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기업에 팔린 현대차 상트공장서 기아 리오와 현대 솔라리스 생산, 어떻게?
러시아 기업에 팔린 현대차 상트공장서 기아 리오와 현대 솔라리스 생산, 어떻게?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4.01.11 0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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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돈 1만 루블(약 1,450원)에 러시아 현지 기업으로 넘어간 현대차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HMMR)이 9일 기아 '리오'와 현대차 '솔라리스' 생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HMMR이 현지 기업인 '아트 파이낸스'에게 팔린 지난달 19일, 러시아 자동차 업계에서는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이하 상트 공장)이 기존의 생산 설비와 재고 부품 등을 이용해 현대차·기아 브랜드 자동차를 7만대 가량 조립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현대차와 '아트 파이낸스'간의 계약은 이달 말께 마무리된다. 

자동차 전문매체 '오늘의 자동차 소식'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현대차) 상트 공장은 9일 직원 교육과 장비 점검 후 현대 솔라리스와 기아 리오 조립을 시작했다. 그러나 조립 속도가 늦어 오는 19일까지는 하루 5대만 생산할 계획이다. 상트 공장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가동을 멈추기 전에는 솔라리스와 리오, 현대 SUV 크레타, 기아 리오 X-라인 해치백을 생산했다. 연 20만대 규모다. 

현대차 상트공장에서 기아 리오가 생산되던 모습/사진출처:HMMR

현지 매체들은 소식통을 인용, “현재 상트 공장에는 약 2,000대의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는 부품이 완벽하게 남아 있으며, 전자 장치 등을 추가로 구입하면 약 2만대를 더 조립할 수 있다"고 전했다. 5만 대 조립까지도 가능하지만 갈 길이 멀다고 했다. 

인수한 아트-파이낸스 측이 직면한 주요 문제 중 하나는 인력이다. 완전 재가동을 위해서는 수백 명의 신규 직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9일 기준으로 약 800명의 근로자가 근무중이라고 한다. 

상트 공장의 앞날을 짐작해볼 수 있는 소식도 전해졌다. 중국의 자동차 제조업체 GAC모터스와 체리의 대표단이 이미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도착했고, 또다른 중국 자동차 업체 대표도 조만간 방문할 것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상트 공장에서 중국 브랜드의 차량들이 조립될 것이라는 뜻이다. 

상트공장에서 차량 조립을 검토중인 중국 GAC 모터스의 SUV/홈페이지

현지 매체 로시스카야 가제타(RGru)는 상트 공장이 현대차·기아의 자동차 모델을 생산할 수도 있지만, 중국 브랜드의 자동차 생산도 예상되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상트 공장은 러시아의 특수 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 개시 후 부품 조달 문제 등을 이유로 2022년 3월부터 조업을 중단했다. 이후 20개월 이상 휴업한 끝에 현대차는 지난 12월 19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러시아 업체 아트파이낸스에 이 공장의 지분을 매각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매각 금액은 1만 루블. 다만, 2년 내 공장을 되살 수 있는 '바이백' 조건을 붙였다.

한편, 코메르산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상트 공장이 조업을 중단한 사이, 중국 자동차 업체 '체리'가 지난해 러시아 시장에서 현대차·기아를 제치고 외제차 신차 부문 판매 1위에 오른 것으로 10일 집계됐다. 자동차 시장 분석업체 '오토스탯'(러시아어로는 Автостат)은 이날 '체리' 자동차가 지난해 러시아에서 전년의 3배인 11만8천950대를 판매하며 가장 인기 있는 외국 자동차 1위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오토스탯이 발표한 자동차 판매량과 순위/캡처

중국 자동차 브랜드 '하발' '지리' '장안' 등이 러시아 외제차 판매량 2∼5위를 차지했다. 전쟁 전 1, 2위를 놓치지 않았던 기아(3만3천580대)와 현대차(2만4천660대)는 각각 8위, 9위로 밀렸다.

지난해 러시아 전체 자동차 판매량 전체 1위는 러시아 브랜드 '라다'로 32만4천400대를 판매(점유율 30%)했다. 전년 대비 85.7% 성장이다. 러시아를 떠난 서방의 주요 자동차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한 라다는 2024년 자동차 생산량을 약 50만대로 끌어올릴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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