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블라디에서 APEC 정상회의가 열렸다는 게 의미심장하다. 도시를 개방하고 태평양으로 뻗어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무엇보다 불편한 도시 인프라가 많이 개선됐다. 블라디보스토크 신공항 터미널에서 APEC 정상회의가 열린 루스키섬의 연륙교 앞까지는 50여㎞에 달하는데, 이 길을 30여 분 만에 주파할 정도로 도로를 닦았다. 이전 같으면 비좁은 길에 극심한 교통체증으로 짜증스런 도심행이 되었을 것이다. APEC을 앞두고 닦은 새 도로와 다리가 블라디보스토크의 도시 기능을 크게 확장됐다.
새로 뚫린 대로나 연육교는 블라디 변화의 시작(볼쇼이 블라디보스토크)이라고 보면 된다. 태평양으로 난 창 격인 블라디보스토크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애정은 무한해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회의 기간 내내 “APEC은 블라디보스토크와 연해주 발전의 첫 걸음이다. 이 지역의 전략적·지정학적 중요성을 감안할 때 반드시 확대 개발한다”고 누차 강조했다. “APEC 정상회의 준비에 6000억 루블(24조원)이나 썼다"는 이야기에는 “그중 절반(3000억 루블)은 블라디보스토크시에 가스를 제대로 공급하기 위해 사할린서부터 오는 가스관을 건설하는 데 들어갔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블라디-사할린 가스관처럼 블라디에는 APEC전에 선정된 60여 개 프로젝트도 진행중이다. 블라디보스토크시측은 “기존의 블라디보스토크시에 인근의 나홋카나 아르촘을 합쳐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이어 러시아 제3의 도시로 만들 계획"이라고 자랑한단다.
그 근저에는 러시아의 극동·시베리아 개발 전략이 숨어 있다.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은 2009년‘2025년 극동·바이칼 지역 발전 전략’(명령 2094-p), 2010년엔 다시 ‘2050년 극동, 태평양 지역 발전 계획’(PL-713 명령)에 서명했다. 2012년 가을엔 푸틴 대통령이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독려했다.
이런 상황에서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은 이미 ‘자유 취항 지역(Open Sky)’으로 지정돼 ‘관광객 1000만 시대’를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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