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즈네프 전 서기장이 교황 암살 지령(?)
브레즈네프 전 서기장이 교황 암살 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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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3.05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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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저격사건에 옛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가 깊숙이 개입했다고 이탈리아 의회 조사위원회가 밝혔다.

하지만 이 해묵은 주장에 대한 새로운 근거는 전혀 없으며, 이탈리아 사회주의 세력을 견제하려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정치적 의도가 짙게 깔려 있어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3일 지적했다.

이탈리아의 한 신문에 공개된 30쪽 분량의 조사위 최종 보고서에 따르면, 레오니트 브레즈네프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직접 지령으로 KGB 산하 군 정보국(GRU)은 불가리아·동독 정보기관과 함께 터키인 알리 아그자가 1981년 5월 13일 바티칸 성베드로광장에서 교황을 저격하도록 음모를 꾸몄다. 아그자는 저격 혐의로 이탈리아에서 약 20년간 복역하고 올 1월 풀려났다가 터키 언론인 암살 혐의로 다시 수감됐다.

당시 KGB는 요한 바오로 2세가 고국인 폴란드의 민주화 운동을 지지함에 따라 동유럽 혁명 도미노가 일어날 것을 우려해 교황 암살계획을 기획했으며, 불가리아 정보기관은 사건 은폐 역할을, 동독 비밀첩보기관 슈타지는 허위 정보로 조사를 방해하는 역할을 각각 맡았다고 조사위는 결론지었다.

이에 대해 불가리아 정부와 러시아 외무부는 즉각 “환상과 가설로 가득한 어처구니없는 주장”이라며 부인했다. 조사위를 이끄는 파울로 구찬티가 집권당 ‘포르차 이탈리아’ 소속인 점과 선거 때마다 색깔론을 제기해 반사이득을 거둔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전력을 감안하면 이번 발표 역시 ‘정치 쇼’라는 시각이 이탈리아 내에서 팽배하다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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