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러시아에 소개해온 영화감독 바딤 김
한국을 러시아에 소개해온 영화감독 바딤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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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2.18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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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영화제와는 달리 모스크바 사쿠라영화제는 ‘아시아의 정체성’을 주제로 엽니다.”

오는 3월20일 러시아의 모스크바 고리키 영화스튜디오에서 열리는 제1회 ‘모스크바 사쿠라 국제영화 페스티벌’에 참가할 한국영화를 섭외하기 위해 영화제 총지휘를 맡은 바딤 김(50)이 14일 한국에 왔다. 부모가 스탈린 치하 고려인 강제이주 1세대인 바딤 김은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출신의 교포 3세. 모스크바 영화대학으로 유학을 온 뒤 모스크바에 거주하고 있다.

“영화제가 첫회라고 하지만 사실 연륜이 있는 영화제입니다. 소련이 붕괴되기 전인 1968년부터 20년 동안 타슈켄트에서 아시아를 주제로 한 영화제가 있었지요.”

타슈켄트 영화제는 소련 정부의 지원을 받아 라틴아메리카와 아시아, 아프리카 등 제3세계를 주제로 열렸다. 그러나 소련이 붕괴되자 지원이 끊겨 문을 닫게 됐다.

지난해 러시아 문화부가 영화제를 위해 펀드를 만들었고 몇몇 기업가가 지원을 해 올해 영화제를 열게 됐다. 20세기 초 러일전쟁을 치른 이후 러시아 사람들에게 동양을 대표하는 말이 된 ‘사쿠라’를 영화제 이름으로 삼았다.

이두용 감독이 심사위원장을 맡을 예정인 이번 영화제는 극영화,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단편영화 등 4개 부문으로 나눠 치러지는데 경쟁부문에는 모두 14편의 작품이 출품된다. 한국 극영화는 2편 정도 초청할 예정으로 ‘태극기 휘날리며’가 물망에 올라있다. ‘태극기…’는 러시아에 ‘삼팔선’이란 제목으로 개봉돼 인기를 끌었다는 게 김 감독의 전언.

그는 ‘아시아의 전통과 예술’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영화제가 동아시아, 중앙아시아와 유럽의 예술영화가 한자리에 모이는 마당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영화제를 예술영화 축제로 키우기 위해 할리우드식 상업영화는 초청하지 않았다고 했다.

고려인과 한국 관련 다큐멘터리 50여편을 제작해온 김감독은 중앙아시아를 돌아다니며 제작한 다큐멘터리 ‘스탈린시대 고려인 강제이주’로 한국의 전파를 탔으며, 지난 2003년에는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다큐가 한국에 소개됐다.

그가 운영하는 모스크바의 다큐멘터리 스튜디오에서 최근 제작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한국을 러시아에 알리는 ‘15분물 12부작 다큐’. 추석, 김치, 태권도, 선물, 고속철도 등을 주제로 꾸미고 있다고 했다.

“이번 영화제에 한국의 젊은 감독과 시나리오 작가, 배우들이 많이 참가해 아시아의 정체성과 아시아 영화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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