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의 겨울과 비즈니스-매경 펌
시베리아의 겨울과 비즈니스-매경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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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2.25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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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독한 추위와 끝없이 쌓여 있는 눈, 광활하게 펼쳐지는 숲과 보드카 등이 시베리아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다. 그러나 정작 시베리아에는 2000만명이 넘는 인구에 백화점, 오페라극장, 인터넷카페, 휴대폰 사용이 일상화돼 있다.

시베리아뿐만 아니라 러시아에서 가장 뒤떨어진 분야로 서비스 분야를 들 수 있다. 이는 외국인이 가장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분야로 '어떠한 유ㆍ무형의 서비스도 기대하지 말아야 속 편하다'가 정답이다. 괜히 기대했다가 그로부터 오는 스트레스와 상실감이 크기 때문이다.

고객을 상대로 한 상냥한 웃음, 친절한 미소는 절대 없다. 단지 무례함과 무뚝뚝함이 있을 뿐이다. 호텔에서 리셉션에 서비스 때문에 따지다가는 추운 날 쫓겨날 수도 있다.

외국인 아이들 교육을 위한 학교, 병원, 거주단지 등 편의시설도 전혀 없다. 그래도 주정부에서 외국인 대규모 투자유치를 부르짖고 있다. 일반 생필품을 제외한 모든 제품은 모스크바보다 더 비싼 편으로 외국인들에게는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가격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다.

영하 30도를 오르내리는 추운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길거리에는 새벽부터 맥주 병이나 보드카 병을 들고 다니며 술 마시는 젊은이들이 흔하니 밤거리를 활보하기에는 꺼림칙하다. 특히 동양인은 눈에 잘 띄기 때문에 술에 취한 젊은이들의 표적이 되기 쉽다.

아파트는 세워진 지 10년 이상은 보통이고 외국인 전용 거주지역이나 단지는 아직 없어 치안 문제가 여전히 외국인들의 주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아울러 일반인들이 흔히 생각하는 시설의 사무실 임차는 거의 불가능하다. 오래된 건물이 대부분이라 케이블 인터넷 사용에는 한계가 있으며, 최근 생겨나고 있는 최신 건물은 이미 포화상태로 월 임차료도 ㎡당 35달러를 넘는 것이 보통이다. 통신시설도 열악해 신규 전화라인을 배정받으려고 해도 최소한 1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

인터넷도 전화선을 통한 사용이 80%에 가까워 빠른 속도에 익숙해진 외국인에게는 아쉽지만 그래도 감지덕지할 뿐이다. 게다가 케이블 인터넷 전용선도 장소에 따라 한정돼 보급될 뿐더러 설치ㆍ이용료가 워낙 비싸고 종량제다.

따라서 웬만한 기업조차 인터넷을 통한 파일 다운 용량을 제한하고 있어 개인적으로 인터넷을 통한 영화나 음악감상은 꿈에 가깝다.

외국인들에게 오랫동안 동토의 땅으로 남아 있던 시베리아의 생활이 쉽지 않은 곳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모든 생활에서 외국인이 기준을 삼을 만한 지표가 없고, 관료들은 연일 새로운 규칙을 쏟아내고 일선에서는 모든 것을 자의로 판단한다.

19세기와 21세기의 다양함과 무규칙이 공존하는 시베리아 현실에서 외국인들은 따스한 햇볕이라도 드는 날이면 그래도 시베리아에 밝은 미래가 펼쳐치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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