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에 모스크바 관광을 간다면...
10월에 모스크바 관광을 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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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10.0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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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모스크발 여행을 간다면 처음 맞딱뜨리는 게 잿빛 하늘일 것이다. 10월로 접어들면 모스크바 하늘은 6~8월의 밝고 깨끗한 하늘을 만날 수 없다. 올해는 8월에 모스크바 인근서 발생한 산불로, 모스크바 하늘이 늘 어둠침침했다는데, 그게 10월들면서 더 가슴을 꽉 막히게 할지 모른다.

그러나 아직은 한낮에 햇볕이 가끔씩 들고, 기온이 크게 떨어지지 않아 모스크바는 생기를 완전히 잃지는 않았다. 쭉쭉 뻗은 자작나무와 전나무가 빽빽히 들어찬 공원과, 밝고 화려해진 시내에는 젊은이로 가득하다.

모스크바 여행은 우선 붉은 광장으로 시작한다. 크렘린과 함께 러시아(소련) 역사를 지켜온 곳이다. 워낙에 명소인지라 모스크바를 가보지 않은 이들에게도 매우 친숙한 곳이다. 하지만 그리 기대는 하지 마시라. 모든 명소가 다 그렇듯이.

붉은 광장은 크레린 성벽, 굼백화점, 역사박물관, 바실리 성당으로 둘러싸여 있다. 붉은 광장에 들어서니 역사박물관 맞은편 광장 끄트머리에 우뚝 솟아 있는 형형색색의 바실리 성당이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다. 양파처럼 생긴 8개 돔이 저마다 독특한 양식을 뽐내는 47m 높이의 자태가 눈부시게 아름답다.

그러나 내부는 어둡다. 낡은 프레스코화가 벽면을 채우고 있는데, 외관의 화려함과는 달리 앤틱한 고풍미가 풍긴다.

크렘린은 러시아 대통령이 근무하는 곳인데 일부 통제구역을 빼곤 두루 구경할 수 있다. 크렘린은 모스크바 강변의 높은 지대를 둘러싸고 있는 성벽을 가리키는 러시아어이지만, 모스크바를 건국했다는 유리 돌고루키 제후 시절에는 조그만 성채였다.

크렘린 성벽의 둘레는 2235m, 높이는 5~9m며 성벽 곳곳엔 20여 개 망루가 설치돼 있다. 망루 가운데 가장 높은 것은 80m 높이의 트로이츠카야탑이며 가장 유명한 것은 17세기에 만들어진 시계탑이 있는 스파스카야탑이다. 이 탑에서 한 시간마다 울리는 종소리에 맞춰 레닌 묘 위병들이 근무교대를 한다.

안에는 다양한 형식의 건축물이 모여 있다. 역대 러시아 황제의 대관식이 거행됐던 우스펜스키 사원을 비롯해 황실의 혼인과 가족예배를 위해 만든 블라고베시첸스키 사원, 황제들의 관이 안치된 아르헹겔리스키 사원 등.

현대가 살아숨쉬는 곳은 크렘린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는 아르바트거리다. 푸시킨, 고골리, 투르게네프 등 러시아 대표 작가들이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기도 하다. 아르바트 거리는 여전히 젊은이의 거리로, 빅토르최가 많은 사람들에게 저항적인 록을 불렀던 곳이기도 하다.

좁은 골목에서 대로변으로 나가면 노브이(신)아르바트 거리다. 여기에 최근 대대적인 역사가 이뤄졌다. `6성급` 초호화 호텔로 승부를 건 롯데호텔모스크바가 이 대로변에 있고, 롯데백화점은 이미 오래전에 문을 열었다. 호텔은 지상 10층(지하 4층) 규모. 호텔 건너편에 문화재급 건물이 있어 건축 때 고도 제한을 받은 탓에 눈에 띄진 않는다.

하지만 속을 보면 알차다. 투자 금액은 3500억원 수준. 객실이 총 304개이므로 방 하나 짓고 치장하는 데 약 10억원씩 투자한 셈이다. 웅장한 대리석 기둥들이 호텔 건물을 받치고 있어 신전을 떠올리게 한다. 최근 모스크바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이곳 로열스위트에서 묵었다. 방의 창문은 모두 방탄 유리라고 한다.

미술에 관심이 있다면 트레티아코프 미술관을 꼭 가봐야 한다. 오랫동안 리노베이션을 거쳐 몇년전에 문을 열었는데, 무려 15만점의 그림이 소장돼 있다. 러시아 대상인이었던 트레티아코프가 1856년부터 그림을 사모으기 시작해 1898년에 소장품 1900여 점과 함께 미술관을 모스크바시에 기증했다. 트레티아코프는 미술관을 기증한 뒤에도 돈을 벌 때마다 러시아 대가들의 미술품을 사서 기증했다. 이렇게 모인 작품들은 15만점에 이른다.

날씨가 좋으면 모스크바 강 유람선을 타고 모스크바 전체를 둘러보는 것도 괜찮다. 유람선은 한강 유람선과 비슷한데, 얼음이 녹기 시작하는 4월 말에서 10월 초까지 운항한다. 모스크바를 관통하는 모스크바강을 오가면서 좌우로 펼쳐진 공원과 마천루, 주요 유적지를 여유있게 쳐다보는 것도 괜찮은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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