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러시아 문학에 관한 한 전공 지식을 바탕으로 쉽고 대중적인 서평을 내놓기로 정평이 나 있다. 구체적이고 쉬운 언어로 이른바 '비평의 대중화'를 선도한 인물이다.
그는 “셰익스피어가 인간성을 발명했다면 도스토옙스키는 ‘병든 인간’을 발명합니다. ‘정신병동의 셰익스피어’라고도 불린다. 도스토옙스키적 세계라는 정신병동은 속 좁은 인간들이 아닌 속 넓은 인간들을 모아놓은 곳"이라고 평한다.
그는 서평집 중에서 서평을 "서평은 그것이 한번 읽어볼 만한 책인가를 식별해줌으로써 아직 책을 접하지 못한 독자들의 선택에 도움을 주는 일"이라고 규정한다. 한마디로 길잡이라는 것이다.
'로쟈의 러시아 문학강의'도 그런 측면에서 보면 이해가 훨씬 쉽다.
오는 3월에는 고리키, 파스테르나크 등 20세기 러시아 작가 9명을 포진시킨 20세기 편을 출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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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도 19세기 러시아 문학은 아주 매력적이었다. 1920년대 식민지 조선에서 가장 많이 읽힌 3대 작가는 이광수와 러시아의 톨스토이·투르게네프였다.
이 책은 푸슈킨에서 시작해 19세기를 마감하는 체호프로 끝난다. 무라카미 하루키와 레이먼드 카버의 공통분모가 체호프다. 하루키의 소설 '1Q84'에 체호프가 쓴 사할린 섬 이야기가 나오고, 카버는 마지막 작품 '심부름'의 주인공을 체호프로 삼았다.
그러면 왜 체호프일까.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탄 앨리스 먼로가 '캐나다의 체호프'로 불리듯, 그는 단편의 절대지존이다. 이른바 '등신들'만 데리고도 4막 희곡을 끌어간다. '잘난 놈들'의 이념이 아니라 '못난 놈들'의 무능으로 위대한 문학을 창조했다.
한국 독자에게는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로만 알려진 푸슈킨은 러시아 문학의 핵심이다. 키가 작았지만 유머와 글재주로 유혹한 여성이 결혼 전에만 100명을 넘었다고 한다.
도대체 얼마나 잘 썼을까. 1강 '예브게니 오네긴'을 읽어 보시라.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