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청 유전개발사업엔 열린우리 서혜석 의원도 관여
철도청 유전개발사업엔 열린우리 서혜석 의원도 관여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05.04.11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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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청의 러시아 유전개발에는 이미 알려진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인 이광재의원외에 열린우리당 비례대표인 서혜석 의원과 여당의 강원도당 후원회장인 황모씨도 관여했다고 한나라당 권영세 의원이 10일 주장했다.

권 의원은 KCO와 유전사업을 계약한 러시아 알파에코사가 작년 9월 16일 철도청의 법률대리인이었던 W법무법인에 보낸 팩스 공문을 근거로 이같이 말했다.

팩스 수신인인 ‘헤이젤 서’(Hazel Suh)가 W법무법인 대표인 서 의원이며, 황씨는 W법무법인의 고문이라는 것이다. 서 의원은 지난 1월 비례대표를 승계했다.

서 의원과 황씨는 KCO에 계약금을 대출해준 우리은행과도 인연이 있었다. 서 의원은 2004년 초까지 우리은행의 사외이사, 황씨는 2002~ 2003년 우리카드 대표였다.

하지만 두 사람은 “대출과정과 전혀 관계 없고, 전혀 의혹 살 일을 한 일이 없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원래 알던 사이인 철도청 박모 본부장의 의뢰를 받았다”고 했다. KCO와 알파에코는 작년 9월 3일 계약했고, 철도청은 이후 KCO의 지분을 인수했다. 9월 10일쯤 박 본부장이 찾아와 계약이 문제가 없는지 실사(實査)해 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서 의원은 “살펴보니 계약에 문제가 많았고,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11월 초 철도청에 냈다”고 말했다.

고문 황씨는 작년 4월 총선 무렵 함께 여당 민생경제특별본부 간부를 지낸 인연으로 영입됐다고 했다. 황씨는 “강원도당 후원회장은 학교 선배인 이창복 전 도당위원장 부탁으로 맡았고, 이광재 의원과 전혀 상관없다”며 “나와 철도청 일은 무관하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 이광재의원을 비롯한 권력주변 인사들이 직간접으로 관여한 것으로 드러나는 가운데 왕영용 한국철도교통진흥재단 이사장(철도공사 사업개발본부장)은 10일 기자회견을 자청, ‘러시아 유전사업을 이광재 의원이 제안했다’는 발언을 한 일이 있다고 시인했다. 그러나 재단이 설립한 합작기업 코리아크루드오일(KCO) 허문석 대표에게 들은 말을 전한 것뿐이라고, 책임을 허씨에게 돌렸다. 왕 이사장은 지난해 8월 유전사업과 관련한 철도청 정책토론회 말미에 “사업에 힘을 싣기 위해” 이 같은 취지로 참석자들에게 얘기한 게 와전된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이광재 의원 개입설’의 진위는 지난 6일 인도네시아로 출국한 허씨가 귀국해야 판가름날 전망이다. 허씨 가족은 “(허씨가) 당초 10일 귀국한다고 했는데 좀 늦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왕 이사장은 또 “모든 건 내 책임”, “철도청장 등 다른 간부들은 잘 모르는 내용”이라는 등 모든 걸 떠안고 가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왕 이사장은 이 의원을 처음 만난 시기에 대해 9월 중순~말 사이라고 했다가 나중에 “10월 중순~말이 맞다”고 정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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