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러시아 한국문화원, 아르바트 거리로 확장 이전 후 '지각 개원식'
주러시아 한국문화원, 아르바트 거리로 확장 이전 후 '지각 개원식'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1.11.13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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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러한국문화원/사진출처:문화체육관광부

주러시아 한국문화원이 모스크바 도심의 유명 관광명소인 '아르바트 거리'로 확장 이전한 뒤 12일 공식 개원식을 가졌다. 지난 6월 이전을 마쳤으나, 신종 코로나(COVID 19) 사태로 공식 개원식 행사는 이날 뒤늦게 열렸다. '지각 개원식'에는 이석배 주러시아 대사와 미하일 슈비트코이 러시아 대통령 국제문화협력 특별대표, 러시아 문화예술계 인사들과 언론인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주러 한국문화원의 이날 개원식이 새삼 주목을 받는 것은, 지난 1995년 러시아에서 문을 연 뒤 다섯차례나 이사를 다닌 끝에 비로소 제대로 된 건물의 2개층(4층 건물의 3, 4층)을 매입, '내 집'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지난 1995년 러시아에서 '한국공보원'으로 출범한 주러 한국문화원은 그동안 임대 가능한 건물을 찾아 모스크바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다. 26년간 다섯차례나 옮겼으니, 거의 5년에 한번 꼴이다. 매사에 급하지 않는 러시아 사람들이 한국문화원의 위치를 익힐 만하면 다른 곳으로 옮겼다는 불만(?)이 나올 법했다.

'변화를! 우리의 심장이 요구한다'는 노랫말이 적힌 빅토르 최의 아르바트 거리 추모벽/빅토르 최 인스타그램 캡처

다행히 해외문화홍보원의 ‘한국문화의 세계(글로벌) 확산 전략(2018-2022)’에 따라 주러 한국문화원도 아르바트 거리에 있는 4층 단독건물의 3, 4층을 매입, 리모델링을 거쳤다. 그리고 지난 6월 '새 집'으로 이사했다.

위치가 모스크바 문화・예술・관광 중심지인 ‘아르바트 거리'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아르바트 거리'는 구 소련 시절부터 유서 깊은 문화예술의 거리였고,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개혁 개방정책 덕분에 자유로운 젊은이들이 넘쳐나면서 외국인들에게는 특이한 '관광명소'로 자리를 잡았다. 한국 관광객들에게는 아직도 빠뜨릴 수 없는 관광코스의 하나다.

특히 1980년대 고르바초프의 개혁개방 정책을 상징하는 대중문화의 '키워드'이자 인기 록밴드 ‘키노’를 이끈 고려인 '빅토르 최'를 추모하는 담장이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이 곳을 찾은 한국 관광객들은 이제 새 한국문화원 앞을 지나가면서 조국에 대한 자부심을 한껏 느끼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자부심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한다. 새 문화원은 예전보다 2배 이상 넓은 2,600㎡ 공간을 확보했다. 문화원 1층(실제 건물로는 3층)에는 도서실과 250석 규모의 공연장, 전시장, 조리실 등 문화 체험공간이, 2층(건물 4층)에는 세종학당 강의실과 다양한 문화강좌실 등이 마련돼 있다. 

문화원 1층(건물 3층)에 있는 도서실 모습/사진출처:한국문화원 홈피
문화원의 다양한 전시실/사진출처:한국문화원 홈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대사는 이날 축사를 통해 "1990년대 한-러 수교 초기 주러 대사관의 문화 활동 규모와 비교할 때, 새 문화원이 모스크바 시내 중심가의 자체 건물에 다채로운 문화시설을 갖추고 새롭게 문을 연 것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슈비트코이 특별대표는 "문화원은 한국문화를 좋아하는 러시아인, 특히 젊은 층이 자주 찾는 문화 명소가 될 것"이라고 개원을 축하했다. 

주러 한국문화원은 K-콘텐츠의 대표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은 미디어 아트 ‘한국: 입체적 상상’과 강병인 작가의 한글 멋글씨 ‘모스크바, 한글 꽃피다’를 전시하는 등 재개원을 기념하는 다채로운 문화행사를 진행 중이다. 

한국문화원 재개원 기념 전시 미디어 아트 '한국:입체적 상상'/한국문화원 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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