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닌의 고향 울리야노프스크는 지금??
레닌의 고향 울리야노프스크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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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8.03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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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울리야노프스크는 레닌의 고향이다. 레닌을 이야기할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러시아의 도시다. 모스크바에서 동남쪽으로 870여㎞ 떨어진 이 도시는 레닌 탄생 100주년을 맞았던 1970년이 최고 전성기였다. 냉전이 치열하던 시절, 구소련권이 일사분란하게 공산주의로 움직이던 시절, 그의 집에는 한해 100만명이 찾았다. 이때문에 레닌이 태어난 집 주변에 대형 기념관이 세워졌고, 시내를 가로지르는 넓은 도로가 개통됐다.

이 도시 이름은 1924년 레닌이 사망한 직후 레닌의 이름을 따 개명한 것이다. 원래는 심비르스크였다.

그렇다면 공산주의가 무너지고 시장경제가 득세하는 지금, 그곳은 어떤 모습일까?

최근 그곳을 다녀온 홍찬식 동아일보 논설위원이 쓴 칼럼을 기반으로 살펴보자.

우선 도시 모습.

"지난 주 기차 편으로 울리야노프스크에 도착했을 때 역 주변은 한낮인데도 인적이 드물었다. 시내로 향하는 도로 위에는 낡은 노면(路面)전차가 지친 듯 느리게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전차는 제작된 지 30년은 족히 넘어보였다. 전차가 다니는 철로 위에는 여름 햇볕에 높이 자란 잡초들이 무성했다. 도시의 모습은 1970년대에 그대로 멈춰 있는 인상이었다."

당연히 관광객도 줄었다. 울리야노프스크에는 레닌이 살았던 4채의 주택과 레닌이 다니던 학교, 레닌 아버지의 묘지 등 레닌의 체취가 곳곳에 남아 있지만, 요즘 울리야노프스크를 찾는 관광객은 한 해 4만∼5만 명 정도라고 한다.

볼가강이 내려다보이는 생가 옆 언덕에는 레닌박물관이 조성돼 있다. 중국 장사(長沙)의 모택동(毛澤東)기념관만큼 요란스럽지는 않지만, 냉전시대에는 '사회주의의 성지(聖地)'로 불리며 전 세계에서 매일 수만명씩 몰려들던 곳이다.

그러나 지금 울리야노프스크를 찾을 동유럽 사람들이 있겠는가? 아직도 레닌을 숭배하는, 다른 도시에서 온 러시아인이 대다수다.

볼가강변에 위치한 울리야노프스크는 사실 17세기 농민운동가 스텐카 라진의 활동무대였다.

그렇다면 울리야노프스크 사람들은 이 도시를 어떻게 개발하고 싶어하는가?

한국 언론인들과 만난 모로조프 주지사는 취임 초기인 2006년에 '레닌 관광단지'를 조성해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이른바 '레닌 마케팅'을 펼쳤다고 한다. 그러나 이젠 아니다. '과거 대신 미래'를 선택한 듯했다. 그래서 그는 '교육' '경제' '저출산 대책' '한국과의 협력'을 이야기했다.

울리야노프스크 주의 타티아나 키릴로바 내무부장관은 “울리야노프스크는 문화예술이 발달한 곳으로 2020년 세계 문화수도로 지정받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며 레닌보다 이 도시의 문화예술을 앞세웠다. 다른 관계자는 “우리는 레닌을 잊은 지 오래”라며 “특히 젊은 세대는 레닌을 모른다”고 전했다.

이미 도시 모습은 레닌에서 벗어나고 있다. 외국 기업의 투자 유치에도 적극적이다. 2억2000만 달러를 투자한 맥주회사 SAB밀러스 등 20여개 외국 기업이 이미 둥지를 틀었다. 이 지역의 전투기·여객기 제조회사 아비아스타(AVIASTAR)와 항공화물운송회사 볼가·드네프르 그룹, 국제합작 맥주회사 SAB밀러사 간부들은 '러시아가 가진 기초기술과 천연자원을 어떻게 외국의 상업화 기술과 결합시킬 것인가'에 관심을 보였다.

이 지역 명문인 울리야노프스크 주립대학의 명성을 끌어올려, 다른 도시로 부터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 유학생을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중이다.

인구 감소에 시달리는 울리야노프스크 주는 1명의 자녀를 낳을 경우 신용 대출금의 25%를 탕감해주고 2자녀는 50%, 3자녀 이상은 전액 면제해주는 등 다양한 출산장려책을 펴고 있다.

레닌 뿐 아니라 그의 형제들은 모두 수재로 소문났다. 주 정부의 출산장려책으로 태어난 많은 아이들이 우수한 수재가 되었으면 한다. 레닌의 실패를 거울삼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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