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분석) 점입가경 러-우크라 드론 전쟁 - 드론 방어 시스템은 어디까지 왔나?
(집중 분석) 점입가경 러-우크라 드론 전쟁 - 드론 방어 시스템은 어디까지 왔나?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3.09.13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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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크라이나가 이르면 올 가을부터 공중 해상 수상 등 모든 드론 생산에서 '붐'을 일으키겠다" - 올렉시 레즈니코프 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국방장관 교체 전인 3일 인터뷰).

#2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우크라 양국이 드론을 투입해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대(對, 안티)드론 분야에서는 모두 실패하고 있다" - 김용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의 포럼 발표

1년 6개월을 넘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무인 공격 장비의 총칭/편집자) 전투'가 더욱 격렬해지는 양상이다. 우크라이나 군정보국(GUR)는 지난 4일 자국 드론이 러시아 서부 원전 도시인 쿠르차토프를 공격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하루 전(3일)에는 러시아 순찰정이 자국 드론에 의해 파괴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우크라이나는 육상에서, 또 해상에서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에 끊임없이 타격을 안겨주고 있다는 메시지다. 

레즈니코프 전 국방장관의 장담 대로라면,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은 앞으로 더욱 러시아를 곤경으로 빠뜨릴 수 있다. 

◇ 드론은 '게임 체인저'? 

드론의 존재 가치는 지난 2020년 9월 숙적 관계인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전쟁에서 본격적으로 부각됐다. 아르메니아 영토분쟁 지역인 '나고르노 카라바흐'의 평원을 따라 기갑 부대를 앞세워 밀고 들어갈 때, 아제르바이잔은 터키산 '바이락타르 TB2' 드론을 띄워 탱크와 장갑차, 후방의 포대 등을 잇따라 파괴했다. 그 결과, 아르메니아는 두어달 만에 사실상 항복했고, 드론은 전장에서 새로운 '게임 체인저'가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로부터 3년여가 지난 지금, 드론은 적의 동향을 정찰·탐지하고, 상대의 주요 군사 장비와 시설, 민간 인프라(크림대교) 등 전략적 목표물을 파괴하며, (전투기처럼) 상대 드론을 공격하는 등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게임 체인저'로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조잡한 상업용 드론마저 간단히 개조한 뒤, 폭탄을 매달아 적진으로 날려보내는 게 일상이 됐다. '1회용 가미카제(자살) 드론'으로, 그 가성비도 엄청나게 높다. 

우크라이나군 드론/사진출처:우크라군 합참 페북

전장에서 드론의 역할이 주목을 받는 만큼, 방어 기술인 '안티 드론', 혹은 '대(對)드론' 시스템도 발전을 거듭할 수 밖에 없다. 러-우크라 양쪽에서 날아오는 각종 언론 보도를 볼 때, "신속하게 신기술로 대(안티)드론 분야를 보완하는 쪽이 우세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는 KAIST 김 교수의 지적에 공감하게 된다.

김 교수는 지난 8월 31일 열린 대드론 산업 정례 포럼에서 “드론에 가장 적절한 대응 수단은, 바로 드론이 되어야 한다”며 "적 드론 발견 시, 보다 높은 위치로 드론을 올려보내 재밍(Jamming)과 스푸핑(spoofing) 등 다양한 기술로 적 드론을 무력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드론 전쟁'의 실제는?

드론이 날아다니지 않는 전쟁은 더 이상 상상하기 힘들다고 한다. 최전선에서 드론은 정찰과 감시는 물론, 포병의 사격 조정 데이터를 제공하고, 스스로 폭탄을 매달고 적진 깊숙히 날아가 군사적 목표물을 파괴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초기에도, 드론은 우크라이나군의 방어 작전에 크게 기여한 현대전의 총아(寵兒)로 주목을 받았다.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간의 '나고르노 카라바흐' 전쟁 당시, 아제르바이잔군이 운용한 터키산 드론 '바이락타르-TB2'가 바로 그 주인공이었다. '바이락타르 드론'은 아르메니아군의 러시아제 탱크를 보이는 족족 박살내더니, 이번에는 수도 키예프(키이우)를 향해 밀고 들어오는 러시아 탱크·장갑차량을 잡는데 앞장섰다. 이 때만 해도 드론은 우크라이나군의 '전매 특허'인 줄 알았다. 

