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은 반미 노선을 어디까지 걸을 것인가?
푸틴은 반미 노선을 어디까지 걸을 것인가?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07.07.18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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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은 미국을 향해 계속 독설을 내밷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의 MD 정책을 겨냥해 신냉전을 마다 앉는 듯한 태도다. 지난 2월에는 미국을 놓고 국제법을 무시하는 ‘강대국'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푸틴이 어떻게 이렇게 변햇을까 궁금해한다. 독일에서 KGB 요원으로 활약하면서 서방진영의 합리성과 선진성을 엿본 그가 당분간 친 서방 정책을 취할 것으로 내다봤고, 실제로 그러했었다. 그는 2001년 9·11 테러 직후, 미국 백악관에 가장 먼저 전화를 걸어 ‘테러 전쟁’에 지지를 표한 외국 정상이었다.

그 이유를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분석했다. ‘친미 개혁 지도자’로 기대되던 그가 왜 ‘글로벌 전제군주’로 바뀌었는가?

역시 미국의 태도가 문제였다. 러시아 전문가들은 주원인을 미국에 대한 배신감을 든다. 그가 미국의 정책과 부시 대통령의 외교 노선을 지지했음에서도 불구하고 미국은 사사건건 러시아의 반대를 무시하고 독자적으로 행동했다는 것이다. 우선 친 러시아의 이라크를 침공해 후세인 정권을 몰아냈고, 그 뒤를 이어 러시아의 텃밭인 발틱과 중앙아시아·코카서스·우크라이나 지역을 잠식해 갔다.

특히 2003~2004년 그루지야와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난 ‘민주화 혁명’은 결정타였다. 친러 정권들이 하나 둘 무너지면서 푸틴 측근들은 ‘다음은 우리’라는 불안감에 사로잡혔다.

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동유럽으로 손을 뻗고 폴란드와 체코에 MD기지 설치안이 나오면서 공포감은 더욱 커졌다.

미국에 맞서기 위한 노력이 시작됐다. 푸틴은 5년간 군사비로 1890억 달러를 약속했다. 미국 MD에 맞서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도 개발 중이다. 계획대로라면 러시아 해군력은 20년 내에 소련 시절을 훨씬 능가하게 된다.

하지만 뉴스위크의 결론은 자명하다. 푸틴이 이런 조치를 통해 바라는 것은 신냉전이 아니다는 것.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인정, 존중을 바라고 있다고 뉴스위크는 진단했다. 푸틴의 대미 저항은 결국 서방과 전면 대결이 아니라 존중을 받기 위한 ‘노(No)’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뉴스위크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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