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슬라브주의와 유럽주의의 갈림길서 푸틴의 선택은?
러시아 슬라브주의와 유럽주의의 갈림길서 푸틴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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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7.22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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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전통적으로 슬라브주의가 유럽주의가 충돌해왔다. 러시아의 전통을 지키고 이를 키워나가자는 게 슬라브주의고, 유럽식 문명된 사고를 받아들여 소화하자는 게 유럽주의다.

러시아는 짜르시대부터 유럽식 사고를 받아들여 개혁개방을 행한 뒤 다시 러시아 전통을 찾아가는 반복적 행태를 보여왔다.

구소련 붕괴후 서방식 민주화와 시장경제를 채택해온 러시아는 최근 구 소련권 국가에서 색깔 혁명 혹은 시민혁명이 잇따르자 슬라브주의를 강조하는 문턱으로 다가가고 있다. 맨 앞줄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서 있다.

푸틴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 지도자들은 러시아 내 민주화 운동 단체에 대한 서방의 지원을 잇따라 경고했다. 정부는 국민의 '애국주의' 정서를 키우기 위한 프로그램을 추진키로 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일 "국내 정치.사회운동 단체들의 활동에 대한 서방의 지원을 절대 허용치 않겠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내 인권운동단체.비정부기구(NGO) 대표들을 크렘린으로 불러 직접 못박았다.

러시아 정치분석센터 뱌체슬라프 니코노프는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옛 소련권에서 일어난 민주주의 혁명이 러시아에서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와 연관돼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내의 민주주의 운동을 지원하던 '소로스' 재단 모스크바 지부는 러시아 정부의 탄압에 밀려 올해 4월 완전 철수했다. 소로스 재단은 2003년 그루지야 '장미혁명', 지난해 우크라이나 '오렌지 혁명'에 거액의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다.

미하일 프랏코프 총리는 18일 '애국심 함양 5개년(2006~2010년) 계획'을 승인했다. 러시아 정부가 대규모 예산을 들여 국민의 애국심을 높이기 위한 각종 사업을 5년에 걸쳐 추진한다.

러시아 정부는 이 프로그램에 모두 1750만 달러(약 185억원)를 쏟아부을 예정이다. 정부 예산에서 대부분의 자금을 충당하고 일부는 기업인들로부터 '애국세' 명목으로 기부도 받을 계획이다.

사업 내용은 다양하다. 애국주의적 내용을 담은 음반.방송 프로.영화.연극 등을 제작하고 서적을 출판하며 국기.국가 문장(紋章) 등 상징이 사용되는 컴퓨터 게임도 개발한다. 초.중.고 교육과정에서 기초 군사교육을 부활하고, 젊은이들의 애국심 함양을 위한 캠프도 늘릴 계획이다.

대표적인 예가 '나슈(우리들의)' 등 애국주의 청년조직 지원이다. 나슈는 지난주부터 모스크바 근교의 휴양소를 빌려 대규모 여름 수련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약 3000명의 청년이 모여들었다. 대통령 행정실이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 청년 조직은 국내 반정부 세력과 서방의 압력으로부터 푸틴 대통령을 방어하는 것을 활동 목표로 하고 있다.

모스크바=유철종 특파원 cjyo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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