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총선 앞두고 푸틴을 '국부'로 이미지 메이킹?
러 총선 앞두고 푸틴을 '국부'로 이미지 메이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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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1.13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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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정 러시아의 개막을 알리는 로마노프 왕조는 1612년에 시작된다. 모스크바 공국과 몽골제국의 지배에 따른 칸 시대를 거쳐 1598년 류리크 왕조의 마지막 통치자 표드르가 마땅한 후계자 없이 죽으면서 혼란기를 맞는다. 귀족들은 제 잇속 챙기기에 바쁘고 나라는 피폐해진다. 설상가상으로 1610년엔 이웃 폴란드가 침공하고, 민중은 봉기한다. 바로 이때 로마노프가 새 지도자로 추대된다. 역사에는 1598~1613년 세월이 혼란기로 기록된다.

지난 1일 러시아 전역에선 블록버스터 영화 ‘1612’가 개봉됐다. 바로 1598~1613년의 혼란기가 그 배경이다. 영화를 영화로만 보기엔 작금의 러시아 상황이 그렇게 한가하지 않다. 12월 총선과 내년 3월의 대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한 지도자의 중요성을 다룬 이 영화에서 혼란기는 1990대 러시아 혼란기를, 외세는 지금의 서방을, 로마노프는 푸틴을 연상케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슷한 경험을 이전에도 겪었다. 니키타 미할코프 감독이 만든 ‘러브 오브 시베리아’(원제는 시베리아의 이발사)가 흥행을 탈 때 당시 정국과 비교하는 분석이 줄을 이었고, 그것이 더 관객을 끌어모으는 역할을 했었다.

그런 탓인지 10여일만에 350만명이 ‘1612’란 영화를 봤다고 한다. 대박이다. 이 영화를 만든 블라디미르 호티넨코 감독은 “관객들에게 로마노프, 푸틴과 같은 국가 지도자의 교훈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여당인 통합러시아당은 영화의 이미지처럼 푸틴을 러시아를 다시 세운 ‘국부’로 만들어가고 있다. 푸틴을 비례대표 1번으로 지명하고, 총선 공약으로 ‘플란 푸티나(푸틴의 계획)’를 제시했다. 위대하고 독자적인 러시아 문명 건설, 경쟁력 갖춘 경제 확립, 국방력 강화 등을 통한 위상 제고 등이 골자다. 통합러시아당은 “그동안 러시아의 많은 발전 계획이 실패했지만 이번에는 국가 지도자 푸틴이 있기에 성공한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특히 압둘하킴 술티고프 크렘린 행정실 관료 같은 이는 “푸틴이 프랑스의 샤를 드골처럼 국부로 대접받을 수 있을 만큼 통합러시아당의 당헌이나 정부 문서 등에 명문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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