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21 Red'로 명명된 이 약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알코올 과학(Spirit Sciences)'사(社)의 모스크바 지부에서 일하는 러시아 학자들이 개발했다. 소련 시절 '적'과 상대하는 KGB 요원들을 술에 취하지 않도록 하는 약(RU-21)을 만들기 위한 비밀 알코올 연구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학자들이다.
스파이들이 약을 먹은 뒤 상대를 만취하게 만들어 기밀을 캐내기 위한 작전이었다. 이번엔 이 기술을 응용, 오히려 술에 잘 취하는 약을 만들었다.
학자들은 "포도 덩굴 추출액을 주성분으로 하는 RU-21 Red를 복용하면 알코올의 산화 과정이 느려져 소량의 술을 마셔도 취한 상태가 오래 지속된다"고 주장한다. 또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과다 음주로 인한 알코올 중독까지 막을 수 있다"고 자랑한다.
그러나 학자들은 이 약이 자칫 '밤을 즐기는 약'으로 남용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시판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학자들이 앞서 개발한 RU-21은 미국과 영국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판권을 가진 미국회사와 국내 시판 계약을 했다.
모스크바=유철종 특파원 cjyo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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