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테말라로 가기 전에 부시를 골탕먹인 푸틴
과테말라로 가기 전에 부시를 골탕먹인 푸틴
  • 운영자
  • buyrussia@buyrussia21.com
  • 승인 2007.07.03 09: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침 신문을 보면 푸틴 대통령이 부시대통령 부자와 나란히 보트를 타는 사진이 실려 있다. 이 행보를 두고 외신들은 "낚시와 랍스터 식사가 험난한 외교문제 논의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낚시를 하고 랍스터 식사까지는 화기애애했지만 결국 MD 로 표현되는 외교문제에는 협상이 험난했다는 뜻이다.

외국 국가원수로는 처음으로 푸틴을 부시가의 케네벙크포트 별장으로 초청한 부시 대통령 부자는 시종 극진한 환대를 베풀며 우의를 다지려는 모습을 보였다. 셔츠 차림으로 잔디밭에 나란히 서서 대서양을 배경으로 자연스럽게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협상에 들어가자 푸틴은 미국측과 첨예하게 대립해온 미사일 방어(MD) 체제 구축과 관련해 보다 많은 유럽국가들을 참여시키고 러시아 남부의 첨단 레이더 기지까지 활용하자고 기습 제안했다. 지난달 아제르바이잔 기지를 활용하자고 제안한 데 이어 MD체제 구축에 관심이 있는 유럽 각국을 폭넓게 참여시킴으로써 모스크바에서 브뤼셀에 이르는 지역의 목표물들을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방어해낼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자고 제안한 것. 그는 또 러시아 남부 아마비르 기지의 첨단 레이더 시설들도 미사일 방어체제 구축에 활용하고, 모스크바와 브뤼셀에 정보 공유센터를 운용할 경우 미국과 러시아관계는 "전적으로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결국 미국이 계획하고 있는 MD 관련 시설의 설치를 무력화하는 카드로 보인다. 푸틴의 주장에 따라 유럽각국이 참여하면 동유럽인 체코와 폴란드에 더 이상의 시설을 설치할 필요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아주 건설적이고 과감한 전략적 움직임"이라고 평가했지만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면 한발 뺐다. 그리고 기존의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푸틴이 다양한 제안들을 내놓으며, '체코와 폴란드 기지를 만들지 말라'고 압박했지만 부시 대통령은 이들 기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확인한 셈이다.

그러나 북한 문제에 관해서는 부시는 러시아가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북한 자금 송금문제에 협력해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한다.

어쨋든 두 정상의 이 같은 격의없는 `랍스터 정상회담'은 최근 15년간 최악으로 악화됐다는 평가를 받아온 양국관계 복원을 모색하려는 진지한 시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