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일의 모스크바) '국제 똘레랑스 데이'의 뜻을 되새긴 고려인연합회 포럼
김원일의 모스크바) '국제 똘레랑스 데이'의 뜻을 되새긴 고려인연합회 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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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1.23 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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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은 유엔(UN, 정확하게는 유네스코)이 정한 '국제 똘레랑스(관용)의 날' (International Day for Tolerance)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50주년과 유엔 창설 50주년을 맞은 지난 1995년, '세계 인류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자'는 뜻으로 제정됐다. 

전세계 인권단체들이 이날을 기념하는 가운데, 전(全)러시아 고려인연합회도 '국제 똘레랑스의 날' 기념 포럼을 열었다.

'똘레랑스'는 스탈린 시절, 극동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를 당한 고려인들에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허허벌판에 거의 맨몸으로 내동댕이쳐진 고려인들은 그나마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이 '관용'으로 맞아주는 바람에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고 현지에서 정착할 수 있었다. 고려인연합회가 이날을 매년 뜻깊게 기념하는 이유다. 

고려인연합회 '국제 똘레랑스의 날' 포럼 모습

이날 똘레랑스 포럼에는 자밀 사디흐베코프 모스크바시 민족문제위원회 위원장과 아이누라 베크불로토바 키르기스탄 시인, 에카테리나 로예프 모스크바국립대학 역사학과 교수 등 다양한 민족의 주요 인사들이 초청됐다. 고려인연합회 쪽에서는 김 모이세이 고문단 의장, 김 펠릭스 고려인 통일연합회 회장, 율랴 피시쿨로바 러시아독립유공자후손협회 회장 등이, 현지 한인사회에서는 장인영 로스토프나도누 한국교육원장과 김원일 러시아민족우호대 교수가 참석했다. 

김 모이세이 의장은 인사말을 통해 “러시아 극동 지역에서 갑작스럽게 중앙아시아로 이주당한 고려인 동포들을 따뜻하게 맞아주고, 현지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 중앙아시아인들의 마음과 정신이 바로 진정한 '똘레랑스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발표에서 민족 대표자들은 "고려인들은 강제이주 후 현지 민족들과 화합하고 협력함으로써 지역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면서 "고려인 특유의 성실함과 협력 정신은 현지인들에게도 늘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의 국가 정체성은 원래부터 다양한 민족 구성을 배경으로 함께 협력하고 발전하는데 있었다"며 "배경이 다른 사람들이 서로 배우고 협력하는 문화적 전통을 러시아는 갖고 있었다"고 자평했다.

포럼에서는 또 러시아 고려인 가수 류드밀라 리와 우즈베키스탄 가수들이 나와 각각 러시아어와 자국어로 노래를 부르며 '국제 똘레랑스의 날'을 축하했다.

글·사진:김원일 러시아민족우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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