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극동 연해주 고려인 사회의 핵심 인사인 발렌틴 박(71) 연해주 고려인연합회 회장이 러시아 국가 훈장을 받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발렌틴 박 회장에게 '우호 훈장'(Орден Дружбы·오르덴 드루즈뷔)을 수여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국가와 민족간 우호와 협력, 상호이해 등에 기여하고, 러시아 문화와 역사적 유산을 보존하고 대중화한 업적을 인정받았다.
우호 훈장은 한-러시아 우호협력에 앞장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모스크바에 롯데호텔을 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받은 바 있다.
발렌틴 박 회장은 연해주 지역 언론이 그의 동정을 자세하게 소개할 정도로 지역내 유력인사다. 연해주 나데즈딘스키 지역(Надеждинский район) 의회 의장을 10년간 지냈고, 연해주 주지사 고문을 맡고 있다. 그는 또 푸틴 대통령의 초청으로 지난 2019년 4월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환영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동시에 나데즈딘스키 시민위원회 의장, 러시아 작가연맹 회원 등의 직함도 갖고 있다.
특히 박 회장은 블라디보스토크 국제공항이 있는 외곽 아르춈에 한국어와 민속춤 등을 가르치는 민족문화센터를 설립했고, 2015년에는 '한인(고려인) 이주 150주년을 기념하는 우호친선비'를 블라디보스토크의 옛 한인 거리에 세우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20년 전에는 연해주 주재 남북한 총영사 간의 만남을 주선했는가 하면, 2006년에는 남북한을 방문한 사진을 모아 사진첩을 출간했다.
그는 한인의 러시아 진출과 정착의 역사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3편을 제작하기도 했다. 19세기 중반 한인의 러시아 이주 역사를 담은 '자유로운 희망의 땅'(Земля Вольной Надежды 2014년)과 '신에게 향하는 길. 러시아 정교회의 한국편'(Путь к Богу. Корейские страницы русского православия 2017년), '강제 추방 1937'(Депортация 1937, 2018년)이다.
구 소련 붕괴후 부동산업에 진출해 큰 부를 일군 박 회장은 지난 1998년 러시아의 모라토리엄(지불유예) 사태때 큰 어려움을 겪었으며, 최근에는 건강 상태가 나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부터 연해주 고려인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다.
모스크바를 중심으로 활동해온 김 모이세이 전러시아고려인연합회 고문단 의장은 지난달 24일 자서전 '고려인의 운명, 한국전통과 계보' 출판 기념식을 가졌다.
현지 교민 매체 '모스크바 프레스'에 따르면 김 의장의 출판기념회는 모스크바 시립민족회관 대회의실에서 신종 코로나(COVID 19) 사태로 소수 인원만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1945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태어난 김 의장은 1972년부터 2009년까지 러시아(소련 포함) 문화부에서 고위직 공무원으로 근무했다. 퇴직 후 전러시아고려인연합회 고문단 의장으로 활동하며, 고려인 동포의 권익 보호와 한러 문화교류에 앞장서 왔다. 자서전은 러시아에서 살아온 자신과 가족 이야기, 고려인 동포의 전통문화 등에 대해 쓴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장은 소련 문화부 훈장(1990), 소련 문화부와 문화 근로자 노동조합 중앙위원회 표창(1987), 러시아지역발전부 표창(2005), 러시아 문화부 표창(2010), 러시아 대통령상(2017) 등을 받은 고려인 사회내 대표적인 문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