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 개전이후 3번째 해외 순방은 UAE와 사우디 - 국제유가 추락 막는다?
푸틴 대통령, 개전이후 3번째 해외 순방은 UAE와 사우디 - 국제유가 추락 막는다?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3.12.07 0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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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이 기다렸다는 듯이 6일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를 잇따라 방문했다. 비록 하루짜리 2개국 순방이지만, 러시아 특수 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 651일째, 팔레스타인 하마스-이스라엘 전쟁이 7일로 두 달을 넘어서는 시점이어서 그의 행보에 언론들의 관심이 쏠렸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지난 3월 국제형사재판소(ICC)로부터 체포영장이 발부된 몸이다. 사우디와 UAE는 당연히 ICC 가입국이 아니다. 그는 우크라이나전 개전 이후 해외여행의 폭을 극도로 줄여 이란과 중국 정도 다녀왔을 뿐이다. 

이튿날(7일)에는 모스크바에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만난다. 하마스-이스라엘 충돌로 뒤숭숭해진 중동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기에 좋은 기회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회담하는 푸틴 대통령/사진출처:크렘린.ru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는 국제 유가를 둘러싼 OPEC+(OPEC와 러시아 등)와 비OPEC(미국 주도) 체제간의 경쟁 측면에서 푸틴 대통령의 중동 방문 의미를 분석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 8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평화 구상 10원칙'을 다루는 국제회의를 소집한 '글로벌 사우스'(남반구 신흥 개발국)의 주요 국가라는 사실도 빠뜨리지 않았다. 

국가 유가는 현재 OPEC+를 대표하는 사우디와 러시아, 비OPEC 국가를 주도하는 미국간의 치열한 힘겨루기 양상 속에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OPEC+는 지난달 30일 석유 생산량을 하루 총 220만 배럴 줄이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는 바이든 미 대통령은 사우디 측에 감산 자제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자국의 석유 생산량을 최대로 끌어올려 국제 유가 상승을 막고 있다. 고유가는 그의 대선 연임 전략에 타격을 주기 때문이다. 사우디와 러시아는 정반대의 입장. 유가 상승만이 '나의 살 길'이라고 외친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사우디와 러시아 사이에서도 감산에 대한 이견이 존재한다고 전했다. 사우디는 먼저 감산에 나서면서 러시아도 이에 따라줄 것을 설득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수출 물량은 줄이되 생산량 자체는 줄이지 않고 있다. 전쟁및 군수용 유류 확보 차원에서다. 푸틴 대통령은 OPEC+에 속하는 UAE-사우디 측에 이를 설명하고 감산을 둘러싼 이견 해소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푸틴 대통령의 UAE 방문을 환영하는 F-16 에어쇼/사진출처:크렘린.ru

러시아 크렘린과 스트라나.ua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이 이날 UAE에서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 상공에는 '러시아 삼색기'(국기)를 뜻하는 빨강·하양·파랑 연기를 내뿜는 에어쇼가 펼쳐졌다. 미국 F-16 전투기들이 화려한 에어쇼로 푸틴 대통령을 환영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푸틴 대통령의 전용기는 수호이(Su)-35S 전투기 5대의 호위를 받으며 UAE와 사우디에 안착했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UAE 아부다비에서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대통령과 회담에서 "양국 관계는 전례 없이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며 "UAE는 아랍 세계에서 러시아의 주요 무역 파트너"라고 말했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하마스-이스라엘 전쟁과 우크라이나 상황을 논의하고, OPEC+를 통한 에너지 분야 협력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고 한다. 

UAE의 공식 환영행사장으로 향하는 푸틴 대통령/사진출처:크렘린.ru

이어 사우디 리야드로 날아간 푸틴 대통령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만나 "지금, 이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의 정보와 평가를 공유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의 논의 내용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앞서 푸틴 대통령이 이번 순방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를 포함한 양국(러-UAE, 사우디) 관계를 비롯해 국제유가의 (상향) 안정을 위한 석유 생산량 문제, 하마스-이스라엘 전쟁 등 국제 현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이 또 빈 살만 왕세자에게 "다음에는 모스크바에서 만나야 한다"고 말하자, 빈 살만 왕세자는 "물론 준비가 돼 있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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