방전 진행 과정에서 폐쇄됐다. 모스크바에 있는 아메리칸 스쿨은 수업을 계속하고 있다.

현지에 있는 한 기업 주재원은 "이미 문을 닫은 미국과 영국 총영사관 직원 자녀들은 여기에 한명도 남아 있지 않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프랑스와 독일 등 다른 국가 외교관및 기업 주재원 자녀, 우리 아이들은 학교가 문을 닫아 집에서 쉬고 있다"고 전했다. 

앵글로-아메리칸 상트페테르부르크 스쿨/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앵글로-아메리칸 상트페테르부르크 스쿨/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문제는 아메리칸 스쿨이 쉽게 문을 다시 열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다. 학교측은 홈페이지 공지에서 "지난 6월 학교를 독립적으로 운영할 새로운 주체를 찾아보기로 했다"며 "글로벌 교육기관인 브룩스 교육그룹과 접촉했다"고 전했으나 브룩스와의 이전 협상도 쉽지만은 않다. 학교측도 내년 6월 브룩스로의 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학생들은 적어도 1년은 쉬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당장의 대안이 필요한 상황인데, 불행하게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우리 외교관 자녀들과 현대자동차 등 우리 기업 주재원 자녀들에겐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거의 대부분이 러시아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해 현지 학교로 전학하기도 힘들고, 모스크바와 달리 다른 외국계 학교도 없기 때문이다. 

총영사관 측은 학생들이 이미 낸 새 학기의 학비 반환 등 후속 대처 방안을 학교측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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