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지야에 첫 여성 대통령 탄생- 러시아와 관계정상화 가속
그루지야에 첫 여성 대통령 탄생- 러시아와 관계정상화 가속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8.11.29 22: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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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살로메 주라비슈빌리 후보 59% 득표, 사카슈빌리 전 대통령 세력 따돌려
내각제 개헌으로 대통령 권한 약화, 러시아는 '새 대통령과 관계 회복' 기대, 주목

'카프카스 3국'의 소국인 그루지야(조지아)에 첫 여성대통령이 탄생했다. 내년 총선이후를 전제로 한 내각제 개헌이 이미 이뤄진 상태여서 그녀는 마지막 직선제 대통령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살로메 주라비슈빌리 대통령 당선자(66). 

살로메 주라비슈빌리 대통령 당선자/ 사진출처 SNS

프랑스 외교관으로 근무하다 그루지야 외무장관으로 발탁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하지만 1년 반만에 자신을 발탁한 사카슈빌리 전 대통령과의 노선 차이로 물러났다. 이번 대선에 무소속 후보로 나섰지만 사실상 여권 후보로 간주돼 자신을 내친 사카슈빌리 전대통령 중심의 야권 연대를 물리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1차 투표에서 38% 득표에 그친 그녀가 결선에서는 무려 59%의 득표율을 기록한 것은 양극화한 여야세력이 아닌 중도세력을 대거 흡수한 결과로 보인다.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그루지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8일 치러진 대선 결선투표에서 무소속 주라비슈빌리 후보가 차기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29일 발표했다. 그녀에 맞선 야당 '유럽조지아당'의 그리골 바샤드제 후보(60)는 40.44% 득표에 그쳤다. 투표율은 56.23%로 나타났다.

바샤드제 후보는 친서방 노선을 걸으면서 당선될 경우, 장미혁명으로 집권한 뒤 쫒겨난 샤카슈빌리 전 대통령을 사면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주라비슈빌리 대통령 당선인은 당선이 확정된 뒤 "조지아(그루지야)가 오늘 중대한 선택을 했다"며 "우리는 모두, 과거를 단호히 거부했다"고 말했다. 과거는 샤카슈빌리 전 대통령의 재임시 노선을 뜻한다. 

반 러시아 노선에 앞장선 사캬슈빌리 대통령은 서방측의 지원을 기대하면서 러시아와 전쟁을 벌이다 패퇴, 정치 생명까지 내놓아야 했다. 이후 러시아와 그루지야의 외교관계는 정상화의 길로 나아갔으나 여전히 미흡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녀의 당선을 러시아측이 반기는 이유다.

러시아 일부 언론은 그녀의 당선으로 모스크바와 트빌리시(그루지야 수도)가 외교적 정상화를 강화할 기회를 맞았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주라비슈빌리 당선인은 지금까지 서방과 러시아 사이에서 균형을 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내각제 개헌으로 대통령의 권한이 이미 상당히 약화됐다.

지난달 28일 치러진 1차 투표에서는 주라비슈빌리와 바샤드제가 각각 38.7%와 37.7%를 득표해 박빙 승부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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