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출신으로 뉴욕 사교계를 휘저은 '가짜 상속녀'에게 최고 징역 12년
러시아 출신으로 뉴욕 사교계를 휘저은 '가짜 상속녀'에게 최고 징역 12년
  • 이진희 기자
  • 승인 2019.05.11 05:5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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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에 독일로 이주한 뒤 2013년 뉴욕 사교계 혜성처럼 등장, 전형적인 사기 수법으로 주변 속여
변호사 "뉴욕 사교계 진출을 위해 한 행위, 돈을 다 돌려주려고 했다" 판사는 "사치에 눈먼 범죄"

부유한 상속녀 행세로 미국 뉴욕의 사교계에서 환심을 산뒤 이를 이용해 20만 달러(2억3천여만원) 이상의 돈을 가로챈 러시아 출신의 20대 여성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외신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 법원은 사기·절도 혐의로 기소된 애나 소로킨(28)에게 최소 징역 4년~12년과 19만 8000달러(2억3300만원)의 배상금, 2만 4000달러(2800만원)의 벌금을 선고했다.

애나 소로킨은 지난 몇년간
뉴욕 사교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가짜 상속녀'이자 최고의 인플루언서(Influencer·영향력 있는 개인). 러시아에서 태어나 10대에(2007년) 독일로 이주해 살다가 지난 2013년 뉴욕 사교계에 혜성처럼 나타났다. 이름은 ‘애나 델비’. 독특한 동유럽 억양의 영어를 구사하며 독일계의 백만장자 상속녀라고 주장한 애나 델비는 그러나 가짜였다. 백만장자라는 아버지는 트럭 운전사 출신으로, 현재 독일에서 냉난방 사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명품으로 치장하고, 맨해튼의 특급호텔을 머물면서 고급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는 것으로 주변 사람들을 속였다. 뉴욕의 패션계, 예술계 인사들이 '6천700만 달러(787억여원)에 달하는 재산을 가진 부자의 상속녀'라는 그녀의 말에 더 이상 토를 달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민낯은 지난 2017년 10월 사기 행각이 발각되면서 벗겨졌다. '백만장자 상속녀'는 거짓말이었고, 패션스쿨 중퇴자로 패션잡지에서 인턴을 한 것이 경력의 전부였던 것.

4년 여의 뉴욕생활 중 그녀가 흥청망청 쓴 돈은 모두 사기로 챙긴 것이었다. 서류를 위조해 금융권에서 20만 달러 이상을 대출받고, 지인들에게는 바로 이체가 안된다는 핑계로 돈을 빌렸다. 외상으로 개인 전용 비행기를 빌려 여행을 다녔고, 몇 달간 최고급 맨해튼 호텔에 묶기도 했다.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사기 행각이었다. 그녀는 체포된 뒤에도 정신을 못 차렸는지 법정에 나갈 옷을 골라주는 '스타일리스트'를 고용하기까지 했다.

그녀의 변호인은 법정에서 "사기를 친 것은 사실이지만, 순전히 뉴욕 사교계 진입을 위한 것이었다"며 "돈을 나중에 다 돌려주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소로킨도 "내가 저지른 잘못을 반성하고 사과한다"고 밝혔으나, 판사는 "피고는 뉴욕의 화려함에 눈이 멀었다"고 꾸짖으며 징역 4년~12년을 선고했다. 그녀는 최소 4년 형기를 채운 뒤 독일로 추방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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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시아 2019-05-12 04:23:55
애나 소로킨의 뉴욕 사교계 사기 사건은 조만간 드라마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사교계의 위선과 허술함, 그 속에 숨겨진 사치, 화려함을 세상에 폭로한 것이나 다름없는 한 그녀의 기행은 미국 드라마 주제로는 딱이다.
유명 범죄 시리즈물 '그레이 아나토미'를 제작한 숀다 라임즈 감독이 메가폰을 들고, 소로킨역에는 로맨스 코미디 영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제니퍼 로렌스가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또 그녀에게 속아 7만달러 가량을 허무하게 날렸다는 잡지 '배니티 페어'의 포토 에디터 윌리엄스는 소로킨을 만나고 헤어진 과정을 담은 책 '내 친구 애나 : 뉴요커 절반을 속인 가짜 상속녀에 대한 진짜 이야기'를 7월에 발간할 계획이다. 모두 소로킨의 허황한 인기를 배경으로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