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경제의 버팀목 나비울리나 중앙은행 총재의 rbc 인터뷰 내용 - 정리(하)
러시아 경제의 버팀목 나비울리나 중앙은행 총재의 rbc 인터뷰 내용 - 정리(하)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4.01.02 13: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융 시장을 넘어 러시아 경제 운영의 키를 쥐고 있다는 평을 듣는 엘비라 나비울리나 중앙은행 총재가 지난 12월 25일 현지 온라인 매체 rbc와 단독 공식 인터뷰를 가졌다. rbc는 이날 거의 2년 만에(2022년 2월 러시아 특수 군사작전 개시 이후/편집자) 가진 첫 인터뷰에서 나비울리나 총재가 가장 고통스러운 서방의 제재 조치를 비롯해, 기준 금리 인상, 환율 변화, 주택 모기지 대출 등 통화정책 전반에 대해 견해를 밝혔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가두마(하원)에서 통화정책을 설명하는 나비울리나 중앙은행 총재/현지 TV채널 영상 캡처

그녀의 기자회견 내용을 정리한다. '구글 번역'도 참조했음을 미리 알린다.

** 나비울리나 총재 인터뷰 요약 상편에서 계속

Q(인터뷰 영상을 보면 질문자는 두명의 여성):
중앙은행은 내년(2024년) 1월부터 예산 규정에 따라 국민복지기금 운영을 맡는다. 통화(달러 유로 등 외화) 순매도자가 될까? 순매수자가 될까?

A(나비울리나 총재):
국제유가에 크게 좌우된다. 유가가 현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중앙은행은 순매도자가,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88~90달러로 오른다면, 순매수자가 될 것이다. 일단 내달(2024년 1월)에는 통화를 판매할 예정이다. 

Q: 2024년 4월 만료되는 기업의 외화 강제 매각 조치에 관한 대통령령을 연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나?

A: 대통령령은 일시적인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출업체들의 외화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2023년) 11월에는 수출업체의 외화 판매가 거의 100%에 달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원인이 있다. 국제 유가가 높더라도 수출업체가 판매 대금을 받고, 이를 러시아에 들여오는데 일정한 시차가 있는데, 지난달(11월)에 외화를 시장에 내놨다. 또 배당금 지급을 위해 루블화를 마련해야 하는 1회성 요인이 있었고, 일부 수출업체는 고금리의 루블화 대출을 변제하기 위해 외화를 팔기 시작했다. 물론, 대통령령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각 요인들의 효과를 따로따로 구분하는 것은 아마 불가능할 것이다. 

이 법령이 일시적이어야 하는 이유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업도 이를 피해가는 방법을 찾아내기 때문이다. 또 이 법령은 국제결제, 무엇보다도 일부 기업들에게 필요한 장비 등 수입품에 대한 대금 지급을 복잡하게 만든다. 조만간 정부와 관련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생각된다.

현지 매체 rbc측과 회견하는 나비울리나 총재/rbc 영상 캡처

Q: 기업들의 가득 외화 강제 매각 조치가 루블 환율을 결정하는 요소인가?

A: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근본 요인은, 국제수지와 수출 및 수입에 따른 루블화 수요다. 무엇보다도 루블화 대출이 늘고 (이에 따라 변제를 위한 루블화 수요도), 경제 성장에 따른 루블화 수요도 늘어났다. 고금리 통화정책이 분명히 환율 안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Q:, 이 법령이 3월에 만료되면 외환시장이 급격하게 변화할 가능성은?

A: 그렇게 보지 않는다.

Q: (이 법령으로) 기업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했다. 외화→루블화→외화로 바꾸는 사이클 같은 것이다. 이 과정에 위험은 없나?

A: 많은 회사가 수출 대금을 루블화로 받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것은 긍정적이다. 수입 대금의 결제를 위해 루블화를 외화로 바꿀 때, 드는 수수료(비용) 정도가 문제인데, 환율에 근본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Q: (기업의) 비즈니스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더 높은데.

A: 그렇다. 일부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Q: 그렇다면 법령 내용을 조정할 의향은?

A: 그것은 정부의 몫이다.

질문에 답변하는 나비울리나 총재/rbc 영상 캡처

Q: 올해(2023년) 금융권에서는 기록적인 순이익이 예상된다. 근본적인 이유가 뭔가? 은행이 운이 좋았던 것인가? 

A: 통화 재평가와 같은 1회성 이유도 있었지만, 근본적인 요인은 따로 있다. 지난 11개월 동안 은행은 3조 2천억 루블, 어느 은행에서는 약 5천억 루블의 순이익을 거뒀다. 일단 통화 재평가가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작년에는 금융권이 통화 재평가로 1조 루블의 손실이 발생했다.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근본적인 요인이다.