바이락타르 드론으로 아르메니아의 포대를 파괴하는 아제르바이잔군/사진출처:아제르바이잔 국방부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우크라이나 국제여단(의용군 부대)에서 싸우고 있는 한국인 김모(33)씨는 지난 2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선에는 러시아군의 드론이 공중에 사실상 24시간 떠 있다"고 말했다.

"드론이 머리 위에 뜨면, 그 순간 포격이 시작된다고 보면 된다. 드론이 계속해서 아군의 위치를 추적해 실시간으로 포병에게 전송하기 때문에 한 번 포격을 피했다고 안심할 수도 없다. 더 무서운 건 머리 위에서 수류탄과 대전차 로켓포탄을 떨어뜨리는 드론이다. 보통 소리가 먼저 들리는 포격과 달리, 이들 드론이 떨구는 폭탄은 한 순간이라도 경계를 소홀히 하면, 영문도 모른 채 당할 수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양국 드론이 맞붙는 '공중전' 영상도 공개됐다. KAIST 김 교수가 지적하는 '드론으로 드론을 잡는' 안티드론 전략의 초기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영상에는 드론 두 대가 서로 충돌한 뒤 한쪽의 프로펠러가 파손돼 추락하면서 끝났다. 이 영상을 올린 우크라이나 인플루언스(X·구 트윗 팔로우 137만여명) 세르히 푸리툴라(Serhiy Prytula)는 "1차 세계대전 스타일의 결투. 우크라이나 '매빅 드론'이 적 (드론)을 파괴했다"고 설명을 달았다.

두 드론의 충돌 순간/사진출처:X @serhiyprytula 영상 캡처

◇ 우크라이나군의 주요 드론은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 탱크의 진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낸 터키산 '바이락타르 드론'외에도 미국 등 나토(NATO) 국가들이 제공한 드론, 중국산 상업 드론, 자체 개발한 장거리 드론 등 다양한 종류의 드론을 러시아 공격에 투입하고 있다 

러시아 매체 '페더럴 프레스'(FederalPress)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바이락타르-TB2 드론을 가장 많이, 또 널리 사용했다. 이 드론으로 러시아 군사 장비를 파괴하는 영상도 계속 올렸다.

드론으로 러시아군의 군사장비를 파괴하는 모습. 급히 자리를 뜨는 병사들의 모습도 보인다/사진출처: X @serhiyprytula 구 트위트

미국이 제공한 드론은 자폭용 '스위치블레이드(Switchblade)-300과 600이다. 모두 장갑차를 파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정찰용 드론은 '아에로바이론먼트'(AeroVironment)사의 푸마(Puma)와 콴틱스 리콘(Quantix Recon)이다. 폭우 속에서도 운용 가능하고, 광학(카메라)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이 자랑하는 리퍼(Reaper) MQ-9은 최대 400km/h의 속도로 24시간 비행 가능하다. 이외에 'FlyEye' 'H10 Poseidon II' 등이 투입됐다.

러시아 매체 뉴스ru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가 지난 7월 기준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드론은 중국제 상업용 '마빅-3'(Mavic 3, 러시아어로는 Мавик 3)이고, 정찰용 드론은 SKIF(비행 거리 130km, 최대 고도 1.5km, 제조사 Culver Aviation)이다.

또 우크라이나산 군용 드론으로는 '우크르젯'(Укрджет, Ukrjet)사의 'UJ-22 에어본'(AIRBORNE, 폭발물을 달고 최대 1,000km 비행 가능)과 포병 정찰용 드론 A1-CM '푸리야'(비행 거리 최대 200km) 등이 있다. 감시 및 정찰용 드론 '렐레카-100'(Лелека-100)은 가장 현대적인 드론으로 평가된다. 

