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미술 시장을 움직이는 사람들
러시아 미술 시장을 움직이는 사람들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08.10.09 06:22
  •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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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미술시장의 큰손은 역시 올리가르히다. 영국 축구팀 첼시의 구단주이자 석유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42)와 우크라이나의 철강 재벌 빅토르 핀축(47)이 대표적. 아브라모비치는 올 상반기 미술경매에서 세계 최고가를 기록한 프랜시스 베이컨의 850억원짜리 작품을 구입했다. 러시아 풍경사진전, 우즈베키스탄 사진전 등 이 지역 미술행사의 후원자로도 나서고 있다. 핀축은 데미언 허스트, 제프 쿤스, 안드레아 구르스키의 작품을 사들이고 있다.

이들을 향한 다양한 아트 행사가 모스크바에서 줄을 잇고 있다. 2007년 모스크바에서는 두 번째 ‘컨템포러리 아트 비엔날레’가 열렸고, 2008년 3월엔 제7회 ‘모스크바 사진 비엔날레’, 5월엔 러시아 대표 아트페어인 제12회 ‘아트 모스크바’가 열렸다. 옛 포도주 공장 자리에 갤러리 10여 곳과 작가 작업실들이 들어선 모스크바의 예술촌 ‘빈자보드’ 역시 컨템포러리 미술의 산실로 자리 잡았다.

러시아는 로모 카메라의 탄생지답게 사진작품이 강세다. 러시아의 미술 전문잡지 ‘아트 크로니카’ 올 1월호에 발표된 당대 50명의 미술계 유력자에 포함된 미술가 중 대다수가 사진가다. 50대 작가 그룹 AES+F, 블리지슬라프 마므이셰프 몬로, 그리고 알렉 쿨릭(47), 아나톨리 아스몰롭스키(40), 드미트리 구토프(48) 등 60년대생 작가들이 모두 사진에 기반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AES+F’가 돋보인다. 지난해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스타가 된 모스크바의 미술가 그룹이다. 베니스 비엔날레 때 공개된 ‘최후의 반란’이 고스란히 서울에 들어왔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11월 5일까지 열리는 미디어아트 비엔날레에서 볼 수 있다. 예브게니 스비야츠키가 대표로 언론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미술은 아직 20세기 초 근대 작가와 사회주의 체제 시절 서구로 망명한 작가들이 대세다. 지난해 세계 미술시장 전문지 아트프라이스가 발표한 세계 500대 작가 중 200위권에 든 러시아 작가는 곤차로바(49위)·칸딘스키(56위)·소모프(61위) 등 11명으로 모두 근대 작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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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희 2008-10-09 06:27:35
AES+F의 네 멤버는 50대 장년층이다. 그래서인지 ‘최후의 반란’은 장중한 비극으로 읽힌다. 옛 소련 붕괴 등 격동기를 살아온 이들이 세계의 끝, 이데올로기와 역사의 끝을 시각화한 것처럼 보인다.

‘최후의 반란’은 디지털 사진 수천 장을 이어 만든 19분25초짜리 영상이다. “이 작품은 디스토피아, 묵시록에 가깝다. 피흘리지 않는 비현실성, 춤추는 듯한 슬로 모션, 어쩐지 에로틱한 포즈를 통해 스스로 어딘가 저항하는 이미지를 나타내고자 했다.”

또 볼쇼이 발레학교 학생 45명이 모델로 활약해 절도 있는 동작을 보여줬다. 마치 세상의 끝을 맞은 영웅의 최후처럼.

이들은 요즘의 시각문화를 ‘신바로크주의’라고 정의한다. 극단적 이미지의 과잉이라는 얘기다. 그래서 이번 작품의 영감은 ▶카라바조·티에폴로같은 바로크 거장들 ▶1930∼50년대 러시아 전체주의 예술 ▶컴퓨터 게임과 액션 영화에서 얻었다고 말한다.

이진희 2008-10-09 06:27:41
예브게니 스비야츠키는 1980년 모스크바 판화학교를 졸업했다. 전공은 그래픽 아트, 지금도 손 드로잉보다 태블릿PC로 그리는 게 더 익숙하다.

87년 스비야츠키는 건축을 전공한 타티아나 아르자마소바(53)와 레프 예브조비치(50) 부부의 극장 리모델링 작업 도록 제작을 함께하게 됐다. 세 사람의 이니셜을 따 만든 AES 그룹의 출발이다. 95년 사진가 블라디미르 프리드케스(52)의 합류로 AES+F가 됐다.

이진희 2008-10-09 06:27:35
AES+F의 네 멤버는 50대 장년층이다. 그래서인지 ‘최후의 반란’은 장중한 비극으로 읽힌다. 옛 소련 붕괴 등 격동기를 살아온 이들이 세계의 끝, 이데올로기와 역사의 끝을 시각화한 것처럼 보인다.

‘최후의 반란’은 디지털 사진 수천 장을 이어 만든 19분25초짜리 영상이다. “이 작품은 디스토피아, 묵시록에 가깝다. 피흘리지 않는 비현실성, 춤추는 듯한 슬로 모션, 어쩐지 에로틱한 포즈를 통해 스스로 어딘가 저항하는 이미지를 나타내고자 했다.”

또 볼쇼이 발레학교 학생 45명이 모델로 활약해 절도 있는 동작을 보여줬다. 마치 세상의 끝을 맞은 영웅의 최후처럼.

이들은 요즘의 시각문화를 ‘신바로크주의’라고 정의한다. 극단적 이미지의 과잉이라는 얘기다. 그래서 이번 작품의 영감은 ▶카라바조·티에폴로같은 바로크 거장들 ▶1930∼50년대 러시아 전체주의 예술 ▶컴퓨터 게임과 액션 영화에서 얻었다고 말한다.

이진희 2008-10-09 06:27:41
예브게니 스비야츠키는 1980년 모스크바 판화학교를 졸업했다. 전공은 그래픽 아트, 지금도 손 드로잉보다 태블릿PC로 그리는 게 더 익숙하다.

87년 스비야츠키는 건축을 전공한 타티아나 아르자마소바(53)와 레프 예브조비치(50) 부부의 극장 리모델링 작업 도록 제작을 함께하게 됐다. 세 사람의 이니셜을 따 만든 AES 그룹의 출발이다. 95년 사진가 블라디미르 프리드케스(52)의 합류로 AES+F가 됐다.

이진희 2008-10-09 06:27:35
AES+F의 네 멤버는 50대 장년층이다. 그래서인지 ‘최후의 반란’은 장중한 비극으로 읽힌다. 옛 소련 붕괴 등 격동기를 살아온 이들이 세계의 끝, 이데올로기와 역사의 끝을 시각화한 것처럼 보인다.

‘최후의 반란’은 디지털 사진 수천 장을 이어 만든 19분25초짜리 영상이다. “이 작품은 디스토피아, 묵시록에 가깝다. 피흘리지 않는 비현실성, 춤추는 듯한 슬로 모션, 어쩐지 에로틱한 포즈를 통해 스스로 어딘가 저항하는 이미지를 나타내고자 했다.”

또 볼쇼이 발레학교 학생 45명이 모델로 활약해 절도 있는 동작을 보여줬다. 마치 세상의 끝을 맞은 영웅의 최후처럼.

이들은 요즘의 시각문화를 ‘신바로크주의’라고 정의한다. 극단적 이미지의 과잉이라는 얘기다. 그래서 이번 작품의 영감은 ▶카라바조·티에폴로같은 바로크 거장들 ▶1930∼50년대 러시아 전체주의 예술 ▶컴퓨터 게임과 액션 영화에서 얻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