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모든 브랜드 차가 달리는 모스크바
전세계 모든 브랜드 차가 달리는 모스크바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08.06.10 0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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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에 가면 전세계의 모든 브랜드 차종을 볼 수 있다. 최고급인 메르세데츠 벤츠에서 러시아산 구형 모델 지굴리나 라다까지 다 볼 수가 있다. 그것만 보면 러시아는 자동차의 빈부격차가 엄청나게 크다.

최근 현대차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기공식에 갔다온 동아일보의 자동차 전문기자 석동빈 기자도 같은 인상을 받은 거 같다. 그래서 자신의 칼럼에 이렇게 썼다.

"3일 오후 러시아 모스크바의 붉은광장 주변 도로를 산책하며 길거리에 다니는 자동차를 구경했습니다. 10대 중 2대 정도는 럭셔리 모델이었는데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는 수입차가 많기로 유명한 서울 강남보다도 흔히 보였습니다. 포르셰, 랜드로버, 재규어 등도 줄을 이었고 페라리와 람보르기니도 지나갔습니다. 시보레와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빅3’ 브랜드와 일본 ‘빅3’ 브랜드인 도요타 혼다 닛산도 많았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산 자동차는? 많이 보인다는 게 첫인상이다.

"현대·기아자동차와 쌍용자동차를 비롯해 GM대우자동차에서 생산해 시보레 브랜드로 수출된 한국산 자동차가 최소한 10% 정도는 돼 보였습니다. 실제로 현대·기아차의 러시아 시장점유율은 7%에 이른다고 합니다.

특이한 점은 중국산 자동차의 진출이었습니다. 체리자동차의 모델들이 간혹 보였는데 생각보다 조립 품질이나 디자인이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미국에 진출하지 않았거나 철수한 프랑스 르노, 푸조, 시트로앵과 이탈리아 피아트, 알파로메오도 어렵지 않게 목격됐습니다."

러시아산 라다를 만드는 회사인 아브토바즈의 러시아 시장점유율은 2004년에는 44%에 달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22.6%로 떨어졌고 2004년 13%였던 ‘가즈’는 올해 4.9%에 불과하다.

자국(自國)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이 28% 정도밖에 되지 않아 나머지 72% 시장을 두고 세계 자동차업계가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러시아 자동차 회사들이 생산성과 제품 개발 능력도 부족해 지금부터 ‘대수술’에 들어간다고 해도 회생 가능성이 낮은 상태로 본다. 그만큼 자동차 생산에 창의성이나 혁신을 이루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경쟁체제가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이고, 글로벌화를 이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눈높이가 높아져, 자국산 자동차보다 수입자동차를 좋아하는 자국민들을 위해 외국자동차로부터 투자도 받고..기술혁신도 이루지만, 단시간에 기술적 갭이나 디자인의 고급화를 이루기는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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