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겨울 전쟁' - 푸틴 대통령 잇따라 특수 군사작전 사령부 방문, 왜?
이제는 '겨울 전쟁' - 푸틴 대통령 잇따라 특수 군사작전 사령부 방문, 왜?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3.11.12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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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이 9일 저녁 남부 로스토프나도누에 있는 남부군관구 사령부를 방문했다. 러시아의 대(對) 우크라이나 '특수 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 통합사령부를 겸하고 있는 곳이다. 지난 6월 군사반란을 일으킨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이 이 곳을 전격적으로 점령한 이유다.

경제유력지 코메르산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이 곳 방문은 지난 10월 20일에 이어 두번째.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를 방문한 뒤 모스크바로 향하는 길에 로스토프나도누를 들렀다. 이 곳에 본부를 둔 남부군관구는 러시아의 4개 군관구 중 가장 규모가 작지만, 우크라이나와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의 분쟁 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와 가까운 남부 국경 유지및 경비가 주임무다. 흑해 해상권 확보도 임무중 하나다.

현지 매체 우라.ru 등은 푸틴 대통령이 잇따라 이 곳을 방문한 데 대해 큰 관심을 표명하며 그 이유를 추적했다.

중국제 군수차량을 살펴보는 푸틴 대통령/사진출처:크렘린.ru

그는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의 영접을 받으며 사령부에 도착한 뒤 중국제 군수용 차량 'Desertcross 1000-3'를 살펴봤다. 이 차량은 정찰과 수색, 기습 작전 등에 주로 사용되고, 구조 작업이나 험지로의 물자 수송 등에도 쓰인다고 한다.

이후 푸틴 대통령은 쇼이구 장관과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으로부터 '특수 군사작전'의 진행 상황을 보고받고, 동절기 군사작전에 대해 협의 또는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라.ru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현재 헤르손주(州) 드네프르강변을 제외하고 모든 전선에서 주도권을 쥔 것으로 현지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제 2의 바흐무트'로 알려진 '아브데예프카'는 러시아군에 의해 함락되기 직전이라고 한다. 아브데예프카는 러시아가 점령중인 (도네츠크주의 주도) 도네츠크시(市) 포 사정권 안에 두고 있는 요새다.

러시아군이 이 곳을 장악하면 도네츠크시가 우크라이나군 포격의 공포에서 벗어나고, 서쪽으로 진격의 고삐를 당길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될 것으로 군사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특수 군사작전 통합사령부에서 쇼이구 국방장관(왼쪽), 게라시모프 군총참모장(오른쪽 2번째)의 보고를 받는 푸틴 대통령/사진출처:크렘린.ru 

국영 리아 노보스티 통신의 종군 특파원이자 전문가인 안드레이 코츠는 우라.ru 측에 "푸틴 대통령은 겨울 전쟁 준비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특수 군사작전) 사령부를 방문했다"며 "겨울 전쟁은 사방이 눈밭으로 변하면서, 다른 계절과 달리 군사 장비들의 엄폐및 은폐가 불가능해지고, 모든 장비들의 움직임이 그대로 드러나는 특성을 지닌다"고 설명했다. 또 영하의 추운 날씨에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특수 연료와 탄약 등을 챙겨야 하고, 작전에 필요한 진출입로 확보는 물론, 병사 개개인의 방한복 문제도 대단히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군사 전문가도 "겨울전쟁은 특별한 전쟁"이라며 "연료에서 탄약, 각종 윤활유 등 장비 운영 방식은 물론, 작전 도로 확보 등 공격과 방어 계획이 모두 변경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군 탱크의 겨울철 기동/사진출처:우크라 국방부

특수부대 대령 출신인 아나톨리 마트비추크는 "푸틴 대통령이 이번 방문에서 겨울 전쟁에 대비한 군부대의 전시 작전 준비 점검과 특수 장비의 공급및 유지 등에 주의를 기울였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눈이 쏟아지고 강한 추위가 찾아오는 겨울에는 이전과 다른 작전 계획이 필요하고, 이를 위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며 "지난 몇 개월간 훈련해온 예비군을 동원해 겨울 전쟁의 개시 명령이 내려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코츠 특파원도 지난 6월 시작된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이 둔화되고, 더이상 공격할 힘도 빠졌기 때문에 올 겨울 러시아군의 공격이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사령부에서 현장 보고를 받았다"며 "우크라이나는 전장에서 승리하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빨리 깨달을수록, 종전을 향한 조건이나 기대가 현실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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