최근 잇따라 모스크바 도심을 공습한 드론은 '비버'(Beaver, 러시아어로는 Бобры, 바다삵으로 불리는 동물/편집자)다. 우크라이나가 자체 개발한 '비버'는 이란의 '샤헤드' 드론과 비슷하게 생겼다고 한다. '비버'의 날개가 조금 더 크다. 영국의 드론 전문가 스티브 라이트는 "앞이 툭 불거진 항공기처럼 생긴 '비버'는 독특한 모양을 갖고 있지만, 매우 느리게 그리고 매우 안정적으로 장거리(1,000Km)를 비행한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드론 '비버'/사진출처: 인스타그램 @lachen_tyt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에 따르면 미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8월 1일 모스크바를 공격한 3대의 드론은 '비버'와 'UJ-22 에어본', 그리고 유형을 확인할 수 없는 드론이라고 분석했다. 

◇ 러시아의 '안티 드론' 전략

날아오는 드론은 이론적으로 대공 미사일이나 대공포, 전투기 등으로 격추가 가능하다. 러시아군은 군사용 대형 드론을 '부크'(Buk, Бук)와 '토르'(Tor, Тор), '쉴카'(Shilka, Шилка) 등 일반적인 방공 시스템으로 요격한다. 특히 '토르-M2' 방공 시스템은 대형 군용 드론부터 상업용 드론까지 모든 드론을 탐지, 파괴할 수 있다고 한다. 명중률도 거의 100%다. 

러시아의 방공 미사일 '토르-M2'/사진출처:러시아 국방부

그러나 값싸고 조잡한 드론을 격추시키는데 첨단 방공 미사일을 사용한다면, 극히 비효율적이다. '드론 잡는 방공망 시스템'이 나온 이유다. 

러시아에서 널리 알려진 '드론 잡는 방공망 시스템은 '판치리-S1'(панцирь-с1, '빤찌리 에스1'으로 읽는다/편집자)과 전파를 교란시키는 전자전(EW) 장비 '팔란틴'(Палантин) 시스템이다. 판치리-S1은 전장에서 쓰는 이동형 전술 방공시스템으로, 지대공 미사일 12기와 30㎜ 구경의 기관포 2문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영국 경제 잡지 이코노미스트는 “과거 시리아와 리비아, 아르메니아 등에서 판치르-S1이 요격하려고 한 드론에 되레 파괴되는 등 성능이 의심스럽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러시아의 판치리-S1 방공시스템(위)과 전자전 장비 팔란틴/현지 SNS인 ok 국방부 계정

그러나 러시아는 '판치르-S1'을 모스크바 주요 시설 방어 목적으로 건물 옥상 등에 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1월 소셜미디어(SNS)에는 러시아 국방부가 사용하는 모스크바강 인근의 8층 건물 옥상에 '판치르-S1'이 설치된 사진이 올라왔다. 크렘린 남동쪽 약 2.4㎞ 떨어진 곳에 있는 한 건물 옥상에도 '판치르-S1' 시스템이 설치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동용 방공망을 건물 옥상에 고정된다면, 그것은 스스로 손발을 묶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생각이다.  

◇ 러시아의 전자전 안티 드론 전략

러시아의 안티드론 전략은 '방공 미사일' 단계를 넘어 전자전 단계로 급격히 진화하고 있다. 
뉴스.ru에 따르면 유리 이그나트 우크라이나 공군 대변인은 지난 7월 “드론을 굳이 대공 미사일이나 대공포로 격추할 필요가 없고, 전자전(EW)을 이용해 강제로 착륙시키거나 요격할 수 있다"며 "러시아가 전자전 분야에서 앞서고 있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에는 다양한 안티 드론 총과 더 먼 거리, 더 넓은 반경을 커버할 수 있는 강력한 전자전 장비 '폴레-21'(Поле-21) 같은 것도 있다"고 했다.

전자전은 드론을 향해 강력한 방해 전파를 쏴 드론의 조종을 방해하거나, GPS 유도를 차단해 무력화하는 방식을 말한다. '폴레-21' 전자전 장비는 전파 간섭을 통해 반경 25km내 위성 신호를 차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트라나.ua에 따르면 미 워싱턴 포스트(WP)는 지난달(8월) 6일 "러시아군은 지난해 말부터 폴레-21 전자전 시스템을 남부 전선에 투입했다"며 "최대 150㎢ 범위 안에서 모든 위성 항법이 차단됐다"고 보도했다. 한 군인은 "드론이 공격 목표물을 발견하는 순간, 전파 방해로 위성 신호가 사라지고 무력해진다"고 주장했다. 

