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 '국제 여단'에 한국인이 있다? 현지언론 보도가 사실이라면 첫 러시아군 참전
러시아군 '국제 여단'에 한국인이 있다? 현지언론 보도가 사실이라면 첫 러시아군 참전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3.11.17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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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국방부가 '특수 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하기를 원하는(자원 입대) 외국인들로 편성한 국제여단 '빠뜨나슈까'(интернациональная бригада «Пятнашка»)에 한국 국적의 젊은이가 복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매체 아르구멘티이팍티(AIF.ru 논쟁과 사실들)는 13과 14일 "서울에서 온 러시아군 자원 입대자를 만났다"고 전하고, 그와의 인터뷰를 길게 실었다. 국내 언론들은 그의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했지만, AIF는 일부러 얼굴을 가리지는 않았다. 방한복으로 입과 코를 가리기는 했지만, 알아볼 수 있을 정도다. 이 매체가 16일 보도한 일본 출신의 한 자원 입대자의 경우, '본인의 존재를 일본에서 알기를 원치 않는다'는 이유로 두건과 목도리 등으로 얼굴을 거의 가린 것과는 대조적이다.

러시아군 복무 한국인의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한 연합뉴스/웹페이지 캡처
러시아 매체는 '본인이 얼굴 공개를 원치 않는다는 이유'로 두건과 목도리로 얼굴을 거의 가린 일본인 자원입대자의 사진을 내보냈다/AIF.ru 웹페이지 캡처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하고 귀국한 뒤 여권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은 이근 대위 등 공개, 비공개된 참전 자원병들은 모두 우크라이나군의 '국제여단' 소속이었다. 러시아 '국제여단'에 속한 한국인의 존재가 알려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해 6월 17일 공개한 '우크라이나 편에서 러시아군과 싸우는 외국 용병들의 현황' 자료에서 한국 국적자 13명이 우크라이나로 들어와 4명이 사망했고, 8명이 (우크라이나를) 떠났으며 1명이 아직 우크라이나에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 정부는 나흘 뒤 이 자료에 대해 "일치하는 정보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 해 9월 스웨덴 방송 TV-4가 한국인으로 자신을 소개한 'Kaeng'(강 혹은 경?)의 우크라이나 전 참전 경험을 담은 인터뷰를 내보냈다. 부상으로 일선에서 빠진 것으로 추정되는 Kaeng와의 인터뷰 장소는 분명하지 않으나, 화면상으로 볼 때 우크라이나의 '오데사'인 것으로 추정됐다. 그의 얼굴도 모자이크 처리됐다.

스웨덴 TV-4가 인터뷰한 한국인 참전 군인 Kaeng.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했다/TV-4 영상 캡처

호출부호 '킨제르'로 불리는 참전 한국인은 'AIF.ru'와 인터뷰에서 러시아군 편에서 싸우기로 한 이유 등을 비교적 소상히 밝혔다. 그의 인터뷰 내용을 전한다. 동영상은 보면 그는 영어로 인터뷰했다. 아래는 AIF 인터뷰 내용 전문이다.

Q(드미트리 그리로리예프 AIF 특파원): 
"개인적으로 이곳에서 처음으로 한국인을 만났다. 러시아로 오기로 결정한 이유는?"

답(킨제르, 한국인):
"서울에서 살면서 러시아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서방 국가들은 지금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다. 성소수자(LGBT) 화두가 여기저기서 만개된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모든 곳(분야)으로 확산된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여전히 좋은 대통령으로 남아 있고, 바이든 대통령 정부 하에서 상황은 나빠졌다. 미국은 점점 더 자유주의를 추구하고, 이러한 가치를 다른 나라에 강제하고 있다. 러시아에는 전통적인 생활 방식이 보존되어 있다. 또 푸틴 대통령은 세계에서 가장 안정적인 대통령 중 한 명이고, 나는 그를 신뢰한다. 내가 앞으로 러시아에서 살고 싶은 이유다." 

