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파이낸셜 타임스(FT)에 따르면 러시아의 대 유럽 원유 수출량이 10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번달 러시아의 원유 선적 계획에 따르면 대 유럽 원유 수출량이 하루 210만배럴에 불과하다. 주요 원유 공급처였던 러시아의 공급물량이 줄면서 유럽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늘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이미 러시아산 우랄 원유는 북해산 브렌트유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유럽으로서는 셰일 오일에 셰일 가스 혁명이 아직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 오히려 북해산 브렌트유 생산이 줄고, 대 이란 제재 조치로 이란의 원유 공급도 뚝 끊기면서 러시아산 오일에 목을 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러시아는 유럽보다 아시아를 쳐다보고 있다. 또 국내 수요가 늘면서 유럽을 줄일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2010년만 해도 아주 소량이었던 러시아의 대아시아 원유 수출량은 현재 하루 50만배럴 수준으로 증가했다. 중국 수출선이 열렸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으로 향하는 동시베리아-태평양 송유관이 큰 역할을 담당한다. 지난달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즈네프트는 중국과 원유 수출량을 두 배로 늘리는 2700억달러짜리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수요도 늘고 있다. 러시아는 이제 원유 자체를 수출하기보다는 디젤유 등의 정제된 형태로 수출하기를 원하고 있다. 러시아 정유업체들의 하루 원유 정제 능력은 2005년 이후 두 배로 늘어 현재 500만배럴 이상을 처리하고 있다. 정유 오일을 국내 소비를 충당한 뒤, 동유럽 유럽으로 수출하면 그만큼 부가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에너지 구조조정이 현실적으로 진행되는 느낌이 강한데, 그에 따라 전전긍긍해야 하는 곳은 유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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