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독서편력의 서평꾼 '로쟈의 러시아 문학강의'가 나왔다
화려한 독서편력의 서평꾼 '로쟈의 러시아 문학강의'가 나왔다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14.01.15 05:49
  • 댓글 1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문학자이자 서평가인 로쟈(본명 이현우)가 러시아 문학의 세계로 독자들을 이끈다. '논문 같은 잡글'을 발표하며 이름을 알린 젊은 지식인 중의 한명인 그는 러시아 문학을 전공한 학자답게 러시아 근대 문학의 출발점인 푸시킨부터 못난 인간들의 무능과 회한으로 ‘삶의 코미디’를 그려낸 체호프까지, 19세기 러시아 문학의 황금시대를 이끈 대문호 7명의 삶과 작품 세계를 꿰뚫은 ‘로쟈의 러시아 문학 강의’(현암사)를 내놨다.



그는 러시아 문학에 관한 한 전공 지식을 바탕으로 쉽고 대중적인 서평을 내놓기로 정평이 나 있다. 구체적이고 쉬운 언어로 이른바 '비평의 대중화'를 선도한 인물이다.

그는 “셰익스피어가 인간성을 발명했다면 도스토옙스키는 ‘병든 인간’을 발명합니다. ‘정신병동의 셰익스피어’라고도 불린다. 도스토옙스키적 세계라는 정신병동은 속 좁은 인간들이 아닌 속 넓은 인간들을 모아놓은 곳"이라고 평한다.

그는 서평집 중에서 서평을 "서평은 그것이 한번 읽어볼 만한 책인가를 식별해줌으로써 아직 책을 접하지 못한 독자들의 선택에 도움을 주는 일"이라고 규정한다. 한마디로 길잡이라는 것이다.

'로쟈의 러시아 문학강의'도 그런 측면에서 보면 이해가 훨씬 쉽다.

오는 3월에는 고리키, 파스테르나크 등 20세기 러시아 작가 9명을 포진시킨 20세기 편을 출간할 계획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5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진희 2014-01-18 04:57:27
조선일보의 서평은 특이하다. '러시아' 세 글자에 '나와는 거리가 먼 책'이라 여기는 독자라면 책의 단 한 강만 읽어보라고 권한다. 그러면 이제껏 가꾸어온 지식의 숲에 쌍무지개가 뜨는 멋진 발견을 하게 된다고 자신한다. 러시아 문학은 물론 세계 문학 전반, 나아가 인문학 전반의 지식이 촘촘한 박음질로 꼼꼼하게 세공돼 있다고 극찬한다.

우리에게도 19세기 러시아 문학은 아주 매력적이었다. 1920년대 식민지 조선에서 가장 많이 읽힌 3대 작가는 이광수와 러시아의 톨스토이·투르게네프였다.

이 책은 푸슈킨에서 시작해 19세기를 마감하는 체호프로 끝난다. 무라카미 하루키와 레이먼드 카버의 공통분모가 체호프다. 하루키의 소설 '1Q84'에 체호프가 쓴 사할린 섬 이야기가 나오고, 카버는 마지막 작품 '심부름'의 주인공을 체호프로 삼았다.

그러면 왜 체호프일까.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탄 앨리스 먼로가 '캐나다의 체호프'로 불리듯, 그는 단편의 절대지존이다. 이른바 '등신들'만 데리고도 4막 희곡을 끌어간다. '잘난 놈들'의 이념이 아니라 '못난 놈들'의 무능으로 위대한 문학을 창조했다.

한국 독자에게는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로만 알려진 푸슈킨은 러시아 문학의 핵심이다. 키가 작았지만 유머와 글재주로 유혹한 여성이 결혼 전에만 100명을 넘었다고 한다.

도대체 얼마나 잘 썼을까. 1강 '예브게니 오네긴'을 읽어 보시라.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게 된다.

이진희 2014-01-18 04:37:43
경향신문의 서평에 따르면 이 책은 학생이 아니라 일반 독자를 위한 러시아문학 입문용이다. 투르게네프와 도스토예프스키는 2편, 나머지 작가는 1편의 대표작을 중심으로 이들의 문학세계를 설명한다.

18세기 표트르 대제 이전까지 러시아는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문명이랄 게 없었다. 몽골의 침입과 지배로 인해 르네상스를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표트르 대제가 앞장 서 유럽 문화를 수입하면서 문화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인텔리겐차 계급이 형성된다. 인텔리겐차는 전문 지식인을 뜻하는 영어 인텔렉추얼과 달리 비판적 지식인을 뜻하는데 이들이 러시아문학의 전성기를 이끈 독자층으로 자리 잡는다.