Q: 러시아군에 입대하기는 어려웠나?
A: 외국인에게는 꽤 어려웠다. 언어 장벽이 있다. 러시아군의 외국인 (지원 입대자) 모집 시스템은 그렇게 좋지 않다. 곧 개선되기를 희망한다. 예를 들어, 훈련 교관들이 영어를 못한다. 그러나 점점 실력이 늘고 있는 것을 본다. 이제는 번역기도 있다. 앞으로는 모집 시스템이 더욱 좋아지고, 외국인들이 러시아 군대에 합류하는 것이 훨씬 쉬워지기를 바란다."

Q: 한국인들은 특수 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을 어떻게 보나?
A: 지금까지 거의 서울에서 살았다. 한국 언론이 미국의 언론 보도를 베끼고(복사하고), 러시아를 싫어하기 때문에 우리는 미국인과 똑같다고 여긴다. 한국은 1990년대부터 모스크바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한국의 새 대통령은 이제 반(反)러시아 노선을 설정했다. 한국은 자원이 없기 때문에 러시아는 우리에게 중요한 나라다. 러시아 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면, 한국 경제는 매우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Q: 군대에서 주특기는?
A: 군사 훈련을 받고 있다. 다양한 무기를 다루는 법을 배우고 있다. 앞으로는 드론 운영을 마스터할 계획이다. 

Q: 군사 훈련은 어렵나?
A: 먼저, 여기 훈련 시스템은 매우 복잡하다. 자원 입대자들은 잘 하고 있다. 훈련을 많이 해야 한다. 앞서 언어 장벽 문제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이 문제는 교관들과의 의사소통에만 있는 게 아니다. 그러나 여기엔 영어를 하는 외국인도 있고 러시아인도 있다. 그들이 나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 새로운 친구들도 있다. 그들과 더 많이 소통하려면 러시아어를 익혀야 한다. 이미 몇가지 단어는 배웠다.

Q: 중국에서는 드론이 흔한데, 한국은 어떤가?
A: 한국에서도 흔하다. 나는 개인적으로 2015년에 드론을 가지고 있었다. 한국의 많은 사람들도 그렇다. 항공기형 드론이었다. 나는 러시아 드론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러시아 드론은 최전선에서는 최고다. 

Q: 러시아의 기후는?
A: 이전에 싱가포르에서 살았기 때문에 열대성(더운) 기후를 좋아한다. 나는 그곳에서 편안했다. 지금도, 거기가 더울 때가 그렇다(편안함을 느낀다). 모스크바에서도, 돈바스처럼 나에게는 매우 춥다. 하지만 익숙해졌다. 궁극적으로 작전이 끝나고 (러시아) 시민권을 받으면 소치에서 살고 싶다. 거기 날씨가 정말 좋다. 

Q: 한국이, 가족과 친구들이 그립지 않나?
A: 스마트폰이 있어 언제든지 연락할 수 있다. 이제 막사 생활에 적응해가고 있다. 쉬는 날에는 나만의 삶을 위해 도네츠크에서 아파트 임대를 고려 중이다. 주변 산책에도 나설 작정이다. 그리고 앞으로는 휴식 시간도 더 많아질 것이다. 아직은 한국 음식이 그립다. 여기에는 없다. 여기 메뉴는 군대용이다.

AIF.ru의 SNS 영상 캡처

Q: 요리병에게 한국 음식 조리법을 가르쳐 주실 수는 있나?
A: 여기에는 적절한 식자재가 없다. 우리가 아파트에 살고, 필요한 건 다 사다주면, 내가 한국 요리를 만들수 있다. 모스크바에 친구가 있는데, 그가 한식 요리에 필요한 것들을 보내줄 거다. 

Q: 당신의 선택(자원입대)에 친구와 가족은 어떤 반응을 보였나?
A: 가족과 친구들은 내가 자원입대한 사실을 모른다. 나는 단지 러시아에 간다고만 했다. 그게 다다. 다른 사람이 나를 걱정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다. 

Q: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젤렌스키 (대통령)는 기생충이다. 그에 대해 더 이상 말할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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