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로 고국에 돌아온 솔체니친의 아들
피아니스트로 고국에 돌아온 솔체니친의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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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2.09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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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지금 가장 뜨고 있는 사람은 노벨문학상 수상자 알렉산드르 솔제니친(87)이라고 할 만하다. 칩거 중이던 솔제니친이 자신의 대표작 ‘제1원’의 TV 시리즈물 시나리오를 직접 쓰면서 관심을 집중시키더니, 이번엔 사람들 관심 밖에 있던 그의 아들이 미국에서 피아니스트로 성공해 돌아와 고국 무대를 휘어잡았다.

최근 필라델피아 챔버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러시아 문화예술의 고향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지휘자와 피아니스트를 넘나들며 공연을 펼쳐 관객들을 사로잡은 아들은 이그나트 솔제니친(33). 1974년 솔제니친 일가족이 소련 정부로부터 강제 추방당할 때 세상에 태어난 지 18개월된 유아였던 그는 1m83의 훤칠한 키에 미남으로 자라 돌아왔다. 그는 영역은 다르지만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밝혔다.

“나는 솔제니친이라는 성을 자랑스럽게 여겨왔다. 아버지가 이뤄낸 업적을 능가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그나트 솔제니친이 무대에서 쇼스타코비치 피아노 콘서트 1번을 연주하자 관객들은 깜짝 놀랐다. 그저 대문호의 아들이기에 유명해졌다고 여겼던 사람들은 그에 대한 편견을 버려야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 많은 러시아 관객은 “훌륭한 예술가인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예술적 상상력이 그의 음악이 성장하는 데 자양분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그나트는 솔제니친의 세 아들 중 둘째다. 이그나트는 “난 한 번도 소설가가 되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다”며 “아버지가 걸어온 작가의 길이 너무 힘들게 보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아버지의 작품은 모두 읽었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모스크바=정병선특파원 [ bs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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