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항에서 18시간만에 갈 수 있는 러 블라디보스토크
속초항에서 18시간만에 갈 수 있는 러 블라디보스토크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13.05.02 0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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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보스토크는 푸틴 대통령의 동방정책에 따라 태평양함대 모항에서 아시아·태평양의 경제 허브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속초를 떠나 블라디보스토크 항구에 입항하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게 '블라디보스토크 대교'다. 2012년 APEC 정상회의 개최를 위해 루스키섬과 연결하기 위해 건설한 것으로, 3,100m에 높이 324m, 4차선 다리인데, 세계최장의 사장교다.

강원 속초항에서 스테나 대아라인이 운영하는 1만6,500톤급의 ‘뉴 블루 오션’(New Blue Ocean)호(정원 750명)가 매주 한차례 대양을 18시간 걸쳐 달려 블라디보스토크에 오고 간다.

최근 이 뉴 블루 오션호에 탑승한 사람들에 따르면 속초항에서 12시에 출국수속을 마치고 배에 승선하면 12시 20분에 물꼬리를 남기며 바다로 떠난다. 그리고 대양으로 나가 칠흑같은 밤바다를 가르며 달린 배는 예정시간보다 늦은 이튿날 오전 11시경에 블라디보스토크항에 입항했다고 한다.

돌아오는 것은 블라디보스토크 출국수속을 거쳐 뉴 블루 오션호에 탑승한 뒤 오후 1시 10분 출항했으며 이튿날 오전 11시 속초항에 도착했다고 한다.

많은 탑승객들에 따르면 예정시간보다 늦든 빠르든 대충 속초서 12시에 떠나 이튿날 11시쯤 블라디보스토크에, 돌아오는 것은 1시쯤 떠나 속초에 오전 11시쯤 도착한다고 보면 된다고 한다. 여기에는 바다의 파도및 바람 흐름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블라디보스토크의 변신은 APEC 정상회담이 기점이다. 구소련 붕괴후 도시가 개방되긴 했지만 거리에 술주정뱅이와 중고차가 많았다. 그러나 APEC정상회의를 개최한 후 건물들이 하늘색, 노랑색, 분홍색, 민트색, 파스텔톤으로 새롭게 단장했고, 국제공항의 리모델링과 도로 확·포장, 전기선 교체와 신설, 발전소 정비, 주택건설 등으로 도시 면모를 일신했다. 무려 6,800억 루블을 투입했다고 한다.

블라디보스토크는 모스크바와 달리 구릉지대가 많다. 그래서 모스크바보다 블라디보스토크에 팔등신 미녀가 더 많다는 우스개 소리도 있다. 구릉지를 매일 걸어다니다 보니 더 날씬해졌다는 뜻이다. 특히 구릉지에 건물들이 위치해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했으며, 거리에는 차량들이 많아 곳곳에서 정체현상을 보인다. 거의 일본차 일색이지만, 간간히 한국의 현대, 기아차가 섞여 있다.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은 독수리 전망대다. 여기서는 블라디보스토크 대교와 시내를 조망할 수 있다. 또 러시아의 키릴문자를 창안한 키릴로스와 메소디우스 성인(聖人) 형제 수도사의 동상이 있으며, 철재 난간에는 러시아인들의 언약과 소원을 기원하는 열쇄 꾸러미가 메달려 있다. 마치 서울의 남산처럼. 또 해양공원에도 러시아 젊은이들과 가족들이 많이 붐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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