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살 빼는 꿀'이라는 러시아산 메리로토, 현지서 전하는 진짜 효능은?
'다리 살 빼는 꿀'이라는 러시아산 메리로토, 현지서 전하는 진짜 효능은?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1.04.12 0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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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COVID 19) 사태로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 행 항공편이 끊기기 전, '가까운 유럽'이라는 블라디보스토크를 찾은 국내 관광객들의 귀국 보따리 속에는 현지에서 산 꿀 한병 정도는 들어 있었다. 좋은 자연환경에서 채취된 러시아 꿀은 품질이 뛰어난 것으로 유명하다. 

그중에서도 국내 여성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게 바로 '메리로토' (Melilot) 꿀이다. '전동싸리 꿀'로 번역되는 메리로토를 영어 원어 그 자체로 읽으면 '멜릴로트'다. '메리로토 꿀'이란 표현은 일본식 영어. 일본이 만든 용어로 보인다.

러시아산 메리로토 꿀/사진출처:upchel.ru

현지 러시아어로는 Мед донниковый. '묘드 돈니꼬브이' 라고 읽히지만, 통상 '돈니꼬브이'라고 한다.

이 꿀이 국내에서 인기를 끈 것은 언제부터인가 다리의 살 혹은 붓기를 빼주는 데 좋다고 알려지면서부터라고 한다.

인터넷에 떠도는 설명은 이렇다. 다리가 붓는 이유가 혈액순환 저하로 림프순환에 문제가 생기면서 몸속 수분이 하체로 몰리기 때문이라는 것. 꿀벌들이 메리로토 꿀을 만드는 원료인 초가을 식물 메리로토는 허브의 한 종류인데, 혈액순환에 도움을 줘 다리로 몰린 수분을 다시 빼준다는 게 이 꿀의 효능 설명이다. 나아가 아예 여성들의 하체비만이나 부종과 저림 등의 치료에도 좋다고 입소문이 난 듯하다. 

'메리로토' 풀/오픈 소스

일본에서는 메리로토의 효능을 이용한 하체 다이어트나 부종, 붓기 제거 보조제 등 다양한 영양제가 판매되고 있다고 하니, '메리로토 꿀'의 효과는 주로 일본에서 나오지 않았나 싶다. 용어도 그렇고. 

그렇다면, 러시아 현지에서는 메리로토, 아니 Мед донниковый. '돈니꼬브이 꿀'의 효능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또 주의할 사항은 없을까?

'러시아의 네이버'격인 포탈 얀덱스(yandex.ru)를 검색하면 메리로토 꿀의 효능에서 가격, 구매처, 가짜 판별법, 주의사항 등등 6천여개의 게시물이 뜬다. 

메리로토 꿀의 얀덱스 검색 결과/캡처

효능에 대해서는 우선 과민성 스트레스, 혹은 피로감를 완화시켜 불면증 예방에 도움이 되므로 폐경기 여성에게 유용하다고 전한다. 또 젖을 잘 돌게 만들어 수유 여성에게도 도움이 된다. 메리로토 풀을 낙농 농장에서 동물들의 사료에 쓰는 이유도 그같은 특성을 이용한 것이다. 

이 꿀은 특히 정맥류와 방광염 치료에 좋다고 한다. 메리로토가 이뇨제 성분을 갖고 있어 외출하기 전에는 꿀을 먹지 않는 게 좋다고 할 정도다. 정맥류로 다리가 붓는다면, 메리로토 꿀로 효과를 볼 수 있다. 몸의 붓기를 빼는 근본적인 치료 효과와 맞닿는 지점이다. 또 환절기 감기 예방과 면역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국내에서는 전문가들이 다리 살을 빼기 위해 메리로토 꿀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당분으로 인해 거꾸로 뱃살이 찔 수 있고, 당뇨 등의 합병증에 걸릴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현지 전문가들은 아예 비만환자나 임신 중인 여성, 당뇨병 환자, 혈관질환자 등에게는 섭취를 권하지 않았다.

또 '메리로토 꿀'에 포함된 '쿠마린'(Кумарин) 성분은 혈액 순환에 영향을 미치고, 혈액의 응고에 반응하고 혈관 침투성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전해졌다. 심장병이나 고혈압 환자의 경우, 의사와 먼저 상의한 뒤 복용을 권하는 이유다. 더욱이 과다 복용은 쿠마린 성분으로 인해 내부 출혈이 나타날 수 있으니 복용량에도 주의해야 한다.

구입한 메리로토 꿀이 진짜라면 상당히 농축되어 있기 때문에 적은 양 섭취를 권했다. 식사 30분 전에 작은 스푼으로 하나, 전체 섭취량은 성인의 경우 하루 최대 50g, 어린이의 경우 30g이다.

러시아에서 팔리는 다양한 제품의 '메리로토 꿀'/사진출처:ozon.ru ok.ru mrfilin.com

러시아에서도 가짜 '메리로토 꿀'이 많은 모양이다. 설탕과 전분 등 첨가제를 섞는다는 것. 그래서 가짜 꿀을 식별하는 방법도 여러가지 소개돼 있다. 

우선 과학적으로 소량의 메리로토 꿀에 요오드 한 방울을 떨어뜨리면 진짜 꿀은 변화가 없으나 가짜 꿀은 파란색으로 변한다. 보다 손쉬운 방법으로는 식초를 한 수푼 넣었을 경우, 가짜 꿀은 거품이 생긴다고 한다. 전분이 추가되었다는 뜻이다. 보드카로 희석하면 가짜는 바닥에 퇴적물이 생긴다. 설탕같은 불순물이 있다는 것이다.

물 한컵에 꿀을 넣었을 때 바로 바닥으로 가라앉으면 진짜 꿀이고, 녹으면서 서서히 가라앉으면 가짜다. 이는 모든 꿀의 특성이기도 하다.

메리로토 꿀의 보관에도 주의을 기울여야 한다. 장기간 보관하면 산소와의 접촉으로 인해 꿀의 효능이 빠르게 손실된다. 밀폐한 상태에서 보관하되, 가능하면 그해 채취된 꿀을 사는 게 좋다. 

결론적으로 '메리로토 꿀'을 먹으면 다리 살이 빠졌다는 게 사실일까? 러시아 현지의 효능으로는 정맥류, 이뇨제 등의 효과로 일시적으로 다리 붓기의 붓기를 뺄 수는 있으나, 하체나 다리 살 자체를 빼준다는 것은 아니다. 비만환자는 아예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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