영국 정보국도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의 드론 격퇴를 위해 전방 10km마다 적어도 하나의 대형 전자전 자산을 배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 전자전 장미 '폴레-21'/사진출처:우크라 매체 포쿠스.ua

우크라이나군은 폴레-21 장비를 파괴하기 위해 다단계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각종 정보를 취합해 폴레-21의 배치 위치를 파악한 뒤, 드론을 띄운다. 그 드론의 기동이나 위성 신호가 폴레-21에 전파방해에 의해 차단되면, 미국의 다연장로켓시스템 하이마스(HIMARS)로 현장 포격에 나서는 방식이다. 미국의 HIMARS도 폴레-21의 전파 방해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크라이나 군정보국(GUR)은 지난 8월 20일 폴레-21 전자전 장비를 파괴하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러시아가 운용하는 전자전 안티 드론 시스템은 4~5개다. 군사 분석가인 알렉산드르 아르타모노프는 “러시아는 사마르칸드(Самарканд)와 보리소그렙스크-2(Борисоглебск-2), 실키(Силки), 크라수하(Красуха) 시스템을 사용하고, 란셋(Ланцет, Lancet)-2 드론도 활용한다"며 "키예프 측도 러시아 전자전 시스템이 자신들이 운용하고 나토 시스템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란셋-2 드론 운용은 카이스트 김 교수가 제시한 대드론 기술이다. 적 드론이 감지되면 란셋은 순간적으로 시속 300km까지 가속해 목표물을 요격한다. 란셋 드론은 원래 제조사인 칼라쉬니코프사가 지상 표적이 아니라 공중 표적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란셋 드론/사진출처:위키피디아

◇ 개인용 안티 드론 총

마빅-3와 같이 개조된 값싼 상업용 드론을 잡기 위해 방공 미사일이나 대공포를 사용하는 것은 낭비다. '전자전' 대응이 효율적이다. 드론에 입력된(혹은 전달되는) 적 운용자의 명령을 차단하고, 자신의 명령에 따르도록 만드는 것이다. 러시아 '안티 드론 총'의 작동 원리도 같다. 안티 드론 총으로 드론과 적 운용자 간의 접촉을 끊어 드론이 원래의 목표물을 향해 더 이상 날아갈 수 없도록 무력화하는 게 기본이다. 

스트라나.ua에 따르면 모스크바의 기차역 3곳에서는 안티 드론총으로 무장한 경찰의 모습이 포착됐다. 

모스크바의 기차역에서 목격된 안티 드론 총을 휴대한 경찰/사진출처:텔레그램

러시아에서 인기가 있는 안티 드론 총으로는 '피샬-프로'(Пищаль-ПРО)와 렉스(REX), LPD-800 라인(линейка ЛПД-800)이다. 일반 기관총 형태로 만들어진 LPD 라인은 LPD-801과 LPD-802으로 개량됐다. 배터리도 자동 탄창 형태로 만들어졌다. 사정 거리는 1~2km.

가장 최근에 개발된 안티 드론 총으로는 '아르구스 안티드론'(Аргус-Антидрон)을 들 수 있다.

'내셔널 디펜스'(Национальной обороны)의 이고르 코로트첸코 편집장과 같은 군사 전문가들은 "드론이 날아다니는 전쟁터에서는 이제 안티 드론 총도 열화상 카메라와 같이 모든 소대나 분대에 배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안티 드론 총은 수백m, 최대 1km 내에서 날아오는 드론을 잡기 위한 무기라는 것이다. 물론, 그 효과는 사격술에 크게 좌우된다.

안티 드론 총의 한계도 있다. 일부 상업용 소형 드론을 사냥할 때 효과적이지만, 현대식 군용 드론을 잡기에는 역부족이다. 하지만 작은 드론이라고 무시하다가는 큰 코를 다치기도 한다. 소형 드론에 부착된 폭발물이 대형 연료 창고나 탄약 창고를 때릴 경우다. 

