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카스퍼스키랩은 이제 세계 빅4 백신업체로 자라났다. 그 업체가 8~9년전에 카스퍼스키랩과 제휴를 맺었다면 대박을 터뜨렸을 것이다.
카스퍼스키랩은 러시아 컴터 기술자인 유진 카스퍼스키는 안철수연구소와 비슷한 시기에 자신의 이름을 걸고 세운 회사다. 그로부터 20년이 흘렀지만 카스퍼스키랩은 5,5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중이다.
유진 카스퍼스키가 러시아의 열악한 PC 환경 속에서도 세계적인 보안 회사를 키울 수 있었던 것은 ‘개발’에 대한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진 카스퍼스키는 기업의 대성공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개발자의 위치에 머무르며 새로운 악성코드, 스파이웨어가 무엇인지를 탐독하는 데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그래서 이 회사는 전문가를 찾아 고용하기보다는 전문가를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러시아에는 악성코드를 분석하는 전문 교육기관이 없다. 카스퍼스키가 회사내 자체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했는데, 이게 거꾸로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자산이 됐다.
그런데 유진 카스퍼스키와 비슷한 시기에 회사를 설립한 국내 1세대 벤처 CEO들은 대부분 개발자가 아닌 경영인으로 물러섰거나, 혹은 다른 직종에 종사하고 있다. 러시아가 나름대로 세계적인 기술강국이 된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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