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이슈진단-23일) 우크라 에너지 시설을 집요하게 폭격하는 러시아의 노림수는?
우크라 이슈진단-23일) 우크라 에너지 시설을 집요하게 폭격하는 러시아의 노림수는?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2.11.24 0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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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매체 분석 4가지 이유- 겁박용, 후방교란, 경제적 타격, 보복 차원
존슨 전 영국 총리 "독일, 전쟁 전 우크라가 항복하는 게 더 낫다?"고 폭로

키예프(키이우) 등 우크라이나 전역을 겨냥한 러시아의 공습이 23일 또 단행됐다. 최대 규모의 폭격은 아니었지만, 그 결과는 더욱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키예프 일부 지역에서는 전기와 물 공급이 중단돼 시민들이 마실 물과 난방용 기름을 구하기 위해 마트와 주유소 앞에 길게 줄을 섰다. 유럽 ​​의회는 러시아를 '테러 지원국'을 지정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우크라이나 에너지부:모든 원전, 수력및 화력발전소 대부분이 23일 일시적으로 가동 중단/젠(dzen.ru) 노보스티 캡처

러-우크라 언론에서 '오늘의 이슈'를 찾아내 정리하는 '우크라 이슈 진단-23일'자다/편집자

◇ 러시아 공습의 진짜 노림수는?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러시아어판)은 23일 "러시아 미사일 공격이 우크라이나를 강타했다"며 "발표된 미사일 발사수(미사일 70기와 드론 5대,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사일 67기)로는 가장 강력하지는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가장 치명적인 것으로 판명됐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오늘 공격으로 모든 원자력 발전소와 대부분의 화력 및 수력 발전소가 일시적으로 가동을 중단했고, 송전 시설도 타격을 받았다"며 "국민 대부분에게 전기 공급이 끊어졌다"고 전했다. 키예프와 하르코프(하르키우)에서는 지하철이 일시적으로 멈춰섰고, 열차운행도 디젤 모드로 변환됐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키예프에서는 마실 물을 구하려는 사람들이 마트에 길게 줄을 섰고, 은행 ATM기에는 현금이 바닥났다. 또 주유와 난방용 기름을 사려는 차량들이 주유소로 몰렸다. 

저녁에도 주유소(위)와 식수대 앞에 길게 줄을 선 키예프 시민들

이날 공격이 과거보다 더욱 치명적인 이유는 간단하다. 그간의 미사일 공격으로 피해가 누적됐고, 파괴된 시설이나 장비를 수리, 혹은 교체할 부품이 없어 복구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스트라나.ua는 분석했다.  

또 러시아가 에너지 기반시설을 집요하게 공격하는 노림수도 4가지 버전으로 설명했다. 

우선 우크라이나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겁박용'이다. 그러나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봤다. 러시아 측은 일부 우크라이나인들이 참다 못해 '평화 협상' 요구에 나설 것으로 기대할 지 모르지만, 현재로서는 그같은 시위의 주도자및 참가자는 '반역자'로 찍힌다는 것이다. 공습은 러시아에 대한 복수심, 적대감만 불러일으킨다고 이 매제는 분석했다.

후방 교란 작전이 또다른 이유로 제시됐다. 배후 인프라를 공격해 최전선으로 전달되는 군사장비와 물품 공급을 교란시킨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전기가 없으면 후방에서 군사 장비를 수리하거나 군 식료품이나 필수 물품의 생산이 불가능해진다는 분석이다. 앞으로는 철도 물류 인프라가 심각한 문제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지속할 수 없도록 경제적 타격(자본 바닥)을 심화하겠다는 의도도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동절기를 맞아 인도주의적 문제 해결에 많은 돈을 쓰게 되면, 그만큼 전비(戰費)는 줄게 든다. 미국 등 동맹국들도 우크라이나의 전쟁 비용을 대는 데 한계를 느끼고 우크라이나를 협상테이블로 떠밀기 시작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비탈리 클리츠코 키예프 시장은 독일 빌트지와의 인터뷰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겨울에 직면할 수 있으며, 일부 시민을 대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탈리 클리츠코 키예프 시장/사진출처:SNS(인스타그램)

러시아군이 보복 차원에서 공습을 단행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날 미사일 공격은 전날(22일) 밤 크림반도에 대한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지난 10월 31일의 공습도 전날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을 겨냥한 우크라이나의 '해상 드론'(무인 보트) 공격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이뤄졌다"며 "인프라 시설에 대한 첫 공습도 우크라이나측의 크림대교 '사보타주'(파괴공작) 이후 단행됐다"고 주장했다.

물론, 러시아군의 인프라 공격이 특수 군사작전의 전략 수정에 따른 것이어서, 그때 그때 특별한 이유가 있을 수 없다는 점도 이 매체는 인정했다.

- G7이 주도하는 러시아산 석유 가격 상한제 도입이 유럽연합(EU)과 협상에서 교착상태에 빠졌다고 미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그동안 EU는 23일 이후 가격 상한제를 도입하고, 상한 가격은 배럴당 60~70달러로 결정될 것이라는 보도가 지속적으로 나왔다. 

- 러시아 내무부는 지난 9월 30일 합병한 우크라이나 4개 지역의 자동차 번호판 지역번호로 80(도네츠크), 81(루간스크), 84(헤르손), 85(자포로제)번을 할당했다. 

- 유럽 ​​의회는 러시아를 테러 지원국으로 지정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 결의안은 EU 집행위 등에 권고 사항으로 송부되며, 구속력은 없다. 

유럽의회의 결의안 표결 결과

-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는 미 CNN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특수 군사작전 개시 전 프랑스와 독일이 보인 태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어느 시점에서 독일 측의 입장은 이런 일(전쟁)이 벌어지면, (유럽에) 재앙이 되고, 모든 것이 곧 끝날텐데, 우크라이나가 항복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독일 대표들은 경제적 이유로 자신들의 입장을 설명했다. 프랑스 당국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무력 충돌 가능성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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