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화물선 '승선검역'으로 한-러 해상물류 지연 사태 우려
러시아 화물선 '승선검역'으로 한-러 해상물류 지연 사태 우려
  • 이진희 기자
  • 승인 2020.06.26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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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리스탈호 선원등 17명 신종코로나 확진으로 '승선검역' 개시
승선검역 필요 검역 인력및 장비 태부족 - 대책없이 검역 기다릴 수도

부산항에 입항한 러시아 냉동화물선의 신종 코로나(COVID 19) 집단 감염으로 항만 검역 조사가 지금보다 훨씬 강화되면서 한-러시아간 해상물류의 지연 사태가 우려된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 감염 위기 선언을 철회할 때까지 전 세계 국가를 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하기로 결정했다"며 "7월 1일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검역관리지역이란 '질병관리본부장이 특별 관리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지역'으로, 정부는 지난 3월 중국, 홍콩, 마카오, 이탈리아, 이란을 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 관리했다. 이후 감염 확산 혹은 위험 국가들을 추가로 '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하지 않아 우리나라와 해상 운송 물량이 적지 않은 러시아는 관리 대상에서 빠졌다. 러시아 화물선들이 그동안 '승선검역'이 아니라 서류로만 검역 절차를 밟는 '전자 검역'을 받은 이유다.

부산항 입항 아이스크리스탈호/러시아 TV 캡처
부산항 입항 러시아 선박 승선원들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얀덱스 캡처

하지만 이번 사태로 부산 방역당국은 23일부터 부산항에 입항한 모든 러시아 선박을 대상으로 승선검역에 들어갔다. 

문제는 승선검역에 뒤따르는 검역 인력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0만명의 적이 몰려오는데 100명의 군사에게 다 지키라고 하는 격"이라며 "헌신과 희생으로 버티는 것은 한계가 있고 병원이든, 검역소든 방역 현장은 사람이 모자라서 헉헉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정된 인력으로 승선검역에 나서다 보면, 어쩔 수 없이 화물선들이 검역을 위해 대책없이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초래될 게 분명하다. 러시아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해상 물류의 처리가 그만큼 늦어질 수 밖에 없다. '전자 검역'의 경우, 입항 당일 검역 절차를 끝내고, 이튿날 하역작업이 이뤄진다고 한다. 

이번 사태를 초래한 러시아 화물선 ‘아이스스트림호’의 경우, 러시아 오제르노브스키항을 출발해 베링해를 거쳐 지난 15일 블라디보스토크항에 도착한 뒤 선장과 일부 선원을 교체하고 16일 부산을 향해 출발했다. 21일 부산항에 입항한 후 당일 전자검역 절차를 끝내고, 이튿날 오전 9시 검수사와 하역사 직원 등 46명이 '아이스스트림호' 선상에 올라 하역 작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부산 의료원에 입원한 러시아 선원
러시아 TV '로시아-1'과 인터뷰하는 아이스크리스탈호 세르게이 카르긴 선장/현지 TV 캡처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화물선 선사 '레프트란스플로트' 측은 "문제의 선박이 다른 지역에서 블라디보스토크로 돌아왔다가 곧바로 한국으로 갔다"면서 "어떻게 감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하선한 전 선장이 고열 증세를 보였고, 하선후 받은 신종 코로나 검진에서 양성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 사실을 선주 측이 국내 선박대리점을 통해 우리 측에 뒤늦게 알려주는 바람에 러시아 선원들은 물론, 국내 접촉자 모두 작업을 중단하고, 격리된 채 코로나 검진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검진 결과, '아이스스트림호' 승선 러시아 선원 16명이, 옆에 정박한 ‘아이스크리스털호’는 선원 1명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다행하게도 러시아 화물선 연관 국내 접촉자 163명은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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