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짧은 머리에 가죽옷, 그리고 그 가죽옷에 달려 있는 반짝이는 금속물체들…. 이들이 스킨헤드들이다"로 시작한다. 4월20일이 히틀러탄생일이고 가장 큰 축제의 날이라는 이야기서, "스킨헤드는 1960년대 후반 패션·음악·생활에 영향을 받은 영국 노동자들의 하부문화에서 시작되었다. 이런 스킨헤드의 하부문화에 정치 성향과 인종적 태도가 혼합되면서 현재의 극우 인종차별주의로 발전하였다"고 설명하고, 러시아의 스킨헤드는 "1980년 중반 이후부터 러시아 청년 하부문화에서 발생하여 나치즘과 연결된 나치스킨(Nazi Skinheads)으로 발전하였으며 이념적 성향이 무질서하게 혼합된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스킨헤드의 특징을
첫째, 소비에트 체제 붕괴 이후 경제난과 빈부격차의 심화로 소외계층 청년들의 불만이 누적되었으나 이런 불만을 분출할 만한 사회적 통로가 없었다. 그 결과는 ‘희생양’ 힘없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공격적인 태도였다.
둘째, 러시아의 극우성향을 지닌 정치단체들이 이런 불만 소외 청년들을 조직화하여 이들에게 치기 어린 민족감정을 불어넣어 주었다.
셋째, 2000년대 이후 러시아의 고도성장의 그늘에 가려졌던 소외계층 청년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러시아 내 3D 업종에 종사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극단적 반감으로 표출되었다.
로 설명했다.
스킨헤드의 피해자는 잘 알다시피 소련 연방 구성 공화국이었던 중앙아시아 출신 노동자들과 카프카스인들이다. 이들은 러시아공화국에서 잡일과 3D 업종에 종사하는 노동자로서 약 1000만명이 일하고 있다. 이들은 또 구소련 말기에 독립하겠다며 독립을 선언하는 바람에, 러시아의 세계적 영향력이 크게 줄었고, 지역내 지배력도 쇠퇴했다. 배신감을 느끼는 할만한 일이었다.
그런데도 이들은 러시아 덕으로 먹고 살고 있다. 재산을 빼앗아 간다고 보는 것이다. 실제로는 러시아인들이 마다하는 일자리를 이들 외국 노동자들이 차지하고, 러시아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도록 하고 있는데도, 이들의 존재를, 구소련의 붕괴에서 보듯, 앞으로에 대한 피해의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푸틴 전 대통령이 재임초기 강력한 러시아 건설을 내세우면서 '러시아 살리기'에 나서고 법 질서 확립에 어느 정도 성공한 것도 사실이지만 내면에서는 러시아 민족주의가 사회 분위기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러시아 민족주의 청년 조직이 탄생하고, 그 틈에 소외된 청년세력은 극단적 인종주의에 물들었으나 정부는 이들이 반정부 성향의 행동으로 돌변할까 매우 조심스런 입장이었다. 러시아 정부가 2006년 7월 극단주의 단체 척결에 대한 연방법을 채택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하려고 시도했지만 결과는 미미한 것도 그 때문이다.
글은 이렇게 끝난다.
"나치 독일을 무너뜨린 '승전의 날'을 앞두고 순국선열의 무덤 위에서 나치의 깃발 아래 러시아의 순혈주의를 주창하는 현재의 러시아 젊은이들을 과연 현재를 사는 러시아인들이 어떻게 보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결론은 180도 회전하듯이 나치 독일을 물리친 선조와 그를 숭앙하는 젊은이를 비교하는 식으로 끝맺었으니, "조국을 방어하기 위해 피를 흘리며 쓰러진 선조를 보더라도 과거 적국이었던 나치 독일을 숭상해서는 안된다"는 격이다.
그들이 히틀러를 숭상하는 건 아니다. 독일민족의 위대함을 부르짖었던 이념을 본보기로 삼는 것이다. 히틀러가 독일민족의 위대함을 내세웠듯이 그들은 러시아 민족의 위대함을 내세우는 것이다. 이 차이를 모르면 그들을 취기어린 행동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들은 치기어린 젊은이들이 아니고, 이념아래 움직이는 조직이다. 푸틴 이념은 이들을 배후에서 지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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