많은 사람들이 놀랐던 대로, 우리 경제가 얼마나 빨리 서방의 제재 조치에 적응하고, 또 성장하고 있는지를 보면 된다. 은행에 더 많은 비즈니스 기회가 생긴 것이다. 직접 수치로 보면, 12월 초 기준으로 기업 대출은 연간 21% 늘어났고, 주택담보 대출은 35%, 소비자 대출은 16%, 은행 수수료 수입은 38% 증가했다. 수익의 근본 원인은 경제 발전에 따른 것이다. 

은행권 수익을 평가할 때, 2년간의 누적 수치를 살펴보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 작년(2022년)에는 은행 수익은 거의 10배나 준 2,000억 루블에 불과했다. 경제 규모 전체로는 약 10% 감소했는데, 왜 금융권 수익은 10배나 줄어드는 일이 일어났을까? 은행들이 자금을 상당히 보수적으로 운영했고, 결과적으로 그것이 옳았다. 그들은 작년에 기업이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예상으로 기업 대출을 일부 중단하고, 지불 준비금(예비 자금)을 확충했다. 그러나 경제는 성장했고, 은행은 기업의 변제 능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묶어뒀던 준비금을 올해 확 풀었다.

2년간의 평균 수익은 아마도 1조 7천억~1조 8천억 루블이 될 터인데, 이는 2021년보다 4분의 1 정도 줄어든 수치다.

내년에도 흑자 기조가 유지될 것이다. (경제 제재로) 외부 투자를 사실상 받을 수 없는 은행들은 수익을 자본으로 돌려 자본 확충에 나설 수 있다. 대출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자본이 필요하며, 자본 없이 대출을 늘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은행은 계속 흑자를 유지하고 자본을 늘려 대출을 계속 해야 한다.

러시아 시중 은행 창구 모습/바이러 자료 사진

Q: 현재의 고금리로도?

A: 그렇다. 그러나 고금리는 대출 둔화를 몰고 오고 있다. 첫 번째 징후는 기업 대출에서 나타났다. 아직은 높은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 때문에(금리가 높더라도 돈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기업과 개인들은 대출을 중단하지 않는다.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그만큼 통화정책에 중요한 요소다. 중앙은행은 계속 이를 모니터링한다. 하지만, 내년에는 (인플레 기대 심리가 떨어지면서)올해만큼 대출 증가율이 높지는 않을 것이다. 경제 전체로 볼 때 5~10% 정도가 이상적이다. 

Q: 대형 은행들은 2024년 무담보 대출과 모기지를 모두 줄이려고 한다. 이것이 2024년 수익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그래도 2년 평균인 1조 7천억~1조 8천억 루블을 넘어설까?

A: 현재 전망으로는 2024년 은행 부문의 수익이 2조 루블을 약간 넘을 것이다. 고금리로 수익이 약간 더 줄어들 수 있다. 높은 금리는 대출(대출자나 은행)보다 예금(저축)에 더 빨리 반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제는 여전히 성장중이어서 은행은 이익을 챙길 수 있는 기회가 얼마든지 있다.

Q: 정부는 모스크바 등 대도시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의 계약금을 늘리고, 대출 금액을 줄이기로했다. 그렇다면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대출) 금리가 얼마나 오를까?

A: 지역별로 모기지 대출 기준이 논의되고 있다. 국가두마(하원)에 실무 그룹이 만들어졌고, 중앙은행도 참여하고 있다. 

주택건설과 대출(모기지)이 대도시에 집중되어 있고, 상대적으로 지방의 주택 시장은 침체되고 있다. 문제다. 거주 지역에 상관없이 주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그 방법에 대해 논의할 것이다.

Q: 중앙은행도 모기지 시장의 불균형에 주목하고 있다. 새 아파트의 가격은 기존 주택(아파트)보다 높다. 지난 가을에는 이 격차가 40%를 넘어섰다고 하는데.

A: 42%다.

Q: 2024년에는? 

A: 그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같이 큰 격차는 개인과 금융권 모두에게 위험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새 아파트에 대한) 혜택 프로그램을 도입하기 전에는, 그 격차가 약 10%에 불과했다.

향후 몇 년 안에 부동산 1차 시장(새 아파트)과 2차 시장(기존 주택 거래) 간의 가격 격차를 정상으로 되돌려야 한다. 이것이 얼마나 빨리 진행될지는 우대 프로그램의 보급에 달려 있다. 새 주택에만 적용할지, 아니면 기존 주택에도 적용할지 여부다. 정부와도 논의해야 할 주제이기도 하다. 정부는 우대 프로그램에 대한 책임이 있다. 그 격차는 작년에도 커지고 있었다. 적어도 이제는 멈추고, 천천히 줄어들기 시작해야 한다. 하락 속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다. 

Q: 중앙은행은 수년 만에 처음으로 '은행 라이센스'를 한 건도 취소하지 않았다. 매우 특이한 현상이다. 우리 은행이 그만큼 안전한가?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A: 안전하다.

Q: 그렇다면, 작년(2022년)의 (제재) 충격 이후, 모든 문제가 아직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일까? 

