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의 겨울 하룻만에 100배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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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11.21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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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정의 에어 카페>

바실리 성당·볼쇼이 발레…모스크바의 ‘찬 공기’ 그리워

아름다운 단풍을 넋을 잃고 바라봤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는 바람에 떨어지는 낙엽의 수를 헤아린다. 매일 차가워지는 공 기 속에서 짧기만 한 가을이 아쉽다는 생각이 들지만, 마음은 이 내 흰눈이 쏟아지는 겨울에 대한 설렘으로 가득 찬다.

하얀 눈, 얼음 같은 바람…. 겨울하면 떠오르는 이 모든 언어들로 채워지는 도시가 있으니 바로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다. 하얀 눈이 솜사탕 처럼 뿌려진 동화의 나라, 유럽 속의 또 다른 유럽, 러시아 모스크바. 그 매력을 경험한 나는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모스크바에 대한 향수로 몸살을 앓는다.

1991년 사회주의 붕괴 이후 개방된지 10년이 훌쩍 넘었지만, 아직까지도 모스크바는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관광지로서의 느낌보 다는 정치적인 도시로서의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러시아 모스크바에는 다른 유럽과는 구별되는 여러 볼거리가 있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바실리 성당’. 우리에게는 테트리스 오락게임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 성의 문이 열리면서 러시아 전통 복장을 입은 남자가 춤을 추는 장소로 더욱 친숙한 곳이다.

붉은광장 입구에 들어서면 저 멀리 보이는 오색 찬란한 모습에 순간 동화속 세상에 있는게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아름답다. 9개의 양파모양 지붕 기둥으로 이루어진 바실리 성당은 슬픈 사연을 가지고 있다. 200여년 동안 군림했던 몽골족 카자한국을 물리친 기념으로 이반 4세는 슬라브족의 정신과 문화를 기리는 상징물을 지을 것을 건축가 포스토닉 바르마에게 명한다.

건축가 바르마는 혼신의 힘을 다해 성당을 짓는다. 드디어 성당이 완성되고, 그 아름다움에 반한 이반 4세는 그것을 영원히 독점하고픈 욕망에 휩싸인다. “저것과 같은 성당을 또 지을 수 있겠느냐 ?” 왕의 질문에 충직한 건축가는 자신의 손으로 만든 것이니 또 지을 수 있다고 대답한다.

결국 왕은 건축가가 다른 나라에 똑 같은 성당을 만들까 두려워 건축가의 두 눈을 멀게 한다. 최고의 아름다움에 대한 잔인한 대가와 왕의 어리석은 욕망, 그 슬픈 이야기가 아이로니컬하게도 바실리 성당의 아름다움을 더욱 잘 나타내준다.

만약 모스크바에서 비즈니스 일정 중 하루정도의 짧은 휴식 시간이 생긴다면 다음과 같은 여행코스를 추천해드리고 싶다.

일단 아침을 든든히 먹고(모스크바의 추위와 싸우려면 아침을 든든히 먹어야 한다), 붉은광장 앞으로 가자. 우선 볼쇼이 발레의 공연 제목과 시간 등을 확인한 다음, 붉은 광장으로 들어선다. 광장안의 레닌묘를 둘러보고 바실리 성당으로 직행한다. 성당내부 구경 과 사진촬영이 끝났다 싶으면 처음 들렀던 붉은 광장 입구 왼편 의 ‘꺼지지 않는 용사의 불꽃’으로 향한다. 세계 1차대전때 전 사한 용사들을 기리는 곳으로 근위병들의 교대식이 열리는데 절도있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 매시간 정각 교대식이 있으므로 시간을 잘 분배한다면 좋은 볼거리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용사의 불꽃 왼쪽으로 길을 따라 가다보면 매표소가 나온다. 아르모니 보석 박물관과 크레믈린궁 관람 매표소인데, 아르모니 박물관은 하루에 4번, 정해진 숫자의 관람객만 입장이 가능하므로 표를 미리 끊어놓는 것이 좋다.

아르모니 박물관 개장시간까지 여유가 있다면 크레믈린궁 내부를 먼저 둘러보고, 시간이 촉박하다면 아르모니를 먼저 둘러본 다음 크레믈린을 둘러보도록 한다.

이후 볼쇼이 발레 공연시간에 맞추어 저녁까지 천천히 크레믈린을 둘러 본다면 알짜배기 모스크바 관광을 한 셈이다. 바람이 차가워지는 계절, 오늘따라 모스크바의 찬 공기가 조금 더 그리 워진다.

대한항공 승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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