러시아의 광활한 자연도 러시아 민족문학에 특별한 색채를 부여한다. 도스토예프스키는 ‘러시아적 영혼의 광활함’을 작품의 주제로 다루었는데, 이는 지리적 광활함으로부터 나온다. 또 척박한 땅과 추운 기후는 공동체성을 강화하고 인내심을 실험하며 정신을 극단까지 몰고 간다. 러시아 문학에 ‘평범’하고 ‘멀쩡’한 인물이 드문 이유다.

러시아 민족문학의 출발을 알린 푸슈킨은 키가 작았지만 재담꾼에다 글재주가 뛰어났고 유머가 풍부해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그의 문학은 기본적으로 슬픔을 다루지만 밝고 경쾌하다.

푸슈킨의 위상은 작품 '롤리타'로 유명한 나보코프가 자신의 출생연도(1899년)가 푸슈킨과 딱 100년 차이라는 데 자부심을 느끼고, 러시아 초등학교에서는 아직도 푸쉬킨의 대표작 ‘예브게니 오네긴’을 암송하도록 한다.

19세기 러시아문학의 대표 주자는 아무래도 도스토예프스키와 톨스토이다. 이 책은 너무나 잘 알려진 '죄와 벌'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그리고 '안나 카레니나'를 통해 두 작가를 읽는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소설이라는 공간에서 ‘러시아적 수난과 구원의 변증법’을 그리고 시험했으며 러시아 민족의식이란 주제를 즐겨 다뤘다.

이에 비해 톨스토이는 자신의 욕망과 도덕률을 어떻게 조화시킬지에 관심이 컸다.

셰익스피어 이후 최고의 극작가로 평가받는 체호프는 못난 사람들의 무능과 불가피한 회한을 그림으로써 현대를 향한다. 세상을 관찰해 보고 느낀 바를 정확하게 기록한 그의 작품에는 ‘체호프의 등신들’이라고 불리는 인물이 2355명 등장하는데 러시아인의 표본인 이들은 인간의 나약한 본성을 공감하도록 만든다.

이진희 2014-01-18 04:27:16
동아일보 서평에 따르면 러시아 문학을 전공한 저자의 강의실을 책 속에 옮겨 놓았다고 했다. 책장을 펼치면 19세기 러시아 문학의 황금시대를 빛낸 문호들의 삶과 대표작을 누비는 장대한 여정에 동행할 수 있다.

저자에 따르면 러시아 작가의 계보는 푸시킨에서 시작한다. 푸시킨과 더불어 고골, 레르몬토프가 1820∼1840년대 러시아 근대 문학의 토대를 쌓았고 이후 1856∼1880년에는 투르게네프,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가, 그리고 체호프가 19세기 러시아 문학의 문을 닫았다.

푸시킨은 러시아 최초의 ‘전업 작가’였다. 기울어진 귀족 가문 출신이었던 그는 자기가 쓴 원고 매수까지 꼬박꼬박 기록해뒀다. 부유한 귀족 작가인 톨스토이나 투르게네프는 작품을 쓰지 않아도 생계에 지장이 없었지만 푸시킨은 달랐다.

푸시킨 문학은 기본적으로 슬픔을 다루지만 밝고 경쾌하다. 오네긴과 타티아나의 엇갈린 사랑을 그린 ‘예브게니 오네긴’에도 푸시킨 특유의 ‘밝은 슬픔’이 관통한다.

푸시킨과 동시대에 활약한 고골은 러시아 문단에 두 작가가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푸시킨과 고골 자신이었다. 푸시킨이 긍정적 비전을 제시하고 자신은 부정적인 군상을 묘사한다고 여겼다. 1837년 푸시킨이 결투를 하다 숨지자 고골은 큰 충격을 받고 ‘이제 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이후 진지한 소명 의식으로 ‘죽은 혼’을 집필한다.

고골과 도스토옙스키 문학이 러시아에서만 나올 수 있는 것이라면, 톨스토이 문학은 상대적으로 유럽 공통 문학, 보편 문학적 성격을 가졌다. 도스토옙스키가 러시아 민족의식이라는 주제를 강조한 비극을 썼다면, 톨스토이는 ‘나’의 세계에 관심을 둔 서사시에 견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체호프는 단편을 꾸준히 발표했지만 정작 그가 좋아한 것은 극작과 연극이었다. 극작가로 그가 빛을 본 작품은 ‘갈매기’였다. 1896년 페테르부르크에서 이 작품이 초연됐을 때는 참담한 실패를 맛봤다. 체호프가 코미디로 해석하고 연출해 달라고 했기 때문이다.

2년 뒤 모스크바 예술극장에서 러시아 연출가 스타니슬랍스키가 비극으로 해석해서 올려 대성공을 거뒀다.

