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시장 상황을 짐작하고 있었던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50bp(0.5%)정도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물론 일각에서 100~150bp나 끌어올릴 것이란 루머도 나돌았으나 시장은 믿지 않았다. 러시아 외환시장에서 루블화가 '깜짝 상승'을 기록할 때 나돈 유머가 150bp였다.
이번 금리 조치는 “루블화가치 추가 추락을 우려한 러시아 국민들이 외화(달러나 유로)환전 러시에 나설 조짐을 보이면서 이를 방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뤄졌다”는 게 시장의 정설이다. 그 같은 상황은 러시아 국민들의 심리적 붕괴를 의미한다. 러시아라는 국가와, 루블이라는 나랏돈에 대한 믿음이 무너지는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 러시아 중앙은행은 그동안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풀어 루블화를 방어했지만, 그 같은 처방으로는 더 이상 불가능한 상황에 도래한 셈이다. 중앙은행이 외화를 시장에 풀면서 러시아 외환보유액은 4년래 최저치인 4391억 달러 수준까지 격감했다.
반면 러시아의 인플레이션은 8.4%까지 치솟았고, 러시아 4분기 성장률 또한 0%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모두 루블화 하락이 갖고 온 경제적 현상이다.
경제를 살리려면 미국이나 일본 처럼 돈을 풀어(양적 완화), 자국 상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그러나 러시아 상황은 전 반대다. 돈을 풀고, 금리를 내리면 반대현상이 일어난다. 원유와 천연가스 같은 원자재 수출과 기본 생필품의 수입으로 굳어진 러시아의 구조적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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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달러 대비 루블화 가치는 최근 3주간 약 9% 떨어진 상태다