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비극을 테마로 제작한 영화 '쿠르스크'와 '더 서치'
러시아의 비극을 테마로 제작한 영화 '쿠르스크'와 '더 서치'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9.01.11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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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 쿠르스크함 침몰 사건과 러-체첸간 전쟁을 배경으로

올해 초 극장가에는 러시아에서 발생한 주요 사건들을 다룬 영화들이 잇따라 개봉한다.  

우선 역사상 '최악의 인재'로 불리는 러시아 잠수함 쿠르스크함 침몰 사건. 러시아 당국의 의도적 늦장 대응으로 승무원들이 모두 사망했다. 

사건은 2000년 8월 12일, 노르웨이 바렌츠해에서 군사훈련 중이던 쿠르스크함이 구형 어뢰의 폭발로 침몰하면서 시작된다. 해저 108m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여전히 23명의 생존자가 잠수함에서 구조 SOS를 치며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러시아 당국은 의도적으로 잠수함 침몰 사건 확인을 늦추고, 승무원 모두가 살아있다는 식으로 오도하는가 하면, 군사 보안을 이유로 외국의 원조를 거절했다. 

영화 '쿠르스크'는 이러한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 심해로 가라앉은 핵잠수함 속에서 생존에 대한 믿음, 사랑하는 이와의 재회를 향한 염원, 생존자들의 실낱같은 구조 희망 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더 헌트’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토마스 빈터베르그 감독은 “'쿠르스크'의 가장 큰 주제는 시간”이라며 “사랑하는 이들에게 작별 인사를 해야만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용감했는지 다루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오는 16일 개봉.

또 하나의 러시아 비극 체첸전쟁. 1999년 탈러시아 이슬람 국가를 세우려던 체첸 반군을 러시아가 무력 진압에 나서면서 벌어졌다. 수천명이 사망하고 40만명이 넘는 난민이 발생했다.

영화 '더 서치'는 ‘아티스트’로 오스카 작품상, 감독상을 수상한 미셸 하자나비시우스 감독이 제2차 체첸 전쟁을 배경으로 제작한 전쟁 심리 드라마다. 

영화속 주인공 9살 소년 하지. 그의 부모님이 자신의 눈앞에서 반군 테러범으로 몰려 살해당하면서 입은 하지의 트라우마와 심적 변화를 '더 서치'는 포착해 낸다. 부모 없이 18개월간 동생을 데리고 도망 다녔지만, 끝내 동생을 버렸다는 죄책감과 슬픔 때문에 도움을 주려는 사람들에게도 입을 닫는 하지의 모습은 전쟁의 비극을 대변한다. 

반면 강제로 군대에 징집된 청년 콜리아는 군대 내 가혹 행위와 전쟁의 폭력성을 목도하고 충격을 받지만, 이내 그 문화를 받아들이고 적응해 간다. 또 고아들과 피난민에게 손을 내미는 국제적십자 난민 대피소 소장, 유럽연합(EU) 인권활동가 등의 모습도 카메라에 담겼다.

영화는 이처럼 전쟁 아래 다른 모습의 인물들을 입체적으로 담아 전쟁이 가진 비극의 색깔을 보여준다. 하지와 콜리아, 두 소년의 모습을 하나의 줄거리로 연결해 내는 감독의 연출 기법이 놀랍다. 

이 영화는 프레드 진네만 감독의 1948년작 영화 ‘수색’을 리메이크했다. 오는 1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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