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우주정거장에서는 맨눈으로 '지구상의 뭣'을 볼 수 있을까?
국제우주정거장에서는 맨눈으로 '지구상의 뭣'을 볼 수 있을까?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9.07.13 0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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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우주인 출신 러 정치인 "우크라이나 폭격 장면 직접 봤다" 주장
"중국 만리장성도 안보인다"는 반박에 야밤 불빛 이미지는 보인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지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육안으로 볼 수 있을까? 우주비행사 출신의 러시아 하원의원 엘레나 세로바가 최근 이같은 의문을 던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세로바 의원은 최근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의회협의회(PACE)에서 "ISS에 머무르고 있을 때, 돈바스 지역(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루간스크주)의 군 포격 장면을 직접 봤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쏜 포탄이 친러 민간인 거주 지역으로 날아와 폭발하는 모습을 직접 목격했다는 것이다.

그녀는 얼마전 우크라이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회원국 지위를 회복한 PACE 회의에 참석, 이같은 주장을 폈다. 그녀는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내전이 한창이던 2014년 9월부터 6개월간 ISS에 체류해 시기적으로는 흠을 잡을 수 없다.

그러나 세로바 의원의 발언은 당장 진위 공방으로 이어졌으며, 일부 언론은 소위 '팩트 체크'에 들어갔다. 지구로부터 408km이나 떨어진 상공을 돌고 있는 ISS에서는 망원경 등 장비의 도움 없이는 문제의 포격 장면을 절대 볼 수 없다는 반론이 제기됐다.

그 진실은 ISS에 머문, 그리고 특별한 의지를 갖고 지구를 챙겨본, 또 궤도나 각도, 날씨 등 제반 여건이 맞는 상태에서 지구를 바라본 우주비행사만이 알 수 있다. 그렇지 못한 제 3자들은 그녀가 직접 봤다고 하면 믿어야 할 판이다.

그녀는 다른 자리에서도 "돈바스 지역에서 날아온 포탄이 어떻게 폭발했는지 목격했다"고 주장하며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돈바스 지역에서 러시아계 민간인들을 대량 학살했다"고 말했다.

'팩트체크'에 나선 영국 BBC방송은 12일 러시아 우주비행사 출신의 정치인 유리 바투린과의 인터뷰를 통해 "ISS에서 맨눈으로 봤다는 것은 과장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투린은 "중국 우주인으로부터 우주에서 만리장성을 봤다는 말을 듣고 수차례 노력했으나 볼 수 없었다"며 "그늘이 지면 어떤 각도에서 볼 수 있다는 말도 있지만 안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지 언론은 폭발이나 야광 포탄 궤적 등 불빛 흐름은 밤에 우주에서 볼 수 있다며 '야경 관련' 사진을 싣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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