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이 모스크바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러시아 시장에 매달리는 까닭?
대림산업이 모스크바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러시아 시장에 매달리는 까닭?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9.03.07 0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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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건설사 대림산업이 불모지나 다름없는 러시아 시장 개척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1월 말 모스크바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대형 발주처를 상대로 수주 영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4년 설립한 지사를 5년 만에 법인으로 승격시킨 것이지만, 갖는 의미는 적지 않다.

사진출처: 대림산업 홈페이지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대림건설의 해외 지사로는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영업활동을 할 수 없다”며 “대형 발주처가 몰려 있는 모스크바에 법인을 설립했다는 것은 향후 수주영업을 본격적으로 펼치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대림산업의 건설사업부 내 영업조직 중 해외국가명이 들어간 조직도 플랜트사업본부의 러시아영업팀 한곳 뿐이라고 한다. 그만큼 공을 들이고 있다는 뜻이다. 대림산업은 앞서 지난해 6월에도 러시아 옴스크에 지사를 설립한 바 있다. 

대림건설이 지난 50년간 러시아에서 수주한 공사가 4건에 불과하다. 스타트는 세계적인 에너지기업 가즈프롬이 발주한 아무르스크 가스 화학단지 기본설계용역 사업으로 끊었다. 이후 가즈프롬의 자회사 가즈프롬네프트가 발주한 옴스크 정유 공장 현대화 사업 DCC 패키지와 CM 사업을 잇달아 수주하며 영역을 넓혀갔다. 지난해 6월 옴스크에 지사를 설립한 것도 이들 공사 현장을 관리하기 위해서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설계업무를 맡은 만큼 나중에 시공사 선정 발주가 나올 때, 상대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림산업은 지난 2015년 Vysotsk LNG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OMZ-Daelim LLC 를 설립했다. 여전히 지분 48%를 보유 중이다. 이 법인은 자재조달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확인 매장량 기준으로 천연가스 세계 1위, 석유 7위의 자원 부국으로 대형 플랜트 공사 발주가 꾸준한 국가다. 특히 대형 에너지기업들이 노후화된 정유화학 공장의 현대화 프로젝트 발주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러시아가 미국 등 서방의 경제제재 대상 국가라는 게 우리의 접근를 근본적으로 제한하는 면이 없지 않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국제사회의 제재 대상에서 빠진 러시아의 대형 사업은 유럽과 일본 건설사들의 몫”이라며 “러시아는 우리 기업의 진출이 쉽지 않은 까다로운 국가”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그동안 국내 건설사들의 러시아 진출 성적표도 별 볼일 없었다. 러시아에 진출한 관계사(롯데 삼성 현대차 LG등)가 발주한 호텔, 백화점, 공장 건설 등 자체 사업을 수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대림산업 입장에서는 올해 수주목표 달성을 위해 러시아 등 해외 수주 확대가 절실하다. 대림산업의 신규 수주액은 2016년 10조 4380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7년과 2018년 2년 연속으로 10조원에 미달했다. 올해는 신규 수주 목표액을 10조 3000억원으로 설정해 3년 만에 10조원 탈환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핵심이 러시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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