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사우나’로 러시아 시장을 공략해낸 남자가 그 독특한 성공 비결을 글로 정리해 화제다. 이동훈(39) 현대상선 모스크바지사장이 주인공. 그가 최근 현대상선의 ‘해외주재 보고서’에 공개한 ‘러시아 비즈니스 경험담’이다.
이 지사장은 “빵 살 돈은 없어도 꽃 살 돈은 가지고 다니는 게 러시아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매년 ‘여성의 날’이 다가오면 거래처 여직원들을 위해 한 달 접대비를 모두 털어 꽃을 준비해 왔다”고 했다. 그의 수첩에는 여성의 날 꽃 선물할 대상인 100여명의 리스트가 빼곡하다.
그는 “꽃값 비용으로 3000달러 이상 족히 든다”며 “접대비를 꽃값으로 모두 쓰게 돼 3월에는 아예 거래처와의 외식을 줄이고 집에서 도시락을 싸와 먹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지사장은 ‘바냐’라고 불리는 러시아 사우나 접대가 중요하다고 했다. “현지 비즈니스 파트너와 바냐를 함께 다닐 정도라면 인간적인 장애물은 없다”고 그는 말했다.
“러시아인과 인간적인 신뢰가 쌓이면 안 되는 일이 없어요. 한 번은 도저히 회수가 불가능했던 컨테이너 210개(약 50만달러)의 문제를 보드카 마시는 자리에서 하소연했더니 상대가 곧바로 전화를 해 회수한 일도 있었습니다.”
모스크바=정병선특파원 [ bs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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