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룸'보다 2배나 더 오래 여성을 감금한 러시아 남성, 어처구니없게 잡힌 사연...
영화 '룸'보다 2배나 더 오래 여성을 감금한 러시아 남성, 어처구니없게 잡힌 사연...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3.08.01 0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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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룸'(2016년 개봉)은 낯선 남자에게 납치당한 여주인공 '조이'(브리 라슨 분)가 감금당한 작은 방에서 낳은 아들(잭)과 우여곡절 끝에 세상으로 나오는데 성공하는 이야기다. 브리 라슨은 이 영화로 제88회 아카데미, 제73회 골든글로브 등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영화 '룸' 포스터

영화 '룸'을 연상케하는 여성 납치및 감금 사건이 러시아 중부 첼랴빈스크에서 실제로 일어났다.
 rbc 등 현지 매체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에 따르면 중대범죄를 수사하는 러시아 연방 수사위원회는 기차역에서 만난 19세 예카테리나를 무려 14년이나 납치, 감금한 남성(블라디미르)를 체포했다고 31일 발표했다. 첼랴빈스크 스몰리노 마을에 사는 블라디미르(51)는 지난 2009년 기차역에서 예카테리나(33)를 만나 "같이 술을 마시자"며 꼬드겨 집으로 데려온 뒤 감금했다.

그는 예카테리나를 작은 방에 가두고 잠궜다. 또 창문에는 막대기를 덧대 탈출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그는 예카테리나에게 자주 폭력을 행사하고, 말을 안들으면 죽이겠다고 위협했다.

14년간 감금 사건이 벌어졌던 집 안으로 들어가는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 수사관/사진출처:연방수사위원회

무려 14년간 지옥과 같은 작은 방에서 견뎌온 그녀가 방을 빠져나와 언니를 통해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영화 '룸'보다 2배나 더 오랫동안 '작은 방'에 갇혀 지내던 예카테리나의 탈출은 영화처럼 극적이지도, 목숨을 걸 필요도 없었다. 영화 '룸'에서는 조이가 아들과 짜고 "죽었다"고 거짓말을 한 뒤 아들을 멍석에 말아 범인의 픽업 트럭 짐칸에 싣는다. 아들은 중간에 차에서 뛰어내려 주변 사람들에게 구원을 요청하면서 극적인 탈출에 성공한다.

그러나 첼랴빈스크 탈출극은 정신병자(?)나 다름없는 납치범이 30일 밤 술을 마시고 행패를 부리자, 함께 사는 어머니가 구급차를 불렀다. 응급결에 정신병원으로 실려간 그가 예카테리나의 방문을 잠그는 것을 깜빡했는데, 이미 늦었다. 그녀는 집 안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뒤 방에서 빠져나왔다.

첼랴빈스크의 역/사진출처:위키피디아

경찰 당국은 범인의 어머니가 지난 14년 동안 예카테리나의 감금을 알면서도 풀어주거나 탈출을 돕지 않고, 경찰에 신고조차 하지 않은 이유를 조사중이라고 한다. 러시아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폭력에 의한 납치는 최대 12년 형이다. 

예카데리나는 범인이 2010~2011년 한 여성을 살해했다고 폭로했고, 집 지하실에서 유골이 발견됐다. 범인에게는 살인 혐의가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에서 살인은 최대 15년 형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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