하지만 국영 타스 통신의 군사 전문가 빅토르 리토프킨은 모스크바가 드론 공격을 받은 지난 5월부터 시민들의 안티드론 총 구입이 늘어나자 "안티 드론 총 사용은 위험하다"며 구입을 말렸다. 자칫 격추된 드론이 본인이나 본인 주변으로 떨어져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 러시아의 안티드론 전략 고민은 

러시아의 가장 큰 고민은 전자전 안티 드론 시스템에 대한 정보 유출이다. 
스트라나.ua에 따르면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8월 27일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우크라이나 드론 전투부대는 서방 동맹국들로부터 러시아의 레이더, 전자전, 대공방어망 등에 대한 정보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다 보니, 공격 드론중 약 '35~40%'가 목표물에 성공적으로 도달했다고 밝혔다. 

게다가 기존에 구축된 시설 방어망이 드론 방어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예컨대 모스크바 시 전체를 감싸는 A-135 방어 구역에는 지난 1995년부터 핵탄두를 장착한 탄도 미사일을 요격하는 미사일 100기가 배치돼 있다고 한다. 자체 통제센터와 장·단거리 지대공 미사일 발사대를 갖춘 S-500 방공미사일도 2021년 10월부터 운용 중이다.

그러나 날아오는 우크라이나 드론은 모스크바의 방공 레이더에는 잘 잡히지 않는다. 모스크바 방공망은 폭격기와 크루즈·탄도 미사일을 요격하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이 방공망은 새와 같이 천천히 낮게 나는 물체는 자동적으로 걸러낸다. 저속으로 낮게 나는 우크라이나 드론도 탐지 대상에서 제외된다. 레이더망으로 드론을 포착하지 못하니, 첨단 방공망도 무용지물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측이 매우 느리게 안정적으로 최대 1천㎞까지 날아가는 '비버'와 같은 장거리 드론을 계속해서 개발, 테스트하고 있다는 발표도 러시아를 긴장하게 만든다. 

◇ 우크라이나 안티 드론 장비

국내 언론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이 각종 드론을 이용해 러시아군과 시설을 공격하는 영상이 많이 보이지만, 실제로는 러시아군의 드론 전력이 한 수 위라는 게 객관적인 평가다. 

러시아 군사 전문 매체 '보엔노에 젤로'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특수 군사작전에서 공격용 드론 '이노호제츠'(Иноходец)와 포르포스트(Форпост-РУ)를 많이 활용한다. 또 이란 '샤헤드' 드론의 러시아판인 '게란'(Герань)-2와 '쿠브'(КУБ- БЛА), '란셋'의 사용 기사도 자주 눈에 띈다. 최대 16시간 공중에 떠 있는 오를란(Орлан)-10과 엘레론(Элерон)은 정찰 전용 드론으로 쓰인다. 

우크라이나는 미국으로부터 드론 방어 시스템도 제공받았다. 미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8월 말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뱀파이어' 드론 방어 시스템 초도분 4기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뱀파이어'는 정밀유도로켓(APKWS) 등 소형 미사일로 공중의 드론을 격추하는 안티 드론 시스템이다. 나머지 10기는 오는 연말까지 우크라이나로 인도될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가 노려온 방공 시스템은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이다. '아이언 돔'에 대한 전세계의 평판은 이미 하늘을 찌를 정도다. 우크라이나는 '아이언 돔' 도입을 위해 지난해부터 꾸준히 이스라엘 측과 접촉했으나, 끝내 승낙을 얻어내지 못했다.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 방공 미사일/사진출처:유튜브
드론 잡는 프랑스의 방공미사일 크로탈레/사진출처:위키피디아

대신, 프랑스와 '크로탈레'(Crotale, 프랑스어로 방울뱀이라는 뜻/편집자) 방공시스템의 도입을 적극 추진해왔다. '크로탈레'는 단거리 대공 미사일 시스템으로, 중·저고도는 물론 아주 낮은 고도의 드론도 잡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요새와 지휘·통제 센터, 미사일 기지 등을 직접 방어할 수 있는 전천후 대공방어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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