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칼 여행 8월 15일 둘째날
바이칼 여행 8월 15일 둘째날
  • 이재원
  • ljw0302@hanmail.net
  • 승인 2006.08.22 1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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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5일 화요일.


인천공항에서 밤10시 30분 정도에 비행기 탑승을 시작했다.

내가 직접 세어보진 않았지만,
총 100여석 정도 밖에 안되어보이는
아주 조그만한 비행기였다.

시베리아 항공기 색깔이 형광 노란색인데다가
좌석까지 적은 조그만한 항공기이다 보니
장난감 같다는 생각이 머리속을 떠나질 않았다.



밤 11시 출발,
약 4시간 20분 정도 후 이르쿠츠크 공항에 도착했다.

이르쿠츠크와 서울과는 시차가 없었다.
시간이 시간이니만큼, 공항에 사람이 없어서
단체관광 접수도 빨리 하고, 입국수속도 빨리 마쳤다.

가이드를 만나 밖에 나오니 정말 추웠다.
우리나라의 푹푹 찌는 날씨에 적응이 되어있는 우리로써는
쌀쌀한 러시아의 새벽날씨가 적응이 되지 않았다.

알고 보니, 우리가 오기 전까지 약 일주일간
계속 비가 퍼부었다고 한다.
가이드가 우리는 정말 운이 좋은거라고 했다.



새벽 4시 30분이 넘어 숙소에 도착해
비몽사몽한 상태로 몇시간을 자다 깨어서
밖에 나오니 화창하게 날이 개어있었다.

우리가 이르쿠츠크에서 묶는 숙소는
"하리우스" 라는 숲속 산장(?)이다.

러시아에는 숲이 많이 우거져 있어서 이런 산장이 많다.
학생들을 위한 캠프장으로도 많이 쓰이고,
가족 별장으로도 많이 쓰이고,

우리가 묶은 곳은 예전 고위관직의 별장으로 쓰이던 것인데,
한국인 사장님이 얼마전 인수 하셨다고 했다.



아침식사를 하고, 알혼섬으로 출발해 가던 도중,
우스찌 아르다 국립 민속 박물관을 찾았다.

우스찌 아르다는 이르쿠츠크에서 약 70km 정도 떨어진
부랴트 자치구의 중심도시이다. 이곳의 부랴트 족의
전통문화나 생활상들이 우리와 너무나 흡사하기 때문에
한국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또 많이 찾는 곳이라 했다.



부랴트 족 사람들이 나와 우리를 반갑게 맞이 했다.
입구에서 불을 피우고, 우유빛 액체를 튕겨 환영의 뜻을 전한다.



우리들이 들어가기 전에 해야 했던 의식이 있었다.
불을 지펴놓은 곳에 남자는 발로, 여자는 손으로
자신의 몸쪽으로 연기를 끌어당기는 것.
몸을 정화시키는 의식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피리를 불고, 노래를 부르며 환영인사를 마쳤다.



박물관 안으로 들어서자, 일렬로 늘어서서
환영노래로 우리를 맞이하고 있었다.



부랴트 족의 무당이 굿을 하는 모습도,
우리나라의 무당이 굿을 하는 모습과 너무나 흡사했다.



악기를 연주하며, 춤을 추는 모습



우리 일행 중에서 남자 여자 대표를 한명씩 뽑아
따로 굿을 하며, 우리 여행의 성공을 기원해주었다.



한국 사람이 많이 찾아오는지,
한 아주머니께서 아리랑의 가사를 물어보며,
러시아 발음으로 받아적고 있었다.

이 외에도, 사진은 못 찍었지만,
실내 박물관에는 석기시대부터 내려오는 온갖 유물과
우스찌 아르다 지역의 각종 동식물 박제까지 전시되어 있었다.


이르쿠츠크에서 가장 고급이라는
레스토랑이라는 곳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어느 호텔 안에 있는 레스토랑이었는데
고급스러운 면을 따지자면,
우리나라 시골의 좋은 식당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다시 알혼섬으로 출발.



알혼 지역으로 들어가는 휴게소에서 휴식.

사람들이 일제히 화장실을 찾았다.
묻고 물어 찾은 화장신은 바로 이것이었다.
아~ 결국 화장실은 포기, 숲속에서 볼일을 봐야했다.



이르쿠츠크에서 북동쪽으로 약 250km를 달렸다.
5시간의 긴 여정끝에 드디어 저 앞에 바이칼 호수가 눈에 보이자,
버스 투어에 지쳐있던 사람들은 피로를 한순간에 잊고
"우와" 라는 탄성을 내뱉었다.



바이칼 호수에는 30여개의 섬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큰 섬이 '알혼섬'이다.
우리 일행은 알혼섬으로 들어가기 위해 선착장에 도착했다.
바지선을 타고 15분에서-20분 정도 들어가면 알혼섬이다.



시원하게 물살을 헤치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보고 있자니,
그동안의 피로가 한순간에 확 사라지는 느낌이다.



바지선에 내려 바~로 바이칼 호수에 발을 담궈보았다.
한여름의 날씨에도 물은 얼마나 차갑던지,
사진 찍자 마자 후다닥 뛰쳐나와버렸다.



선착장 옆에 있는 높은 언덕을 낑낑대며 올라갔다.



배에서 보는 호수의 모습과
언덕에서 내려다 보는 호수의 모습은 확실히 달랐다.
하지만, 이것도 시작에 불과하다.



일행을 데리러 나온 '우아직' 자동차
9인승으로 우리나라와 봉고와 비슷하다.
비포장 도로를 달리기에는 이 차가 제격이라고 한다.



이런 비포장 도로를 40여분 정도 달리면,
알혼섬 주민 대부분이 모여 사는 곳이자
샤먼의 고향 불한바위가 있는 후쥐르 마을이 나온다.



우리가 묶은 숙소를 '알혼스끼에 쩨레마'라는 곳이었다.
해석을 하자면 '알혼의 집, 알혼의 저택' 뭐 이정도다.



역시나 나무로 만들어진 집이다.
깨끗하고, 전기도 들어오고, 식당도 있고..

이르쿠츠크와 비교를 해서 안 좋은 점이 있었다면,
난방 시설이 제대로 갖추어 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알혼섬의 밤을 아주 쌀쌀했다.

그래도 작년, 비도 내리는데
전기도 안 들어오고, 스프링 침대에서
촛불 켜놓고, 옷 껴입고 잤던 것보단
이 숙소에서 묵은 것이 감사하다고 생각했다.



그날 저녁, 저녁식사 후 느지막히 캠프파이어가 시작되었다.
옹기 종기 둘러 앉아 미리 준비해온 샤실릭도 해먹고,
어른들은 보드카도 한잔씩 드시고 했다.

보드카나 다른 필요한 것들은
알혼섬 내에 있는 슈퍼에서 구입했는데,
섬 밖 슈퍼보다 훨씬 비쌌다.

또 샤워시설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사우나 장에서 땀 조금씩 빼고 간단하게 샤워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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