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농 러시아'의 '외부 관리' 도입 이후, 서방 기업들 자구책 마련에 급해졌다?
'다농 러시아'의 '외부 관리' 도입 이후, 서방 기업들 자구책 마련에 급해졌다?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3.07.28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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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 진출한 서방 기업들이 러시아 정부의 '외부 관리'(внешнее управление, 우리의 '법정관리'와 유사) 정책 도입에 맞춰 서둘러 자구책을 마련하는 모양새다. 

맥주 브랜드 '칼스버그'와 함께 최근 푸틴 대통령의 행정명령(대에 의해 '외부 관리'로 편입된 프랑스 유제품 기업 '다농'은 26일 러시아 법인의 자산을 약 2억 유로 상각(償却, 손실 처리)하기로 했다. 이튿날(27일)에는 독일의 자동차 그룹 '폭스바겐'가 상반기 결산 보고서를 내고, 러시아 법인과 4개 자회사를 지난 5월 18일자로 러시아 '아트 파이낸스'(Art-Finance, Арт-Финанс»에 1억 2,500만 유로에 매각했다고 확정 발표했다.

라이프.ru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다농은 러시아 법인에 대한 경영권을 상실한 후, "회계처리 기준에 따라 러시아의 유제품 및 음료(EDF) 사업 부문을 분리하고, 상반기에 약 2억 유로를 상각 처리하기로 했다"면서 "그러나 다농이 러시아 자산의 완전한 소유자"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러시아에서는 '악티비아 요구르트'의 이름을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의 다농 유제품/사진출처:vk 다농 채널 

이 회사는 지난 16일 '외부 관리' 도입에 대한 러시아 대통령령이 발표되자, 로이터 통신 측에 "상황을 파악중"이라고 밝혔으나, 서둘러 자산을 상각하는 후속조치를 취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월 최대 10억 유로의 손실을 감안하고, 러시아 사업의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구매자를 찾았다는 발표는 나오지 않았다. 

코메르산트 등 현지 매체들은 27일 "폭스바겐이 2023년 상반기 재무제표 발표를 통해 러시아 법인과 자회사 매각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아빌론 홀딩스' 소속의 '아트 파이낸스'가 폭스바겐 러시아 법인(법인명은 폭스바겐 루스)과 애프터서비스 공장, 리스, 파이낸스, 보험 자회사 등도 인수했다"고 보도했다. 폭스바겐 러시아 법인들은 지난 6월 21일 'AGR Automotive Group'으로 회사명을 변경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폭스바겐 차량 생산(위)와 베스트셀링 카 티구안/사진출처:현지 매체 영상 캡처, 위키피디아

폭스바겐은 지난 2007년 11월부터 모스크바 외곽 칼루가주(州)에서 현지 생산 공장을 가동하고, 2011년에는 현지 자동차 회사 가즈(GAZ)의 니즈니 노보고로드 공장에서 폭스바겐과 스코다 모델의 조립 생산을 시작했다. 그러나 폭스바겐은 지난해 3월 두 곳에서 모두 자동차 생산을 중단했다. GAZ는 폭스바겐을 대상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고, 니즈니 노보고르드 법원은 155억 루블을 배상하도록 판결하고, 폭스바겐 러시아 자산 압류을 결정했다. 이후 자산 매각을 위해 압류가 풀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세계적인 석유·가스 시추및 관리 서비스 업체인 '에리엘'(Eriell)은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현지 법인의 매각을 승인받았다. 
코메르산트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7일 '에리엘'의 러시아 법인을 러시아의 '메탈세베르스트로이'(МеталлСеверСтрой)에게 매각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행정명령(대통령령)에 서명했다. 지난 2021년 법인 등록된 '메탈세베르스트로이'사는 키프로스의 '에리엘 홀딩스'(Eriell Holding Company Ltd)로부터 '에리엘 매니지먼트'(Эриэлл Менеджмент)사와 에리엘 오일·가스 서비스 회사 등 2개 조직을 인수하기로 하고, 승인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브스에 따르면 '메탈세베르스트로이'사는 지난해 2억 6400만 루블의 손실을 기록했다.

러시아의 에리엘 법인/홈페이지 캡처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 16일 다농의 러시아 자회사 ‘다농 루스’와 칼스버그가 소유한 현지 양조업체 ‘발티카 브루어리스’의 비거주자(외국인) 지분을 러시아의 국유재산관리청(로시무셰스트보)에 이전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같은 조치는 지난 4월 독일 가스판매업체 '유니퍼'의 러시아 자회사 ‘유니프로’와 유니퍼의 모기업인 핀란드 ‘포르툼’의 지분 이전에 이은 것이다.

러시아 산업통상부는 러시아 시장 철수를 선언한 뒤에도 1년 6개월 가량 어정쩡한 상태에 머무르고 있는 비우호국 기업들에 대한 '외부 관리' 도입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선언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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