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유럽연합(EU) 가입을 위해 탈 러시아를 향해 가던 우크라이나를 끌어들인 것은 큰 성과다. 20일로 예정됐던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벨기에 브뤼셀 방문 일정을 EU가 일방적으로 연기하자 러시아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때마침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서 야뉴코비치 대통령을 만나 가스분쟁 해결 가능성을 모색한 것도 양국 관계 정상화에 큰 힘이 됐다.
외신에 따르면 푸틴 러시아 총리는 18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독립국가연합 11개국의 총리회의 이후 8개국이 자유무역지대 협정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 협정은 각국 의회 비준을 거쳐 내년 1월부터 발효된다. 이번에 서명하지 않은 우즈베키스탄·아제르바이잔·투르크메니스탄 등 3개국은 올해 말까지 가입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로써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등과 함께 EU의 경제공동체와 비슷한 ‘유라시아연합’을 향해 가는 첫 관문을 넘어섰다. 푸틴은 지난 4일 이즈베스티야 기고글을 통해 ‘유라시아연합’을 처음 언급한 바 있다.
푸틴 총리는 “CIS국가들의 자유무역지대 협상은 1994년 합의가 도출됐지만 러시아를 비롯한 일부 국가가 비준하지 않았다”면서 “자유무역지대가 형성됨으로써 회원국 간 교역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외신에 따르면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18일 우크라이나 동부 도시 도네츠크에서 열린 제2회 '러-우크라이나 경제포럼'에 참석해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났다. 율리야 티모셴코 전총리가 양국간 가스 분쟁의 빌미가 된 2009년 가스 공급 계약과 관련해 직권 남용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은 뒤 이뤄진 양국 정상의 첫 회동이었다.
메드베데프는 포럼이 끝난 뒤 야누코비치와 함께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양국 관계 악화는 물론 티모셴코 총리 재판으로까지 이어진 2009년 가스 계약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처음으로 밝혔다. 기존의 완강했던 '계약 갱신 불가'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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