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멋 - 다차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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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7.25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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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 사는 러시아인의 생할 중 빠질 수 없는 부분은 바로 '다차 (ДАЧА)'라고 불리는 별장일 것이다. 별장이라는 표현을 쓰지만 우리가 갖고 있는 별장의 개념으로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다차의 기원과 러시아인의 성격이 결합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현재 러시아 다차의 기원은 소비에트시절부터라고 볼 수 있다. 집단농장만으로는 충분한 음식이 공급되기 힘들었기에 소련시절의 주요한 국영기업, 산업 종사자들에게 땅을 나누어주었고 주말을 이용해 직접 경작을 해 식량부족을 해소하려고 하였다.

당시 다차가 위치한 토지는 국가소유였기 때문에 제한된 양 이상의 경작행위나 잔디를 심는다는 등의 행위를 할 경우 토지를 박탈당하기도 했지만 1가구당 1채의 다차를 허가함으로써 많은 수의 사람이 우리에게는 부의 상징인 별장을 가질 수 있었다.

통계에 따르면 모스크바 시민들 중 30% 이상이 다차를 소유할 정도로 일반적이다. 우리네 별장 개념과는 다른 또 한가지 특성은 다차는 독립적인 공간에 세워지지 않고 마을을 이룬다는 것이다. 수백 채의 다차가 모여 커뮤니티를 만들고 그 안에서 다차이웃이 생긴다.

즉 우리식으로 생각하자면 별장의 개념과 주말농장의 개념이 합해진 것이 다차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모스크바나 상트 페테르부르그 같은 대도시 지역의 단독주택 비율은 제로에 가깝고 러시아인 특유의 자연속에서 살고 싶어하는 정서 때문에 다차에 대한 애정은 우리의 상상 이상이다.

봄이 오고 날씨가 따뜻해질수록 주말 고속도로와 교외도로는 DIY 상품을 구매해 지붕에 묶고 다차로 향하는 차량으로 정체를 이룬다. 교외 곳곳에는 다차를 보수하고 꾸밀 수 있는 다차 전문시장이 활기를 띤다.

기본적인 공사 후에는 주말을 이용해 조금씩 다차를 꾸며나가는 것을 인생의 낙으로 생각하는 마니아층에서부터 아이들을 위해 다차 내 풀장을 만들고 밭을 일구는 사람들이나 은퇴 후 노후를 보내는 노인들까지 다양한 층이 다차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혹독한 러시아의 겨울에도 사람들은 다차로 모여든다. 대부분 평지로 이루어진 모스크바와는 달리 숲이 우거져 있고 구릉이 형성돼 있는 다차지역에서 스키와 사우나를 즐기려는 것이다.

오후의 야외할동 후 저녁에 벽난로나 부엌에 모여 보드카를 마시며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꽃을 피운다. 도시에 사는 러시아인에게 다차는 마음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모스크바 = 현대종합상사 모스크바지사 근무 백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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