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흐 그렇지요..러시아와 한국 군대는 비슷?
흐흐 그렇지요..러시아와 한국 군대는 비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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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10.22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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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위도(Black Widow)란 원래 수컷을 잡아먹는 암컷 독거미의 별칭이다. 검은 과부란 직역과 맞아떨어진다. 국제정치에서 블랙 위도라고 하면 검은 천으로 온몸을 감싼 무슬림 과부를 말한다. 구체적으로는 흔히 러시아 군대에 남편을 잃고 자살폭탄 테러리스트가 된 체첸의 젊은 미망인을 지칭한다. 지난 9월 북오세티야 베슬란 초등학교에서 인질극을 벌인 체첸 테러리스트 가운데도 블랙 위도가 포함돼 있었다.

베슬란 인질 사건이 참사로 끝난 직후 체첸의 러시아 군인들은 대대적인 블랙 위도 사냥에 나섰다. 블랙 위도가 될 가능성이 있는 전쟁 미망인에 대한 가혹한 검거 사태였다. 새벽 시간에 10여명이 들이닥쳐 가족을 구타하고 미망인을 골라 잡아갔다. 몇명이 잡혀갔는지, 그들의 생사가 어떻게 됐는지는 알기 힘들다. 일부는 체첸의 수도 그로즈니의 전쟁 폐허 더미에 버려진 채 발견됐다. 대개 온몸에 멍이 들고 칼자국이 나 있다. 매우 드물게 살아 돌아온 경우 실어증에 걸리는 등 제정신이 아니라 무슨 일을 당했는지 증언하지 못한다. 러시아군의 이 같은 마녀사냥 행태는 국제사회에서 반인륜적 폭력으로 지탄받았다.

그런데 국제인권감시기구(Human Rights Watch)의 20일 보고서는 러시아 군인 역시 폭력의 피해자임을 호소하고 있다. '러시아 군대의 불법 행태'란 보고서는 비인간적인 가혹 행위로 가득하다. '라이터 불로 면도하기'는 고참이 신참의 수염을 태우는 체벌이다. 낮 시간 동안 신참은 면도할 시간이 없을 정도로 심부름과 얼차려에 시달린다. 한밤중에 면도하러 화장실에 갔다 붙잡혀 젖은 수건을 감은 쇠파이프 몽둥이 찜질을 당한다. 결국 면도를 하지 못한 얼굴로 나타나면 고참이 불로 수염을 그슨다.

한국사를 전공한 러시아 출신 박노자(오슬로대)교수는 "군대 내의 폭력문화, 사회 전반의 군사문화라는 점에서 러시아와 한국은 닮았다"고 말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고, 누구도 원치 않는 폭력이 악순환되는 구조다. 경기도경찰청 기동대 의경의 가혹행위는 아직도 여전한 악순환의 편린이다. 휴먼라이츠워치 기준에 따르면 한국은 "최근 인권상황이 많이 개선됐으나 아직 부족"하다.

오병상 런던 특파원 ob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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