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이어 중동문제에 개입하는 푸틴의 고민은??
한반도에 이어 중동문제에 개입하는 푸틴의 고민은??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07.07.28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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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을 위한 중대 고비를 맞는다. 오는 30일 모스크바를 방문하는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푸틴 대통령에게 확실한 대 팔레스타인 노선을 요구하고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팔레스타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4자, 즉 유엔 EU 미국 러시아로 구성된 회담에 참여하고 있는데, 압바스 수반은 자신이 소속된 파타당의 최대 라이벌이자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인 하마스와 러시아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을 달갑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 실제로 러시아는 미국 등이 테러집단으로 규정하고 있는 하마스와 압바스 자치 정부 양자와 유대를 맺고 있는 4자 대표국 중 유일한 국가다.

러시아 고위 관리는 "러시아는 4자회담 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계속 그 역할을 할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이 팔레스타인에 대한 재정 지원 가능성도 있지만 아직 구체적이지는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압바스측은 하마스와 러시아와의 관계를 지적하며 자신이 팔레스타인의 유일한 지도자임을 인정받고 싶어한다. 그래서 푸틴에게 보다 확실한 입장 표시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전문가들은 "러시아에 하마스와 관계를 끊을 것을 요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해 푸틴이 대 중동 정책과 관련, 현재의 노선을 수정해야 할 입장에 처할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시리아에 망명해 있는 하마스의 최고 지도자 칼레드 메샬은 작년 1월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승리한 뒤 러시아를 두 차례 방문했고 러시아가 하마스와 연대를 계속 유지하고 싶어한다는 것은 지난 26일 메샬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전화통화에서 재차 확인됐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하마스와 대화의 문을 계속 열어 놓을 것이지만 압바스 정부가 이를 용납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파타-하마스 사이에 낀 러시아 입장에서는 중동 문제 돌파구를 뚫는데 막후 역할을 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러시아 중동 문제연구소 예브게니 사타노브스키 소장은 "러시아는 서방 세계와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있는 국가들과 연대를 통해 서방 국가들이 갖기 힘든 영향력을 행사할 몇 가지 '지렛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미래의 팔레스타인에 대해 어떤 꿈을 꿀 수 있는 시간이 아니다"며 "현재 가자지구 상황은 급진 이슬람 세력이 중동 전체의 지도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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