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게이트와 관련해 모 인터넷 언론이 던진 의문 어떻게 생각하세요?
오일게이트와 관련해 모 인터넷 언론이 던진 의문 어떻게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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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5.06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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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오일게이트". 조선일보가 세명의 사업자에 대하여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된 그것은 오일게이트로 될 운명을 띠고 있었다. 그들은 애초부터 그것을 "게이트"로 만들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조선일보와 궤를 같이하는 정치세력들은 이 비밀기획을 통하여 선거를 앞두고 권력형 비리로 몰아세우고 싶어했으며, 또한 동북아균형자론에 결정타로 삼기를 원했다.

물론 모든 권력관련 사업에는 문제가 개입될 소지가 있다. 이번 사건처럼 민간투자자가 개입된 사건은 더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사할린 유전개발문제의 성격은 그렇게 단순한 것이 아니었다. 필자의 판단에 이 문제는 여러가지 차원이 복합되어 있다.

러시아와의 관계상 정부가 이 문제를 까발릴 수도 없는 일일 것이라 짐작되는데, 그것에는 권력형 비리나 부조리의 가능성 뿐만 아니라 국제정치의 치열한 각축전이 개입되어 있다.

필자가 알기로 사할린 유전개발사업은 이면에 남-북-러의 삼각협력체제에 대한 꿈이 들어 있다. 그것은 연해주에서 '고려인 정착촌 건설 사업'과 연결되어 있는데, 푸틴의 지원하에 이루어진 사업이다. 말하자면 이 사업은 북한을 둘러싼 동북아 국제정치의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사할린 유전개발사업은 바로 이 사업추진에 필요한 한국측에 대한 자금지원방법으로서 계획된 것이었으리라는 것이 필자의 짐작이다. 러시아와의 협력합작사업을 북한의 관여하에 수행해야 하는데, 미국의 견제가 심한 마당에 거대한 프로젝트의 추진에 소요되는 자금을 동원할 방법이 없었고, 그 방법으로 사할린 유전개발권을 한 대북전문사업가에게 넘기는 방식으로 그 길을 마련하였다는 생각이다.

구체적으로, 문제의 실상은 사할린 유전개발권까지는 받았는데, 개발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일이었고, 여기에 이를 추진하기 위한 주체가 정비되었어야 했으며, 한편으로 철도청이 정부측 대표로 참여하여 대출을 추진하고, 다른 한편 민간회사를 설립하여 투자를 유치하는 가운데 권력과 은행이 결합되게 된 것이라 보면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모두가 조선일보식으로 문제에 접근하다 보니 권력과 민간업자가 짜고 사기친 사건이 되었다는 식이니 문제가 전체적으로 조명될 기회도 없게 마련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 사건의 이해에 중요한 질문들을 아무도 질문하지 않게 된다. 미리 말하자면 사실 이런 질문들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처음부터 게이트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으므로 이런 질문들은 제기된 적이 없었다.

첫째, 조선일보는 처음부터 단순히 의혹제기로만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조선일보는 수많은 정보를 비축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는 어디서 그런 정보를 입수하였을까 ? 우선 이것이 궁금했다.

둘째, 이 사건은 사실상 러시아가 유전개발권은 내어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유전개발허가를 내주지 않아서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유전개발사업권을 받아서 러시아측 석유회사와의 협력하에 유전개발허가를 얻도록 되어 있었는데, 무슨 일인지 러시아가 기한내에 이 허가를 내 주지 않았다는데 의문점이 있는 것이다. 러시아는 왜 그랬을까 ?

푸틴은 왜 사할린 유전개발권을 주었으면서도 막상 막판에 가서는 유전개발허가를 내주지 않았을까 ? 그것은 푸틴의 결정이었을까, 아니면 러시아측 석유회사의 단독결정이었을까 ? 아니면 남-북-러 협력관계를 차단하기 위한 미국의 막후공작이 개입된 것일까 ?

이런 질문이 머리를 계속 맴돌고 있는 사이에 새로운 뉴스가 들어왔다. 러시아는 북한이 핵실험을 하는 경우 안보리 회부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뉴스였다.

이 두가지 뉴스 사이에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것일까 ? 물론 러시아는 그렇다고 무조건 안보리에서 북핵문제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으므로 이를 급격한 입장변화로 볼 필요는 없는 것이었다.

다만 러시아는 이 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갖고 있을까 하는 질문이 던져져 있던 차에 이제 러시아의 입장에 대해 들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소위 유전게이트와 러시아의 북핵안보리회부 찬성뉴스 사이에 가능성 수준 이외의 필연적인 연관성을 부여할 필요까지는 없을 것이다.

러시아는 6자회담틀하에서 중국이 미국과 협력하는 분위기 하에서 그동안 한국이 의존해 온 유일한 돌파구 역할을 하였다. 남북정상회담이라든가 군사협력추진문제라든가 유엔안보리에서의 한국입장 지지라든가 하는 문제에서 한국은 절실히 러시아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었다. 그런 러시아가 왜 사할린 유전개발허가를 내주지 않아서 한국정부를 난처하게 만든 것일까 ?

러시아와의 관계가 중요한 이상 사실 푸틴과 이런 합의가 있었다고 사실대로 발표함으로써 거꾸로 푸틴의 입장을 어렵게 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있는 일인 만큼 사건의 국제정치적 성격은 누구에 의해 제기되기도 조명되기도 어렵게 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만약 이 사건에 미국이 배후에서 개입되었다면 그 가능성은 몇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첫째는 부시정권이 대북압박의 일환으로 푸틴에게 이 삼국협력사업을 무력화하기 위해 압력을 행사하였을 가능성이다. 예를들어, 만일 한국에 유전개발사업허가를 내주면 러시아로부터 들여오는 원유수입량을 줄이겠다고 협박하였을 수도 있고, 다른 조건을 협박수단으로 내세웠을 수도 있다.

둘째는 부시정권이 아니라 동북아에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세력이 석유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유태인 사업가 등을 동원하여 푸틴에게 압력을 가했을 가능성도 생각할 수 있다. 이경우는 정치적인 단위를 넘어 국제자본의 움직임의 차원에서 특정세력의 자본가의 푸틴에 대한 압박으로 가정한 가설설정이다.

이러한 문제제기들은 구체적이지 못하고 탄탄하지 못한 것임에 틀림없지만 그래도 소위 유전게이트에서 아직까지 아무도 던지지 않고 있는 질문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는데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자임한다.

조선일보는 관련정보를 미국으로부터 받았을까 ? 또한 러시아의 푸틴대통령이 유전개발허가를 내 주지 않은 것은 무엇때문일까 ? 미국의 국가부문의 공작으로 인한 것인가, 아니면 국제자본의 음모 때문인가 ? 한반도에 전쟁위기가 깊어가고 있는 지금, 권력형 부조리 가능성에만 온통 정신이 팔릴 것이 아니라 조선일보가 계속 감추고 있는 이들 문제에 대해서 우리의 생각을 집중할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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