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러시아 일간지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도 '러시아제 비행기를 타는 게 이렇게 무서운 일이라니…'라고 개탄했다.
Yak-42기 추락은 올 들어 러시아에서 발생한 여섯 번째 비행기 사고다. 1월 1일 Tu(투폴레프)-154기가 시베리아 유전 도시 수르구트의 공항 활주로를 달리던 중 엔진에 불이 붙어 사상자 46명을 냈고, 6월에는 북서부 카렐리야공화국에서 Tu-134기가 추락해 탑승객 52명 중 47명이 사망했다. 올 초부터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발생한 비행기 사고 20건 중 러시아기 사고 비율이 30%를 차지한다.
참사를 당한 로코모티프 아이스하키 선수단은 시즌 개막전을 위해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로 가던 중이었다. 아마도 벨라루스의 아이스하키팀도 과거 구소련시절처럼 러시아 아이스하키리그에 포함돼 있었던 것 같다.
안타까운 것은 사망자 사연.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출신으로 감독 데뷔전을 앞둔 캐나다의 브래드 매크리먼 코치를 비롯해 전 댈러스 스타스 수비수 카를리스 스크라스틴시(라트비아), 슬로바키아 국가대표인 파볼 데미트라,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스테판 리브(스웨덴) 등 다수의 유명 선수가 포함돼 있다.
르네 파젤 국제아이스하키연맹 회장은 “오늘은 아이스하키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날이다. 이 팀은 10개국 선수, 코치로 구성돼 이번 사고는 단순히 러시아만의 비극이 아니다”라고 비통해했다.
비상사태부 관계자는 "Yak-42기의 기술적 결함 또는 정품이 아닌 불량 연료에 의한 사고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사고소식을 접한 뒤 "항공사에서 수많은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능력 없는 기술자는 물론 항공사를 퇴출하고 Yak-42 등 노후 기종을 신형으로 빨리 대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선수단 탑승 비행기 사건은 1979년 8월, 파크타코르 축구팀이 탄 여객기가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다른 비행기와 충돌한 사건이 유명하다. 당시 선수 17명이 운명을 달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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