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하키 사상 가장 비극적인 날" 국가대표급 선수도 사망
"아이스하키 사상 가장 비극적인 날" 국가대표급 선수도 사망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11.09.09 0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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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소식을 접했을 때는, 러시아에서 종종 발생하는, 그냥 또 하나의 여객기 추락사고, 정비 좀 잘하지 라고만 생각했는데, 현지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아이스하키 국가대표도 타고 있었다니 어이가 없다. 러시아 스포츠팀은 땅덩어리가 넓은 탓에 많은 경우 전용기로 이동을 하니, 비행기 안전은 반드시 챙겨야 한다. 그런데 러시아 아이스하키리그의 로코모티프 선수단이 탄 비행기가 추락해 탑승객 대부분이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으니..

실제로 러시아 일간지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도 '러시아제 비행기를 타는 게 이렇게 무서운 일이라니…'라고 개탄했다.

Yak-42기 추락은 올 들어 러시아에서 발생한 여섯 번째 비행기 사고다. 1월 1일 Tu(투폴레프)-154기가 시베리아 유전 도시 수르구트의 공항 활주로를 달리던 중 엔진에 불이 붙어 사상자 46명을 냈고, 6월에는 북서부 카렐리야공화국에서 Tu-134기가 추락해 탑승객 52명 중 47명이 사망했다. 올 초부터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발생한 비행기 사고 20건 중 러시아기 사고 비율이 30%를 차지한다.

참사를 당한 로코모티프 아이스하키 선수단은 시즌 개막전을 위해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로 가던 중이었다. 아마도 벨라루스의 아이스하키팀도 과거 구소련시절처럼 러시아 아이스하키리그에 포함돼 있었던 것 같다.

안타까운 것은 사망자 사연.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출신으로 감독 데뷔전을 앞둔 캐나다의 브래드 매크리먼 코치를 비롯해 전 댈러스 스타스 수비수 카를리스 스크라스틴시(라트비아), 슬로바키아 국가대표인 파볼 데미트라,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스테판 리브(스웨덴) 등 다수의 유명 선수가 포함돼 있다.

르네 파젤 국제아이스하키연맹 회장은 “오늘은 아이스하키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날이다. 이 팀은 10개국 선수, 코치로 구성돼 이번 사고는 단순히 러시아만의 비극이 아니다”라고 비통해했다.

비상사태부 관계자는 "Yak-42기의 기술적 결함 또는 정품이 아닌 불량 연료에 의한 사고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사고소식을 접한 뒤 "항공사에서 수많은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능력 없는 기술자는 물론 항공사를 퇴출하고 Yak-42 등 노후 기종을 신형으로 빨리 대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선수단 탑승 비행기 사건은 1979년 8월, 파크타코르 축구팀이 탄 여객기가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다른 비행기와 충돌한 사건이 유명하다. 당시 선수 17명이 운명을 달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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