A: (제재에 따른) 2022년과 2023년의 위기는 우리가 추진해온 경제회복 시책의 실효성을 시험해보는 무대였다. 그리고 우리 은행들은 안전하다고 확신한다. 그들은 엄청난 문제들에 잘 대처하고 그 위기 구간을 통과했다.

아마 앞으로도 문제가 계속 있을 터인데, 대단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중 하나가 은행 자산의 차단(서방 측의 자산 동결조치/편집자)이다. 그래서 우리는 은행들이 10년 간 지불준비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대폭 지원했고, 이제는 점차 그같은 지원, 규제의 완화 조치를 줄여나가고 있다. 정상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모스크바 거래소/사진출처:거래소

Q: 상트페테르부르크 거래소가 SDN(미국 재무부의 특별지정제재대상, Specially Designated Nationals) 목록에 올랐다. 그럼에도 개인 투자자가 계속 외국 증권(주식 채권 등 금융상품/편집자)을 구매하도록 허용했다. 개인 투자자의 이익 보호와 시장의 다양한 상품 유지 중 어디에 비중을 둬야 하나? 

A: 정말 어려운 질문이다. 균형을 찾는 게 중요하다. 투자를 다양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되, 보이지 않는 위험으로부터 투자자들은 보호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자격이 없는 투자자들의 보호를 최우선시한다. 그동안 우리 국민이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수 있도록, 외국 증권에 투자할 기회를 보장해줬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거래소와 같은) 러시아 인프라를 더 이상 이용할 수 없다면, 그들은 서방 인프라를 통해 직접 투자에 나설 것이다.

SDN 제재 도입 이후, 우리는 위험을 경고하고, 자격이 없는 투자자가 외국 증권을 구매할 수 없도록 제한했다. 지난해(2022년) 2월까지 우리 투자자들은 해외 증권을 거의 70억 달러어치나 보유하고 있었는데, 2023년 11월 현재 30억 달러 남짓 남아 있는 상태다. 그리고 보유자 중 80%는 자격을 갖춘 투자자다. 

우호국의 투자 인프라를 통해 해외 증권에 투자하더라도 위험은 따른다. 우리는 이에 대해 경고했고, 투자 중개업체들에게 고객에게도 그 위험을 알리도록 의무화했다. 

Q: 상트페테르부르크 거래소의 운명과 전망을 어떻게 보나?

A: 이미 제재를 받고 있는 금융기관이 꽤 많다. 거의 모든 기업은 제재 후 비즈니스 모델을 조정하고, 변경하고, 또 성장하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거래소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거래소도 이미 새로운 서비스, 새로운 상품을 구상하고 있다. 거래소는 첨단 인프라와 전문 역량을 모두 갖추고 있다. 별다른 걱정은 안한다. 

Q: 모스크바 거래소에 대한 제재 도입 가능성은?

A: 우리는 다양한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제재를 당한 모스크바 거래소의) 외환시장의 역할 및 기능에 대해서도 검토했다. 다행히 우리는 이미 장외 외환시장을 운영중이다. 점유율도 외환 거래의 절반 이상인 53%에 이른다. 환율 결정에 대해서는 이미 작년(2022년)에 각종 제재 리스크에 따라 환율이 어떻게 결정될 것인지 설명하는 자료를 낸 바 있다. 은행 신고 등 장외거래에 관한 자료를 토대로 환율이 결정될 것이다.

Q: 모스크바 거래소의 외환 거래가 막힐 때 장외 거래의 환율은 어느 정도까지 치솟을까?

A: 아니다. (그런 위험은) 없을 것 같다. 장외 거래 규모가 이미 상당히 크고 참여자도 많다. 오히려 장외 거래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다양한 출처의 자료를 활용할 수 있다. 환율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Q: 개인 투자자 간에 동결 자산의 교환(비거주자인 외국 투자자가 러시아내 자산을 러시아인의 해외 자산과 바꾸는/편집자)에 대한 전망은? 

A: 우리는 그러한 교환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법적 토대를 마련했다. 우리의 의견으로는 투자자들 상호간에 이익이 된다고 본다. 그러나 모든 것은 투자자 자신, 주로 비거주자에 달려 있다. 

Q: 중앙은행은 외국인과의 접근(외국인 투자 유치/편집자)을 위해 '우호적인 보관소'를 갖춘 새로운 체인(네트워크)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어느 단계에 와 있나?

A: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는 이것(투자 네트워크)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중요한 문제다. 이 프로젝트를 실행하기 위해 우호국가의 금융 규제 당국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중앙은행도 2023년 9월 이사회에서 보관소 마련을 위해 일부 규제를 제거했다. 필요한 경우, 관련 규정을 추가로 변경할 준비가 되어 있다. 아직 최종 결정을 얘기할 때는 아니다.

Q: 상대(우호국 금융당국)의 반응은 호의적인가?

A: 기대도 하지만, (미국 등 서방의) 2차 제재에 대한 두려움도 그만큼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