이진희 2014-01-18 04:57:27
조선일보의 서평은 특이하다. '러시아' 세 글자에 '나와는 거리가 먼 책'이라 여기는 독자라면 책의 단 한 강만 읽어보라고 권한다. 그러면 이제껏 가꾸어온 지식의 숲에 쌍무지개가 뜨는 멋진 발견을 하게 된다고 자신한다. 러시아 문학은 물론 세계 문학 전반, 나아가 인문학 전반의 지식이 촘촘한 박음질로 꼼꼼하게 세공돼 있다고 극찬한다.

우리에게도 19세기 러시아 문학은 아주 매력적이었다. 1920년대 식민지 조선에서 가장 많이 읽힌 3대 작가는 이광수와 러시아의 톨스토이·투르게네프였다.

이 책은 푸슈킨에서 시작해 19세기를 마감하는 체호프로 끝난다. 무라카미 하루키와 레이먼드 카버의 공통분모가 체호프다. 하루키의 소설 '1Q84'에 체호프가 쓴 사할린 섬 이야기가 나오고, 카버는 마지막 작품 '심부름'의 주인공을 체호프로 삼았다.

그러면 왜 체호프일까.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탄 앨리스 먼로가 '캐나다의 체호프'로 불리듯, 그는 단편의 절대지존이다. 이른바 '등신들'만 데리고도 4막 희곡을 끌어간다. '잘난 놈들'의 이념이 아니라 '못난 놈들'의 무능으로 위대한 문학을 창조했다.

한국 독자에게는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로만 알려진 푸슈킨은 러시아 문학의 핵심이다. 키가 작았지만 유머와 글재주로 유혹한 여성이 결혼 전에만 100명을 넘었다고 한다.

도대체 얼마나 잘 썼을까. 1강 '예브게니 오네긴'을 읽어 보시라.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게 된다.

이진희 2014-01-18 04:37:43
경향신문의 서평에 따르면 이 책은 학생이 아니라 일반 독자를 위한 러시아문학 입문용이다. 투르게네프와 도스토예프스키는 2편, 나머지 작가는 1편의 대표작을 중심으로 이들의 문학세계를 설명한다.

18세기 표트르 대제 이전까지 러시아는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문명이랄 게 없었다. 몽골의 침입과 지배로 인해 르네상스를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표트르 대제가 앞장 서 유럽 문화를 수입하면서 문화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인텔리겐차 계급이 형성된다. 인텔리겐차는 전문 지식인을 뜻하는 영어 인텔렉추얼과 달리 비판적 지식인을 뜻하는데 이들이 러시아문학의 전성기를 이끈 독자층으로 자리 잡는다.

러시아의 광활한 자연도 러시아 민족문학에 특별한 색채를 부여한다. 도스토예프스키는 ‘러시아적 영혼의 광활함’을 작품의 주제로 다루었는데, 이는 지리적 광활함으로부터 나온다. 또 척박한 땅과 추운 기후는 공동체성을 강화하고 인내심을 실험하며 정신을 극단까지 몰고 간다. 러시아 문학에 ‘평범’하고 ‘멀쩡’한 인물이 드문 이유다.

러시아 민족문학의 출발을 알린 푸슈킨은 키가 작았지만 재담꾼에다 글재주가 뛰어났고 유머가 풍부해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그의 문학은 기본적으로 슬픔을 다루지만 밝고 경쾌하다.

푸슈킨의 위상은 작품 '롤리타'로 유명한 나보코프가 자신의 출생연도(1899년)가 푸슈킨과 딱 100년 차이라는 데 자부심을 느끼고, 러시아 초등학교에서는 아직도 푸쉬킨의 대표작 ‘예브게니 오네긴’을 암송하도록 한다.

19세기 러시아문학의 대표 주자는 아무래도 도스토예프스키와 톨스토이다. 이 책은 너무나 잘 알려진 '죄와 벌'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그리고 '안나 카레니나'를 통해 두 작가를 읽는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소설이라는 공간에서 ‘러시아적 수난과 구원의 변증법’을 그리고 시험했으며 러시아 민족의식이란 주제를 즐겨 다뤘다.

이에 비해 톨스토이는 자신의 욕망과 도덕률을 어떻게 조화시킬지에 관심이 컸다.

셰익스피어 이후 최고의 극작가로 평가받는 체호프는 못난 사람들의 무능과 불가피한 회한을 그림으로써 현대를 향한다. 세상을 관찰해 보고 느낀 바를 정확하게 기록한 그의 작품에는 ‘체호프의 등신들’이라고 불리는 인물이 2355명 등장하는데 러시아인의 표본인 이들은 인간의 나약한 본성을 공감하도록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